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에게 무엇이라도 많이 주고 싶어 하는 마음은
조물주가 모든 생명체에게 준 본능인데
대부분의 학부모님 역시 이 본능에 충실하고 있다.
부모로서 뭔가 주고 싶은 마음에
학부모로서 무언가 해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늘 두리번거린다.
하지 않으면 나쁜 부모일 것 같다는 강박관념 버리지 못하고
뭔가를 해야만 할 것 같은데 마땅히 할 일이 없다는 사실 앞에
당황스러워하고 불안해하기까지 한다.
그런데 사실, 부모가 자녀 공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 의외로 없다.
없음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찾아 나서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하지 말아야 할 일, 하면 오히려 손해 끼치는 일을
자신의 만족을 위해, 자신의 맘 편하자고 하는 것은
자식 사랑 아닌 자기 사랑이고
약이 아닌 독을 주는 행위다.
뱀을 다 그리고 난 다음에, 잘난 체 하기 위하여
있지도 않은 발을 그려 넣었다가 오히려 술을 빼앗겼다는
화사첨족(畵蛇添足) 고사의 주인공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고3 수험생 부모라 해서 특별히 할 일 없다.
도와준다고 하는 일이 오히려 방해되는 경우가 많을 뿐이고
쓸데없는 참견으로 아이를 귀찮게 하고 짜증나게 하여
오히려 자녀의 공부를 방해하는 경우가 많을 뿐이다.
공부는 학생이 하는 것이니까
쓸데없는 참견으로 아이들 공부 방해하지 말고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충실하고 취미활동 즐기는 것이 좋다.
아빠 엄마도 이렇게 열심히 즐겁게 생활하고 있으니
너도 열심히 생활해야 한다는 무언의 메시지 보내는 일이고,
자신의 인생은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가르침 주는 일이며,
아빠 엄마는 너를 믿는다는 믿음의 표현이 되기 때문이다.
아들딸 신뢰하여 스스로 할 수 있는 기회 주고
잘한 일에 미소 띠면서 박수 보내주기만 하면 된다.
자신의 학창시절에 부모님께서 이것저것 대신 해주었을 때
기분이 좋았던 경우보다 짜증났던 경우가 훨씬 많았었음을
기억해낼 수 있어야 한다.
도와준다고 하는 부모의 말과 행동이 오히려
아이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짜증을 유발하여
결과적으로 공부를 방해하게 된다는 사실 알아야 한다.
부모로서 할 수 있고 또 해야 하는 일은
믿어주는 것,
아침밥 먹도록 해 주는 것,
잠 일찍 자도록 지도해 주는 것, 이 세 가지 정도면 충분하다.
공부는 학생이 하는 것이다.
아무리 유능한 코치, 감독도 선수의 근력 지구력 대신 키워줄 수 없고
기술이나 판단력 향상시켜줄 수 없는 것처럼
제 아무리 유능한 선생일지라도 학생 머리에 지식 넣어줄 수 없다.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이가 공부할 마음을 가지도록 하는 것일 뿐인데,
채찍보다는 당근이 정답임을 알아서
믿음과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는 것이 좋다.
공부는 책으로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누군가에게 배운다고 실력 쌓을 수 있는 것 아니라
생각을 많이 하고 깊게 해야만 실력 쌓을 수 있다.
잘 가르치는 선생님에게 배우는 일은 중요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과 익히는 시간 갖는 일이 절대 중요하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사고력을 측정하는 시험이고, 사고력은
책과 씨름하고 누군가와 토론하는 과정에서 키워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주어진 일에 충실하면서 즐겁게 생활함이 부모의 역할이다.
자녀가 자신의 본분에 충실해주기 바라는 것이 부모 마음인 것처럼
자녀 역시 부모가 생활에 충실하고 즐겁기를 소망하고
그 모습에서 편안함과 안정과 행복과 의욕을 느끼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자신을 위해 희생하는 것 바라지 않듯
자녀 역시 부모가 자신을 위해
희생하는 것 바라지 않는다는 말이다.
교사와 부모의 역할은 말로 가르치는 것 아니라
아이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도와주고 기다려주는 것이고
아이의 머리에 지식 넣어주는 일 아니라
공부할 의욕을 북돋우고 격려하고 칭찬하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식 전달해주는 역할도 해야 하겠지만
생각하는 법, 사랑하는 법, 용서하는 법, 배려하는 법 등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모범 보여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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