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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가겠다고? 브렉시트 주도권 EU로 완전히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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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가겠다고? 브렉시트 주도권 EU로 완전히 넘어갔다

영국 재계·노조 "국가비상사태 직면, 세대 넘어 충격 이어질 것"

지난 2016년 6월 당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국민에게 공을 넘겨버려 평지풍파를 일으킨 '브렉시트(유럽연합에서 영국 탈퇴)'. 이후 '이혼 조건'을 위한 EU와의 협상에 3년 가까이 시간을 보낸 영국 정부의 최종적인 성과물 역시 '의회에 공 떠넘기기'였다. 브렉시트와 관련해 영국 정치는 "치료가 필요한 환자"라는 조롱이 과언이 아닌 결과다.

21일(현지시간) 테레사 메이 총리는 오는 3월29일로 예정된 '노딜 브렉시트'를 피하기 위해, '세번째 표결을 할 테니 며칠 말미를 달라'고 요청했고, 이를 EU 정상들이 받아들였다. EU 정상들은 8시간 논의 끝에 메이 총리에게 전한 '연기 조건'은 영국 의회에 공을 떠넘기라는 것이었다. 브렉시트 주도권이 완전히 EU로 넘어간 순간이다.

EU의 제안은 이렇다. 영국 하원이 두 차례나 부결된 합의안을 다음주 표결에 부쳐, 의회가 고집을 굽히고 EU와의 합의안을 받아들이면 5월 22일까지 브렉시트를 연기해주고, 또다시 부결시키면 2주(4월 12일)만 연기해주겠다는 것이다.

'노딜 브렉시트'는 4월 12일, '합의 브렉시트'면 5월 22일


이제 영국 하원은 4월 12일 '노딜 브렉시트'냐, 5월 22일 '합의 이혼 조건'을 받아들여 브렉시트를 하느냐 사실상 두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결정하는 수밖에 없게 됐다.


EU 측은 5월 23~26일 치러질 EU 의회 선거에 영국이 참여하기로 4월 12일까지 결정해줄 경우, 브렉시트 날짜를 장기 연장해줄 수 있다는 안, 그리고 국민투표로 브렉시트 결정을 취소할 수도 있다는 안 등 두 가지의 대안도 제시했다.


하지만 <BBC> 방송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의회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분명하다"면서 200만 명이 청원했다는 제2의 국민투표는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국민투표 과반수 찬성으로 브렉시트를 결정한 국민의 뜻을 존중해야지, 이제와서 국민투표를 다시 할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이미 3년 전 EU에서 탈퇴하기로 한 영국이 이제 와서 EU 의회 선거에 참여하자고 하는 것도 "잘못된 선택이 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도널드 터스크 EU 의회 의장은 "영국이 EU 선거에 참여하기로 결정하지 않는다면, 장기 연장이라는 대안은 자동적으로 불가능해진다"고 못박았다.

영국 의회가 이른바 EU과의 관계를 상대적으로 강화한 '소프트 브렉시트'를 대안으로 내놓을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하지만 '브렉시트 강경파'가 장악한 의회가 정부의 합의안을 두 차례나 거부한 후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희박하다.

<BBC>는 브렉시트 합의안을 부결시킨 영국 의원들을 공개적으로 맹비난하는 연설을 한 메이 총리의 태도에 의원들이 격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영국 하원이 다음주 세 번째 표결에 응하는 것부터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존 버커우 영국 하원의장은 "똑같은 합의안으로는 3차 투표를 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뉴욕타임스>는 "오는 29일 노딜 브렉시트는 피했지만, 2주 연기된 것에 불과한 것이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로 닥칠 것이라는 경고는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영국 산업계를 대표하는 산업연맹(CBI)과 노동계를 대표하는 노동조합연합(TUC)은 이례적인 공동성명을 내고 "국가비상사태에 직면해 있다"면서 "영국 전역의 기업과 지역사회는 노딜 브렉시트를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영국 경제가 받을 충격은 세대를 넘어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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