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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찍으면 등록금 끊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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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찍으면 등록금 끊어라"

월간조선 조갑제의 저급한 '기계적 유물론'

대선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 14일 조갑제 월간조선 대표가 사실은 자신이 자유주의자가 아니고 '기계적 유물론자'임을 스스로 폭로했다.

***조갑제가 주장하는 '기분 좋은'(?) 전국적 현상**

조 대표는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000 찍으면 등록금 끊는다!"는 또하나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그는 자신이 최근 접한 '기분좋은 소식'들을 전하고 있다.

"제가 아는 지방의 집안 어른은 서울에 사는 30대 딸에게 전화를 걸어 『너 000 찍으면 부녀(父女) 인연을 끊을 줄 알아』라고 겁을 주었습니다.

부산에 사는 한 고교 교장 선생님은 서울로 보낸 대학생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설득이 통하지 않자 이런 말을 했다고 했습니다.
『임마 한 달에 100만원씩 너에게 보내주는 것도 나라가 잘 되니까 가능한 것 아닌가. 이제는 국물도 없다. 술값도 없다. 알아서 해!』

다른 아버지는 아들에게『너 000 찍어주면 등록금 끊겠어』라고 윽박질렀다고 합니다.

기성세대는 요사이 자녀들을 압박할 수 있는 좋은 카드를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기분이 좋아졌을 것 같습니다. 그것은 돈이지요."

그는 또 이런 '뉴스'도 전했다.

"20대 자녀들이 가정을 떠나 군대에 가 있든지 외지 대학이나 직장에 다니고 있을 경우에는 사정이 다릅니다. 12월 전화 요금이 전국적으로 상당히 많이 나올 것 같습니다. 기성세대가 집안을 떠나 있는 자녀들을 상대로 전화 설득을 하는 현상이 퍼지고 있습니다."

조 대표는 이런 뉴스를 전하며 다음과 같이 자못 희망섞인 기대를 했다.

"기성세대는 이제 결정적 순간을 맞아 대북(對北) 현금 지원을 끊듯이 대(對)자녀 현금 지원을 끊겠다는 압박작전까지 쓰고 있습니다. 지금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이런 현상은 여론조사에서도 제대로 잡히지 않겠지만 이번 선거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입니다."

지금 조갑제 대표가 이회창 후보가 노무현 후보에게 밀리는 여론조사에 내심 얼마나 노심초사하고 있는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는 마지막 부문에서 "개인, 가정, 국가에서 돈은 참 중요한 힘"이라는 말로 글을 끝맺었다.

***기계적 유물론은 나치즘, 파시즘의 토대**

수천년 전 탄생한 인도의 고대 철학 중에 '기계적 유물론'이라는 게 있다.

모든 것은 물질일 뿐, 정신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식의 주장이다. '기계적 유물론'은 다음과 같은 예를 들어 자신의 철학을 설명한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목을 칼로 쳐 죽인다는 것은 '머리'라는 A물질과 '몸'이라는 B물질 사이를 '칼'이라는 C물질이 지나가는 것에 불과하다."

이같은 기계적 유물론은 그후 히틀러의 유태인 대학살 등 나치즘과 파시즘의 철학적 토대로 작용했다. 저급한 '폭력의 사상'인 것이다.

지금 조갑제 대표는 같은 저급성에 빠져들어 있다. 그의 주장은 '돈'이라는 물질로 20대의 정신을 말살시키라는 주장에 다름아니기 때문이다.

과연 조대표는 어디까지 가려는 건가. 80년대초 <마당>이라는 잡지에 성실한 탐사기자의 전형을 보인 글들을 쓰던 시절의 조갑제는 지금 과연 어디로 간 것일까.

다음은 조갑제 대표가 쓴 글의 전문이다.

***"000 찍으면 등록금 끊는다!" : 2002/12/14(토) 10:56**

요사이 가장 치열하게 선거전이 벌어지고 있는 곳은 거리가 아니라 집안입니다. 다양한 양상의 舌戰이 벌어지고 있는데 가장 큰 흐름은 李會昌 후보 지지 부모가 盧武鉉 후보의 우세 소식을 듣고 긴장하여 자녀들을 설득하고 있는 것입니다. 부모들과 자녀들의 토론은 모처럼 집안에서 대화의 기회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의 긍정적 측면이기도 합니다.

우리 세대 구조상 저 같은 50대가 20대 자녀를 둔 경우가 많고 결혼하지 않은 자녀와 함께 생활하는 집안이 많습니다. 이렇게 되면 50대 부모의 설득이 20대에게 먹힐 가능성이 높습니다. 20대 자녀는 여러 가지로 부모의 정신적 물질적 영향권 안에서 사니까요.

20대 자녀들이 가정을 떠나 군대에 가 있든지 외지 대학이나 직장에 다니고 있을 경우에는 사정이 다릅니다. 12월 전화 요금이 전국적으로 상당히 많이 나올 것 같습니다. 기성세대가 집안을 떠나 있는 자녀들을 상대로 전화 설득을 하는 현상이 퍼지고 있습니다.

제가 아는 지방의 집안 어른은 서울에 사는 30대 딸에게 전화를 걸어 『너 000 찍으면 父女 인연을 끊을 줄 알아』라고 겁을 주었습니다. 부산에 사는 한 고교 교장 선생님은 서울로 보낸 대학생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설득이 통하지 않자 이런 말을 했다고 했습니다.
『임마 한 달에 100만원씩 너에게 보내주는 것도 나라가 잘 되니까 가능한 것 아닌가. 이제는 국물도 없다. 술값도 없다. 알아서 해!』

다른 아버지는 아들에게『너 000 찍어주면 등록금 끊겠어』라고 윽박질렀다고 합니다. 기성세대는 요사이 자녀들을 압박할 수 있는 좋은 카드를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기분이 좋아졌을 것 같습니다. 그것은 돈이지요.

우리 부모들은 아들 딸을 잘 키우려고 희생적인 노력을 다해왔습니다. 서양 같으면 고등학교 졸업까지만 시켜주고 매정하게 사회로 내보내버리는데 우리 부모는 대학교, 대학원, 취직, 결혼, 신혼생활 때까지 돌봐주었습니다. 情과 돈으로 말입니다.

기성세대는 이제 결정적 순간을 맞아 對北 현금 지원을 끊듯이 對자녀 현금 지원을 끊겠다는 압박작전까지 쓰고 있습니다. 지금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이런 현상은 여론조사에서도 제대로 잡히지 않겠지만 이번 선거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입니다. 마침 김정일이 또 핵공갈을 치고 나왔습니다. 李會昌 후보는 對北 현금 지원 중단을 요구하고 있고 盧武鉉 후보는 지원 계속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개인, 가정, 국가에서 돈은 참 중요한 힘인 것입니다.

그래서 일본 사람들은 capitalism을 資本主義라고 번역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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