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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러첸 마침내 U대회에 재 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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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러첸 마침내 U대회에 재 뿌려

U대회장서 북측 기자단-극우단체 충돌, 경찰 수수방관

독일인 의사 노르베르트 폴러첸(45)이 마침내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재를 뿌리는 데 성공(?)했다.

U대회를 전후해 8.15 서울시청앞 인공기 훼손사건, 지난 22일 강원도 철원에서의 '풍선 띄우기' 작전 등을 주도하면서 보혁대결을 촉발시려온 폴러첸이 마침내 24일 U대회가 열리고 있는 대구에서 북측과의 충돌을 촉발시켰기 때문이다.

***1차 경고후에도 집회 계속되자 충돌**

충돌은 24일 오후 2시40분께 U대회 미디어센터(UMC)가 있는 대구시 산격동 전시컨벤션 센터(EXCO) 앞에서 발생했다.

폴러첸이 참석한 가운데 자유시민연대청년연합, 민주참여네티즌연대, 북핵저지시민연대 등 국내 우익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명분으로 이날 오후 1시반께부터 '김정일이 죽어야 북한 동포가 산다' '김정일 타도하여 북한주민 구출하자' 등을 적은 플래카드를 들고 반북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대북유감성명 발표에 대한 사과와, 국내외 언론들의 북한 선수단 및 응원단에 대한 편파 보도 중단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기자회견에는 우익성향의 인터넷 독립신문 등도 참가했다.

이 장면을 때마침 북한팀 경기를 취재하고 기사 송고를 위해 UMC로 돌아오던 북한 기자단이 목격했고, 이에 이들은 "플래카드를 어서 치우라"고 항의한 뒤 일단 UMC로 들어갔다. 그러나 얼마 뒤 식사를 하기 위해 UMC를 나오는 데서 집회가 계속되고 있는 것을 목격한 북측 기자 5,6명이 플래카드의 철수를 요구했고, 북측 한 기자가 직접 플래카드를 떼어내려 하면서 극우단체들과 3~4분간 격렬한 몸싸움이 벌여졌다.

이 과정에 북측 기자인 김광진씨의 와이셔츠가 찢어지고 김일성 뱃지가 떨어졌으며 손가락을 다쳤고, 독일인 의사 폴러첸이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북한 발끈**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24일 밤 서기국 보도를 발표, 이번 사태에 대해 남측 정부의 사과와 주동자 처벌을 요구했다.

조평통 서기국은 "이날 오후 남조선 우익보수단체 1백여명이 경찰의 비호 아래 U대회 UMC 앞에서 북한 체제를 헐뜯는 행위를 하고 이를 항의하는 북측 기자들을 폭행했다"며 "남조선 당국은 이런 반공화국 사태가 또다시 발생한 데 대하여 사죄하여야 하며, 범죄자들을 처벌하고 다시는 그러한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책임적인 담보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조평통 서기국은 이어 지난 8.15국민대회에서 국내 보수단체들이 북한체제를 모독하는 행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구 U대회에 북측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한 것은 남측 정부의 사과와 완벽한 안전담보 약속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남조선 당국은 이런 반공화국 사태가 또다시 발생한 데 대하여 마땅히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전극만 북한 U대회 선수단 총단장도 UMC 5층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내 보수단체들에 의해 북측 선수단의 신변이 위협당하는 일이 발생, 마음 놓고 대회에 참가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면서 "남측(정부)은 이번 사건에서 응당한 책임을 지고 주동자를 즉시 처벌하고 우리(북한)에게 사죄하고 재발방지를 담보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중앙통신은 덧붙였다.

***경찰, 극우단체 눈치 보고 안이한 대응**

북한기자단과 보수단체 회원들간의 충돌과 관련, 경찰과 정보기관 사이에 책임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은 사복 경찰관 55명과 전경 1개 중대를 증원 배치해 기자회견장을 포위할 정도로 경비를 폈으나 북한기자들을 담당하는 정보기관이 이 기자들을 놓치는 바람에 사태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보기관측은 일선 경비는 경찰의 몫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지켜본 이들은 일차적 책임이 경찰측에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찰이 극우단체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대회가 치러지는 주요 장소에서 허가되지 않는 집회를 방관한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들 단체는 집회허가가 나지 않는 점을 간파, 기자회견 형식을 빌은 집회를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은 그러나 기자회견 한시간 전부터 북한을 자극하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내거는 등 누가 보기에도 기자회견이 아닌 집회 성격이 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이를 방치한 것은 평소 미국대사관 앞에서의 진보단체 기자회견 등을 사실상의 집회로 인정해 엄격히 불허해온 경찰의 관행과도 어긋나는 것이어서, 빈축을 사고 있다.

또한 현장을 목격한 북측 기자단이 충돌이 있기 전에 "플래카드를 치워줄 것"을 요청했고, 그후 얼마 뒤에도 계속해 플래카드가 그대로 걸려 있는 것을 목격하고 충돌이 발생한 점을 감안하면 북측의 1차 요청때 경찰의 해산조치가 있었다면 충돌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는 게 일반적 지적이다.

순수한 청년축전이 되어야 할 U대회를 '정치공세의 장'으로 삼은 극우단체나, 이를 수수방관한 경찰의 안이함 등이 엉켜 U대회는 지금 최대위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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