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원내지도부의 이같은 결정은, 앞서 오 의원이 패스트트랙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공언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 패스트트랙 처리가 불발 위기에 처하자 정면돌파를 선택한 것이다. 여야 4당 합의는 지켜질 가능성이 커졌지만, 내홍이 극으로 치닫고 있는 바른미래당은 격랑에 휩싸이게 됐다.
이날 김 원내대표는 "마지막까지 오 의원을 설득하겠다"며 접촉을 시도했으나 오 의원은 반대 소신을 굽히지 않았고, 결국 오 의원을 사개특위 위원에서 교체하는 결단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미래당 원내 관계자는 "내일이 지나면 (상황이) 끝난다. 달리 방법이 없다"며 불가피함을 강조했다.
이날 오후 바른미래당 원내지도부는 사보임 요청안을 제출하려 했으나 국회 의사과 앞에 진을 친 유승민, 오신환, 지상욱, 이혜훈 의원 등의 저지로 결국 제출하지 못했다. 유승민 의원 등 바른정당계는 당초 이날 의원회관에서 패스트트랙 등 현안 대응을 위해 회동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당 원내지도부가 사개특위 위원 사보임을 시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본청 의사과 사무실로 달려가 실력 저지에 나섰다.
김 원내대표가 사보임계를 접수하면 공은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넘어간다. 사보임을 불허하라는 자유한국당의 격렬한 반발 속에 문 의장은 "최후의 결정은 내가 한다"고 일축해둔 상태다. 사보임에 관한 국회법 규정이 여야 간 해석 논쟁에 휘말려 있어 문 의장으로서는 결론을 쉽게 내리기 어려운 조건이다.
자유한국당과 패스트트랙에 반대하는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위원을 개선할 때 임시회의 경우에는 회기 중에 개선할 수 없다'는 국회법 제48조 6항을 근거로 오 의원의 사보임은 위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4월 임시국회 회기 중인 상태여서 특위 위원을 사보임(개선)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반면 법조계 일각에서는 "(국회법 원안의) '임시회의 경우 동일 회기 중에 개선할 수 없고'라는 문구가 법사위 자구 심사를 거치면서 '동일'이라는 단어가 빠진 것이고 이는 '동일'을 빼더라도 의미가 통한다고 본 것"(하승수 변호사)이라는 반론이 있다.
또한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이학재 의원의 정보위원장 사임과 후임 이혜훈 위원장 보임(12월 임시국회 회기중), 이언주 의원의 산자위 사임(3월 임시국회 회기중) 등 전례도 있다. 그러나 당사자인 오 의원이 강력 반발하고 있는데다 한국당이 강력히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만큼 해석 논쟁이 쉽게 끝나지는 못할 전망이다.
문 의장이 법문 해석과 국회 관행 등을 고려해 사보임 요청을 최종 승인하더라도 25일 열릴 예정인 사개특위에서 공수처 법안 패스트트랙 태우기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도 불투명하다. 총력 저지 방침을 밝힌 자유한국당이 특위 진행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여야 4당 의원들과 물리적 충돌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한 특위 재적위원 5분의 3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패스트트랙 지정이 무기명 투표로 규정된 점도 변수다. 재적위원 18명 중 여야 4당 소속의원은 11명이다. 이들 중 단 1명만 이탈해도 패스트트랙이 무산되는 탓에 섣불리 표결 전망을 낙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패스트트랙 성공 여부와는 별개로 바른미래당 원내 지도부의 사보임 조치는 구 바른정당계와 국민의당계가 동거 중이었던 바른미래당에 분당 사태까지 배제할 수 없는 후폭풍을 일으킬 전망이다.
유승민 의원 등 바른정당계가 탈당 등 집단행동에 나설 조짐도 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날 오후 회동에서 탈당 얘기도 나왔음을 부인하지 않겠다"고 했다. 구 바른정당계 원외 지역위원장들도 이날부터 지도부 총사퇴 등을 요구하는 실력 행사에 돌입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과 유의동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김 원내대표의 사보임 요청은 국회법 위반'이라는 취지의 국회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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