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망명 중인 이란의 마지막 샤(왕)의 아들인 전 왕세자는 "성대한 국가적 축제"가 열릴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역사상 가장 악랄한 인물의 하나인 하메네이가 죽었다"며 "이는 이란인뿐 아니라 하메네이와 그의 피에 굶주린 폭도의 손에 살해되거나 불구가 된 세계 수많은 국가의 위대한 미국인과 국민들을 위한 정의"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우리의 정보망과 고도로 정교한 추적 시스템을 피할 수 없었다"며 "이것은 이란인이 조국을 되찾을 최고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 군대, 그리고 다른 보안 및 경찰력 상당수가 더는 싸우기를 원하지 않고 우리에게 면책 특권을 요청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바라건대 혁명수비대와 경찰이 이란 애국자들과 평화롭게 통합해 하나의 팀으로 뭉쳐 이란을 마땅히 누려야 할 위대한 나라로 되돌리기를 바란다. 그 여정은 곧 시작될 것"이라고도 했다.
BBC, NBC, CNN 등 외신을 보면 하메네이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면서 카라즈 등 주요 도시에서 일부 이란인들은 거리로 나와 하메네이의 사망을 축하했다. 이같은 이란인의 모습은 엑스(X, 옛 트위터) 등을 통해 소셜미디어로 공유됐다.
하메네이의 이란 혁명으로 물러난 마지막 샤(왕)의 아들로 현재 미국에서 망명 중인 레자 팔라비는 하메네이의 죽음을 환영하는 일성을 남겼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우리 시대의 피에 굶주린 자하크(이란 신화에 나오는 악한 왕)이자 이란의 용감한 아들딸 수만 명을 죽인 알리 하메네이는 역사의 페이지에서 지워졌다"라며 "그의 죽음으로 이슬람 공화국은 사실상 종말을 맞았고, 머지않아 역사의 쓰레기통으로 사라질 것"이라고 썼다.
팔라비는 "이것은 우리의 위대한 국가적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지만, 끝은 아니"라고도 했다.
하메네이는 1939년 이란 북동부 도시 마슈하드에서 종교학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1979년 이란혁명 후 그는 국방부 차관이 되어 혁명수비대를 조직하는 데 앞장섰다. 1989년 호메네이가 사망하자 그는 새로운 최고 지도자가 되었다. 그는 헌법에 명시된 시아파 성직자의 지위인 '마르자 에 타클리드(모범의 원천)' 혹은 '대아야톨라'에 도달하지 못했음에도 최고 지도자에 올랐다.
이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이란 최고 지도자는 '이슬람 학문'을 입증해야 한다'는 조항이 추가됐다. 하메네이는 이 조항에 근거해 최고 지도자 지위를 확립했다.
하메네이는 장기간 이란 권력을 장악하면서 강력한 이슬람 율법에 따른 통치 체제를 유지했다. 그로 인해 최근에는 그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났으며 그는 총칼로 이를 무력 진압해 무수한 인명 피해를 낳았다.
하메네이에게는 6명의 자녀가 있다.
하메네이를 축출한 이번 공격은 28일 오전 1시 15분(이란 시간 오전 9시 45분) 미국의 작전명 '장대한 분노', 이스라엘의 작전명 '포효하는 사자'로 시작됐다.
미국은 이란의 핵·미사일 시설을, 이스라엘은 하메네이를 비롯한 정권 지도부를 각각 겨냥했다.
미국은 2003년 이라크 전쟁 후 최대 규모의 화력을 이란 주변에 배치했다. 에이브러험 링컨호와 제럴드 R. 포드호 등 두 척의 항모를 이란 해협에 배치했고 요르단의 공군 기지에도 수십대의 전투기를 출격 대기시켰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길어졌음에도, 미국이 이 정도로 거대한 규모의 병력을 배치한 만큼 이란 공격은 초읽기라는 분석이 전문가들로부터 나온 배경이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전투력을 이란 주변에 주둔시킨만큼, 공격 없이 물러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었다.
공격이 시작되면서 수도 테헤란을 비롯해 이란의 주요 도시 10곳 이상에서 폭발이 목격됐다. NBC는 이란 적신월사를 인용해 "이번 공격으로 200명 이상이 사망하고 약 700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공습 후 NBC와 인터뷰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격을 중단한다면 긴장 완화에 응할 것이지만, 정권 교체는 '불가능한 임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하메네이가 사망함에 따라 이제 정권 교체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내에서는 이번 공격에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CNN은 백악관 인근에 모인 시민을 인터뷰해 "이번 공습은 미국인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는 이란계 미국인 여성 파테메 씨의 발언을 전했다.
이날 워싱턴 DC에서 열린 시위에는 "이란과의 전쟁을 멈춰라" "중동에서 미국의 새로운 전쟁은 안 된다"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거나 팔레스타인 국기를 든 이들의 행진이 이어졌다.
미국인 대학생 구스타브 케른트 씨는 트럼프 정부를 향해 "무차별 폭격은 미국이 외교를 진행하는 올바른 방식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뉴욕에서도 전쟁을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시위대들은 "우리는 트럼프의 파시스트 계획을 거부한다"고 외쳤다.
다만 미국에서도 이란계 출신 일부는 이번 공습을 환영하는 입장을 보였다. LA의 이란계 변호사 마이크 카제루니 씨는 CNN에 "외국의 공격을 받자 흥분해서 춤추는 나라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언제였느냐"며 이번 공습을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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