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인공기와 김정일국방위원장 초상화 훼손사건을 일으켜 물의를 빚었던 극우단체들이 오는 22일에는 6백개의 라디오와 현금 등을 담은 20여개의 대형풍선을 북한으로 띄울 예정이어서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노무현대통령의 신속한 유감표명으로 어렵게 수습된 남북갈등을 재연시킬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22일 오후 철원서 대형풍선 띄우겠다"**
일본의 지지통신은 21일 "북한탈북주민 지원활동을 하고 있는 독일인의사 노르베르트 폴러첸 등이 20일 '앞서 발표했던 북한에 풍선으로 라디오를 보내는 계획을 오는 22일 오후에 실행에 옮기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이들은 군사분계선 근처의 강원도 철원에 있는 전 조선노동당 건물 앞에서 직경 1m, 높이 6m의 대형풍선을 최소한 20개 띄워, 중국제 AM-FM라디오 6백개와 원조물자를 북한에 보낼 예정이나 날씨가 나쁘면 이를 연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라디오에 돈도 묶어 보낼 예정**
이같은 풍선 프로젝트는 이미 지난 6월 확정됐던 것이었다.
일본의 도쿄신문은 지난 6월24일 베이징발로, 폴러첸(45)이 남북군사분계선에서 소형 라디오를 담은 풍선 수천개를 북한으로 띄워보내는 '풍선작전'을 준비중이라고 보도했었다.
북한은 라디오주파수가 고정돼 있어 주민들이 한국이나 외국의 라디오방송을 들을 수 없다는 점을 감안, 소형 라디오를 통해 북한주민들에게 정보를 전달해 북한 내부개방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라고 폴러첸은 밝혔다.
폴러첸은 또 풍선에 무게 1백50g의 소형라디오(시가 3달러)외에 북한의 5백원짜리 지폐 2장, 1천원짜리 지폐 1방, 발신자 주소가 적힌 종이도 함께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폴러첸은 이를 위해 서울을 방문해 라디오 기부를 호소하는 한편, 풍선에 헬륨가스를 넣을 자원봉사자 1백명을 모집해 작전 실행일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도쿄신문은 또 이 계획에 대해 이미 미국과 유럽의 비정부기구(NGO)가 깊은 관심을 표명했으며 개인 차원의 기부도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폴러첸은 그후 한국에 들어와 극우보수단체들과 이 계획을 협의, 전폭적 지원약속을 얻어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폴러첸은 이에 지난 15일 인공기 및 김정일 국방위원장 초상화 훼손사태가 발생하면서 한 때 북한의 유니버시아드대회 불참을 초래했던 서울시청앞 극우보수단체 집회에도 참석하는 등 극우단체들과 행보를 같이 했다.
***극우의 북한 자극전술?**
이들이 오는 22일 예정대로 북한에 풍선을 띄울 경우 남북관계는 또한차례 경색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이 기간이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이 참가한 가운데 유니버이사드대회가 열리고 있는 기간이며 오는 27일 6자회담을 앞둔 예민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은 지난 1일부터 대남방송인 '구국의 소리' 방송을 중단한 상태다. 북한은 지난 7월9일 서울서 열린 제11차 장관급회담에서 "남북은 대북-대남 텔레비전방송과 휴전성 방송뿐 아니라 상대방을 비난하는 모든 방송을 8월15일부터 전면중지하자"고 제의했고, 이달 1일부터 이를 실천에 옮긴 상태다.
따라서 만약 폴러첸 등 극우보수세력이 오는 22일 풍선을 띄울 경우 이는 북한을 크게 자극하게 될 게 확실하며, 이에 따라 U대회 및 6자회담, 남북경협 등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돼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북한전문가들은 그동안 미국이 정부예산을 통해 종교단체나 인권단체 등을 통해 '북한 흔들기'를 계속 해왔던 만큼 북한이 폴러첸 등의 행동을 도발행위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