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조심이심(趙心李心)’?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조심이심(趙心李心)’?

수도이전 공방에 이은 이회창ㆍ조갑제의 '북핵' 공동대응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13일 북한 핵시설 재가동 선언에 대한 기자회견을 갖고 핵개발 철회와 대북현금지원 중단 등을 주장했다. 대선 종반 민감한 이슈로 등장한 이번 사태에 대한 이 후보의 발빠른 대응이다.

그러나 이 후보의 이날 기자회견 내용은 북한 핵시설 재가동 선언이 보도된 직후 조갑제 월간조선 대표이사 겸 편집장이 12일 저녁 자신의 홈페이지(www.chogabje.com)에 게재한 '무엇을 할 때인가'라는 글의 총론과 각론에서 대동소이해 조 대표의 '조언'이 상당 부분 참고가 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KEDO 직원 안전 확보해라"**

이는 같은 정치적 입장에다가 강경론에 근간을 둔 이 후보와 조 대표의 대북관의 공통점에서 이해하고 넘어갈 수도 있다. 그러나 느닷없이 조갑제 월간조선 대표가 북한에 체류중인 KEDO(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 요원 등 우리 직원들에 대한 안전조치를 촉구하고 나선 데 이은 이 후보의 동일한 발언 등은 양자 사이의 '이심전심'으로만은 보기에 미심쩍은 대목이다.

"우리 정부와 대선 후보자들은 무엇을 할 것인가. 먼저 북한 함남 신포 금호리의 KEDO에 나가 있는 직원들의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 무슨 일을 할지 모르는 김정일에게 이들의 안전을 맡겨둘 수는 없다."(조갑제)

"경수로 건설 현장에 많은 기술자가 나가있고 대북지원, 협력 차원에서 많은 국민이 북한에 체류하고 있을 것이니 이들의 신변을 걱정하고 대책을 세우는 것은 정부로서 당연히 할 일이다."(이회창)

***"외교적 공조, 그러나 할 말은 하겠다"**

이 후보는 또 기자회견문 서두부터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로 북한의 핵문제 해결을 강조하고, 이번 사태에 대해 주변 4강과의 외교역량을 발휘해 해법을 찾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악의 축'이 재확인된 만큼 "김정일 거세"를 위해 맹방들과 김정일 정권에 대한 공동 압력을 가해야 한다는 조갑제 대표의 주장과 궤를 같이하는 대목이다.

"민족과 동포를 볼모로 삼는 핵개발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면 저는 평양이든 워싱턴이든 북경이든 어디든지 달려가서 누구하고도 만날 것이다."(이회창)

"핵개발, 도발, 테러, 주민 굶겨죽이기 등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악행을 마다하지 않고 있는 김정일이야말로 악의 축임이 재확인되었다. 이 문제의 근원적 해결은 김정일의 거세이다. 이를 위해서 문명국가들과 손을 잡아야 한다."(조갑제)

또 이 후보와 조 대표는 우리의 독립적 주권국으로서의 위상을 강조하고 사태 해결의 당사자는 우리 자신임을 명시해 '외세추종적'이라는 세간의 인식에 따른 역풍을 우려한 대목에서도 유사했다.

"저는 북한이든 미국이든 누구에게나 당당하게 할 말은 하고 요구할 것은 요구할 것이다. 저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우리 국민이고 대한민국이다."(이회창)

"우리는 주인의식을 갖고 자주국방 의지를 되살려 책임있게 대처하여야 한다. 미국과 북한이 잘해보라는 식의 냉소적 대처방식은 우리 스스로 우리를 식민지 수순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다."(조갑제)

***"대북 현금지원 즉각 중단하라"**

이밖에 이번 사태가 발생한 원인을 현 정부 대북정책의 실패에서 찾고 현금지원의 즉각 중단을 요구하고 나선 대목에서도 이 후보와 조 대표의 인식은 동일선상에 놓여있다.

"북한 핵개발 자금으로 사용될 수 있는 현금지원은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확신한다. 우리의 대북 현금지원이 바로 우리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핵개발로 되돌아왔다."(이회창)

"김정일 정권이 남한과 함께 선언한 비핵화 약속을 위반했는 데도 벌을 주지 않고 계속 현금을 지원한다면 이는 이 정권이 약점접힌 까닭이라고 보아야 할지도 모른다"(조갑제)

이같은 현실인식에 입각해 이 후보와 조 대표는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후보를 겨냥해 똑같은 대응책을 주문했다.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후보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일방적 지원과 상대 눈치만 살피는 비굴한 대화는 핵문제를 해결하는 길이 아니라 지금의 핵 위기를 초래한 원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이회창)

"대북 4억 달러 지원설을 수사하여 우리 사회안에 숨어있을지도 모르는 반역세력을 색출하여 엄단해야 한다. 김대중 정권의 햇볕정책을 이용하여 북한 정권의 군사력 강화에 쓰일것이 분명한 현금을 제공한 자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지 반드시 우리 헌법의 심판을 받도록 해야 우리가 편히 잠들 수 있다."(조갑제)

행정수도 이전 공방에 이어 이번 북한핵 파무에 있어서도, 조갑제 대표가 먼저 선창하고 이회창 후보 등 한나라당 수뇌부를 이를 동어반복 되풀이하는 사태가 잇따라 목격되고 있다. 과연 '이념적 동질성'에 따른 오비이락격의 동어반복인가, 아니면 선창하고 후창하는 관계인가, 유권자들이 예의주시할 대목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