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성 국회 대변인은 25일 오전 "문 의장이 오전 10시 55분께 병실에서 의사국장의 대면 보고를 받고 (사보임 요청안에) 서명을 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여야 4당은 선거제도 개편과 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국회 정개특위와 사개특위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패스트트랙 추진을 위해서는 두 특위 정원 18명의 3/5인 11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바른미래당은 지난 23일 의원총회에서 12:11의 결과로 패스트트랙 협상안을 추인했지만 사개특위 위원인 오 의원은 소신에 입각해 반대 투표를 할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24일 오후 오 의원을 만나 설득에 나섰지만 실패하자 결국 25일 오전 사개특위 위원 교체를 요청했다.
전날부터 김 원내대표의 위원 사보임계 제출을 실력 저지해온 유승민 의원 등 당내 바른정당계는 이날 문 의장이 입원중인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찾아가 결재를 막으려 했지만 문 의장은 결재를 강행했다. 문 의장은 전날 사보임 반대를 주장하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의장실 항의방문 때 몸싸움 끝에 쇼크로 탈진 증세를 보여 입원 중이다.
자유한국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오신환 의원의 사개특위 사보임계 접수 및 승인과 관련해 "이 모든 절차가 불법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의회민주주의가 파탄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교일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당은 나경원 원내대표를 포함한 114명 전원 이름으로 오신환 의원 사보임을 허가한 문희상 국회의장 행위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신청하겠다.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의장의 오신환 의원 사보임 허가 처분은 명백히 국회법 48조6항을 위반한 것으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2003년 김홍신 한나라당 의원이 보건복지위원회 사보임 처리에 불복해 국회의장을 상대로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으나, 헌법재판소는 기각 판결을 내린 전례가 있어 헌재가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또한 한국당은 정개특위 회의가 예정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밤샘 농성을 벌이며 회의장을 점거하고 있어 정상적인 회의 진행 여부가 불투명하다.
이와 관련해 정개특위 민주당 간사인 김종민 의원은 "국회선진화법이 엄연히 있어 그렇게 하면 회의 진행 방해에 해당한다"며 "오늘 안에 패스트트랙 법안들을 처리하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당초 이날 오전으로 예정됐던 정개특위와 사개특위는 이날 오후로 연기됐으며, 한국당이 회의장 점거를 계속할 경우 다른 장소에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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