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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게 살아라" 동물학대 논란 구포가축시장 영업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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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게 살아라" 동물학대 논란 구포가축시장 영업 종료

1일 개 85마리 구조와 함께 상인과 폐업 위한 협약 체결...문화공간으로 탈바꿈

부산의 최대 가축시장인 구포가축시장이 60여년의 역사를 끝으로 마침내 영업을 종료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한다.

1일 오후 2시 부산 북구 도시농업지원센터에서 오거돈 부산시장,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북·강서구갑), 정명희 북구청장, 박용순 구포가축시장 지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구포가축시장 폐업을 위한 협약식이 진행됐다.


▲ 1일 오후 2시 부산 북구 도시농업지원센터에서 구포가축시장 폐업을 위한 협약식을 진행하고 있는 박용순 가축지회장,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 오거돈 부산시장, 정명희 북구청장. ⓒ프레시안(박호경)

이날 협약에 따라 가축시장 상인들은 영업을 전면 중단하고 정리 기간을 거쳐 초복 하루 전날인 오는 11일 완전히 폐업한다.

구포가축시장은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변화 등으로 쇠락하기 시작했으며 지난 2017년 8월에는 한 탕제원에서 탈출한 개를 붙잡은 종업원이 도로 위에서 30m가량 질질 끌고 가는 동영상이 SNS로 퍼지면서 폐쇄 목소리가 극에 달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기관에서 노력했지만 실마리를 찾지 못했으나 부산시가 지난해 10월 도시계획시설사업으로 전격 결정해 구포가축시장 정비사업을 포함하면서 북구청과 상인들 간의 기나긴 협의 끝에 이날 협약에까지 이르게 됐다.

정비사업을 위해 먼저 상인과 토지 소유주 등에 대한 보상 절차가 올해 연말까지 마무리될 계획이며 상인들은 이전 상가 준공 월까지 월 313만원가량을 생활안정자금으로 지원받게 된다.

내년 7월부터 시작될 공사는 오는 2020년 6월까지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도축 상점이 늘어선 거리인 3925㎡에 잔디 블록과 각종 놀이시설을 갖춘 주민쉼터와 문화광장을 조성하고 이 가운데 2253㎡ 규모는 공영주차장으로 건립될 계획이다.


▲ 1일 오후 오거돈 부산시장과 동물보호단체 관계자가 구포가축시장에서 구조된 개가 들어있는 케이지를 트럭에 싣고 있다. ⓒ프레시안(박호경)

이날 협약식에서 정명희 북구청장은 "앞으로 산적한 문제도 지금껏 해온 것처럼 함께 고민과 협의를 통해 잘 이뤄나갈 수 있길 바란다"며 "가축시장이 동물 학대의 오명을 벗고 다시 동물 복지의 거리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함께 이뤄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용순 지회장은 "이제 저와 가축시장 상인은 시대 흐름에 따라 구포의 더 나은 발전과 도약을 위해 현 생업을 접고자 한다"며 "어렵고 무섭고 두렵다. 이 경기에 나간다는데 어렵지만 그러나 믿는다. 부산시와 북구청이 전폭적인 지원이 있으리라 믿고 새로운 도전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전재수 의원은 "정말 힘들고 어려운 결단을 한 가축시장 사인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린다. 더 발전하는 구포시장의 미래를 만들기 위한 출발을 하게 됐다"며 "이것은 끝이 아니라 구포시장의 새로운 400년을 열어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전국에서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만 어느 하나 성취한 곳이 없다. 바로 여기서 유일하게 가축시장이 없어지는 역사적인 날이다"며 "이것을 계기로 북구 전체가 활력을 갖게 될 것이다. 반려동물 테마파크, 놀이터 조성 등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많다. 하나하나 해결하면서 정말 인간다운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데 함께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1일 오전 구포가축시장에서 동물보호단체가 개들을 구조하고 있다. ⓒ프레시안(홍민지)

앞서 이날 오전 10시부터는 동물보호단체들이 구포가축시장에 남아있는 개들을 구조하는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단체 회원들은 철장 안에 있던 개들을 케이지에 옮긴 뒤 예방 접종을 진행했다.

개들을 구조하는 모습을 보는 상인들과 시민들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동안의 갈등이 봉합된 것처럼 웃으면서 개들을 보내주기도 했다.

한 시민은 케이지가 가득 실린 트럭 앞에서 개들의 모습을 영상으로 담으며 "좋은 곳에 가서 행복하게 살아라"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구조에 참여한 동물자유연대, 동물권행동 카라,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개식용 산업 종사자들도 더 이상 생계를 이유로 동물학대를 합리화하거나 동물의 고통을 멈춰 달라 호소하는 목소리에 귀를 닫아서는 안 된다. 개식용 종식과 동물보호는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는 시대적, 사회적 흐름이며 개식용 산업은 이미 표류하는 난파선과도 같다"고 밝혔다.

이어 "동물을 위해서든 자신을 위해서든 그들의 선택지는 이미 정해져 있는 만큼 지금이라도 스스로 업을 정리하기 위한 대화에 성실히 나서야 한다"며 "구포 개시장과 같은 폐업이 전국적으로 계속되길 바란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역할이 있다면 동물을 위해 마다하지 않고 나서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구조된 총 85마리의 개들은 경주에 있는 동물보호위탁소에 옮겨진 뒤 국제 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의 도움을 받아 해외로 입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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