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대철 대표는 11일 오후 시내 동교동 사저로 김대중 전대통령을 예방했다.
정 대표의 이날 동교동 방문은 지난달 김 전 대통령이 심혈관 확장 및 혈액투석 시술을 받고 퇴원한 이튿날인 17일 동교동을 찾았으나 김 전 대통령을 만나지 못한 후 이뤄진 것으로, 10일 박희태 한나라당대표를 만난 데 따른 형평성 차원에서 이날 예방이 성사됐다.
이날 만남에서는 주로 김 전대통령의 건강과 과거 야당시절 및 정 대표의 선친 정일형 박사 등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정일형 박사는 김 전대통령과 이희호 여사를 연결해준 정치인이기도 하다.
김 전대통령은 그러나 "민주당은 자유당때부터 해공 신익희, 조병옥, 장면, 박순천, 정일형 박사에 이어 여기까지 오게 됐다"며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하고 공헌했다고 생각한다"며 우회적으로 신당창당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 전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최근 민주당을 지역당으로 규정하며 해체를 요구해온 신주류 강경파 등에 대한 우회적 비판으로 정가에서는 해석하고 있다.
정 대표는 이 자리에서 "남북문제와 외교문제에 대해 충고해주고 필요하면 역할을 다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전대통령은 그러나 이에 대해 "내가 무슨 역할을 하겠느냐"며 "여러분이 잘하면 지켜보겠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한편 김 전대통령은 6.15 남북정상회담 3주년을 맞아 오는 15일 성명 형식을 빌어 최근의 남북관계 등에 대한 입장을 피력할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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