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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한 것 없다. 국수적 한국언론이 문제다"

UBSㆍ메릴린치, 앞에선 사과하고 뒤에선 딴소리

UBS워버그 증권과 메릴린치 증권이 아직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

자신들이 범한 경제범죄 행위에 대해 국내에서는 공식사과한 뒤, 자신들의 본사가 있는 모국언론에게는 한국의 국수적 언론때문에 희생양이 됐다는 엉뚱한 딴소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계의 전형적인 이중플레이이자, 상습적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이다.

이같은 외국계의 오만을 뿌리뽑기 위해선 우리나라 금융감독 당국의 보다 엄격하고 주체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금감원이 국수적인 한국언론에게 떼밀려 부당한 징계를 내렸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사전 정보유출 혐의로 문책기관경고 등을 받은 영국의 UBS워버그와 미국의 메릴린치가 내심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두 증권사가 이번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표명과 함께 대책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으나 이는 잘못을 인정한다기보다는 향후 성장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평가받는 한국증시에서 더이상 위험에 빠지지 않기 위한 방편"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개별적 접촉을 한 결과 나온 반응은 금감원이 국수적인 한국언론(nationalistic Seoul Korea press)에 떼밀려 부당한 징계를 내렸다는 시각이 우세한 편"이라고 소개했다.

두 증권사 중 한 곳에 근무하는 익명의 간부는 FT와의 인터뷰에서 "같은 사안이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발생했더라면 이같은 징계를 받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번 사태는 우리의 명성에 엄청난 피해를 입혔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한국에서 징계의 대상이 되는 행동이 다른 곳에서는 일반적인 관행으로 통하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가 지나치게 잘못된 행동을 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요약해, 자신들이 잘못한 것도 없는데 단지 쇼비니즘적 분위기가 강한 한국에서 외국계란 이유로 불이익을 보고 있다는 식의 주장이었다.

***국내에선 "송구스럽다. 이런 일이 다시는 없게 하겠다"**

그러나 금감원의 발표가 나온 13일 오후 이들이 국내에서 보여준 행태는 달랐다.

UBS워버그의 경우 13일 오후 금감원 발표가 나온 직후 곧바로 사과하며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마이클 진 UBS워버그증권 신임 서울지점장 내정자는 "국내규정에 대한 이해 부족과 내부통제 미흡으로 물의를 빚게 돼 송구스럽다"면서 "내부절차.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한국인 관리자 충원, 시스템 인프라의 개선, 내부감사 모니터링 강화 등의 방안을 마련중이며 일부에 대해서는 이미 개선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5월 삼성전자 조사분석보고서 사전 유출과 관련해 "5월9일 밤에 그 다음날 아침회의용 자료가 실수로 배포됐으며 곧바로 10일 새벽 1시께 이 사실을 공표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금감위 조사 결과에서도 확인됐듯이 이 사전자료 유출을 통해 이익을 챙긴 사실이 없다는 게 밝혀진 점은 다행스럽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메릴린치도 13일 '금융감독원 조사에 대한 메릴린치의 기본입장'이라는 성명을 통해 "영업지역의 법률을 준수하는 것이 기본방침이며 기준에 못 미치는 행위가 있을 경우 이를 엄중하게 처리하고 있다"며 사과 겸 해명했다.

한마디로 말해, 잘못했으니 용서해 달라는 것이다.

***정부의 솜방망이 징계가 외국계 오만방자함 초래**

UBS워버그와 메릴린치의 이같은 더블 플레이를 접한 금융감독당국이나 금융시장 등 국내 반응은 한마디로 괘씸하다는 것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14일 "현지에서 위법행위를 하다가 걸친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상습적으로 보여주는 더블 플레이"라며 "이들 외국계는 현지에서는 사과하고 국제금융계에 영향력이 큰 미국, 영국의 외국 언론에게는 '우리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차별대우를 받고 있다'고 푸념해왔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UBS워버그의 경우 정보 사전유출에 전체직원 53명 가운데 15명이 연루됐으면 한두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조직적 범죄를 했다는 얘기가 된다"며 "또한 삼성전자뿐 아니라 올 들어서 5월까지만 11차례나 상습적으로 정보를 사전유출한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이를 '개인의 실수' 또는 '외국계 차별'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이없는 일"이라고 반문했다.

국내 증권사의 한 고위관계자는 "어찌 보면 외국계의 이같은 오만방자함은 우리나라의 금융감독당국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국내 증권사가 이같은 사전정보유출 행위를 하다가 적발됐으면 문책기관경고 정도가 아니라 최소한 영업정지를 먹었을 것"이라며 "외국계라는 이유로 '솜방망이 징계'를 해온 금융당국의 저자세가 외국계의 오만방자함을 키운 요인중 하나"라고 힐책했다.

시장에서는 아울러 외국계의 불법행위를 근원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선 국내에서 불법행위를 하다가 징계를 받은 외국계 애널리스트등의 해외 활동도 금지시키도록 해당 외국계 및 외국 금융감독당국과 협조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참고로 미국 금융당국은 지난달 엔론에 대해 호의적 리포트를 생산, 투자가들에게 피해를 입힌 메릴린치의 애널리스트를 즉각 해고하도록 명령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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