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이 4일 퇴임후 첫 공식 성명을 발표, 최근 구금된 미얀마 제1야당 민족민주연맹(NLD)의 지도자 아웅산 수지 여사의 정치적 자유 보장을 촉구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최근 구금과 부상소식을 접하고 경악과 함께 깊은 우려을 금할 수 없다”며 “전세계가 주목하고 존경하는 민주 지도자인 수지 여사에 대한 미얀마 정부의 계속된 억압조치는 모든 세계 민주인사들의 우려와 분노를 사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화 운동ㆍ가택연금ㆍ군사독재로부터의 탄압 ‘닮은 꼴’**
김 전 대통령은 “미얀마 정부는 수지 여사와 민주인사들의 신변안전과 정치적 자유를 보장하는 조치를 즉각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미얀마 군정을 향해“수지 여사와 더불어 미얀마 민주화를 위해서 진지한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면서 “그것만이 미얀마의 국가적 신임을 개선시키고 세계 민주인사들의 비난을 모면할 수 있는 길”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김 전 대통령의 이번 성명과 관련해 김한정 비서관은 “김 전 대통령은 과거 야당 총재시절부터 수지 여사의 석방을 위해 노력해 왔다. 대통령 재임중이던 지난해 수지 여사를 초청하려 했으나 미얀마 정부가 귀국보장을 해주지 않아 성사되지 못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아웅산 수지 여사는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91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김 전 대통령은 노벨평화상에 있어 ‘선배’인 수지 여사에 대해 각별한 친근감을 갖고 있던 것으로 알려진다. 오랜 가택 연금과 군사독재정권의 탄압 속에서도 민주화운동을 굽히지 않았던 점도 두 사람의 닮은 꼴이다.
***정부도 “수지 여사 석방해야”**
아웅산 수지 여사에 대한 구금과 탄압 재개에 대해 정부도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외교통상부 석동연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우리 정부는 아웅산 수지 여사와 민족민주동맹(NLD) 간부가 보호감호되고, NLD 중앙당사가 폐쇄된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석 대변인은 이어 “우리 정부는 아웅산 수지 여사와 NLD 간부가 조속히 석방되고 NLD의 활동이 조기 정상화되기를 기대”한다며 “이번 사건에 영향을 받지 않고 향후 미얀마 정부와 NLD간 진지한 대화가 이뤄지고 미얀마의 민주화가 순조롭게 진행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아웅산 수지 여사는 지난해 가택 연금에서 풀려난 후 최근 미얀마 북부지역을 순회하던 중 지난달 30일 괴한들로부터 총격을 받았고 집회 도중 군정 지지자들과의 충돌 과정에서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지 여사는 그후 군정에 의해 수도 양곤으로 이송, 현재 다시 구금된 상태다.
한편 미얀마 민족민주동맹 한국지부는 지난 2일 언론 보도문을 통해 이번 사건을 미얀마 국가평화발전회의(SPDC)의 소행으로 지목, “SPDC의 고의적이고 잘 계산된 음모의 시작일 뿐이다”고 비난했다. NLD 한국지부는 수지 여사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하는 동시에 “유엔을 포함한 국제사회, 특히 한국 정부와 사회에 즉각적인 행동을 취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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