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은 25일 오전 9시 30분께 국회 의사과에 팩스를 보내, 오 의원을 사임시키고 패스트트랙 찬성파 채이배 의원을 그 자리에 보임시키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의사과에 서류 자체를 접수하지 못하도록 물리적으로 방해한 일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어제 확인을 해 보니까 팩스도 제출이 가능하다고 했기 때문에 물리적 충돌을 굳이 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가능하면 인편으로 접수하려 하고 그게 어렵다면 팩스로라도 제출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은 선거제도 개편과 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정개특위와 사개특위 모두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해서는 위원 18명 중 3/5인 11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해 사개특위 구성상 바른미래당 위원 2명 전원이 찬성해야 하지만 오 의원은 반대 투표 의사를 공언한 바 있다.
김 원내대표 등 바른미래당 지도부의 패스트트랙 강행 및 오 의원 사보임을 반대해온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이날 오전에도 국회 의사과 사무실에서 사보임계 접수를 실력 저지해 왔으나, '팩스 제출' 소식을 듣고 급히 여의도 성모병원에 입원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을 찾아갔다. '접수가 되더라도 사보임계를 결재하지 말라'고 요구하기 위해서다.
유승민·이혜훈·하태경·오신환·유의동·지상욱 의원 등은 이날 오전 8시 40분께부터 의사과를 찾아가 사보임계 접수를 저지했다. 이 자리에서 하 의원은 "김삼화·신용현·이동섭 의원도 서명을 보내와 오 의원의 사보임에 반대하는 의원이 13명이 됐다"며 "즉각 사보임을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9시 30분을 넘기면서 '팩스 접수' 소식이 전해지자, 유 의원은 의사과장에게 "지금 국회의장을 만나러 가니, 그때까지 결재하지 말라"는 말을 남기고 성모병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당사자인 오 의원은 성모병원 향발 직전 기자들과 만나 "문 의장과 통화를 했다"며 "(문 의장은) '안 왔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당사자이기 때문에 만나서 간곡히 말씀드리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의장은 전날 나경원 원내대표 등 한국당 의원들이 같은 취지로 의장실을 항의방문했을 당시에도 '교섭단체에서 자체적으로 요청한 위원 사보임을 의장이 거부할 권한이 없다'는 취지로 난색을 표한 바 있어, 바른미래당의 사개특위 위원 사보임 요청은 받아들여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로 예정된 국회 정개특위·사개특위 회의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예상되고 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계의 반발에도 여야 4당 지도부는 패스트트랙 지정을 강행할 태세다. 반면 이미 한국당은 회의장 점거에 돌입한 상태다. 반대파에서 물리적 저지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 민주당 정개특위 간사 김종민 의원은 "위원 출입을 막는 것은 의사진행 방해에 해당한다"며 "물리적 방해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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