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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 없는 '플랜B', 영국 정치권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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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 없는 '플랜B', 영국 정치권 요동

제2국민투표, 브렉시트 연기 모두 배제...노딜 브렉시트 이미 가시화

유럽연합(EU)과의 협상에서 만들어진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합의안'이 영국 의회 승인투표(meaningful vote)에서 사상 최대의 표차로 부결된 이후 테레사 메이 총리가 내놓을 '플랜 B'는 사실상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플랜 B'가 발표될 것으로 주목받은 21일(현지시간) 메이 총리가 내놓은 대안은 "브렉시트 합의안을 의회에서 통과시키기 위해 야당과 계속해서 대화를 나누겠다"는 것이었다. 이때문에 '플랜B'가 아니라 '수정 플랜 A'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메이 총리가 승인투표 부결 결과를 여전히 부인하고 있으며, 초당적 논의는 '사기'(sham)에 가깝다면서 "영국 정치권이 블랙홀에 빠진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메이 총리가 '플랜B'로서 3가지를 제시했지만, 모두 이미 메이 총리가 강조해온 것들이다. 우선 메이 총리는 향후 EU와의 미래관계 협상에서 의회에 더 큰 발언권을 부여하고, EU 탈퇴협정 중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안전장치(backstop)'와 관련한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방법을 찾아 EU에 이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안전장치'는 영국과 EU가 미래관계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하드 보더(물리적 국경)'를 피하고자 영국 전체를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하는 것이다.

브렉시트 강경파는 '안전장치'가 일단 가동되면 영국이 일방적으로 협정을 종료할 수 없어 EU 관세동맹에 계속 잔류해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21일(현지시간) 의회에서 '브렉시트 플랜B'를 내놓았지만, 사실상 '플랜 A'나 마찬가지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EPA=연합

대안 없는 '플랜 B', 영국 정치권은 '블랙홀'


하지만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에 '하드 보더'가 다시 등장하는 것 또한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메이 총리는 의회를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노력하고, 이를 바탕으로 EU와의 추가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이후 노동자들의 권리 및 환경보호, 환경기준 등을 강화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앞서 노동당의 존 만, 캐럴라인 플린트 의원 등이 이같은 내용을 담은 법안을 제출했고,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노동당 의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이를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메이 총리는 이날 발표한 내용을 뼈대로 하는 브렉시트 계획안을 의회에 상정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원의원은 이에 대해 수정안을 제출할 수 있으며, 토론을 거친 뒤 오는 29일 표결을 진행하게 된다.

메이 총리는 영국이 EU와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른 EU 탈퇴 시점 연기 등의 이슈에 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노 딜' 브렉시트를 배제해야 한다는 노동당 등 야당의 요구에 대해 "가장 좋은 방법은 EU와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통과시키는 것"이라며 지지를 당부했다.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브렉시트 연기에 대해서도 "결정 시점을 늦출 뿐 '노 딜'을 배제하는 방법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에 대해서는 정치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고 사회 통합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브렉시트 시점을 연기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의회 역시 제2 국민투표를 승인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의회에서 '플랜 B'가 도출될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3월 29일부터 자동 발효될 예정인 '노딜 브렉시트'는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이날부터 브렉시트 이후에도 영국에 거주하기를 희망하는 EU 회원국 주민들에 대한 등록절차도 시작됐다. 다만 메이 총리는 EU 회원국 주민 등록 절차와 관련해 65파운드(약 9만4000원의) 비용 부과 계획을 폐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노딜 브렉시트'로 영국과 EU 간 항공편이 대규모로 취소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EU는 '노 딜 브렉시트'가 발생하면 영국과 EU간 항공편 운항이 중단될 수 있는 우려가 제기되자, 1년간은 지난해 수준으로 항공편을 제한하는 내용의 비상 대책을 마련해 법안 시행에 들어가기로 되어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노딜 브렉시트'로 들어갈 경우 이로 인해 500만 장의 비행기 표가 취소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공항협의회(ACI)도 항공편이 제한되면 최종적으로 영국과 EU 간 9만3000편의 비행과 2000만명의 승객이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때문에 노동당 출신의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는 "브렉시트 이슈는 정치권에서 해결 불가능"이라며 이제는 시민들이 직접 나서야 할 때라고 촉구하는 등 EU와의 재협상이나 제2의 국민투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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