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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그룹ㆍJ.P.모건, 엔론 외 다른 13개 에너지기업에도 분식회계 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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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그룹ㆍJ.P.모건, 엔론 외 다른 13개 에너지기업에도 분식회계 제의

이들중 미란트ㆍ엘파소는 한국전력 자회사 매입 로비중

엔론의 분식회계에 시티그룹과 J.P.모건 등 월가의 대표적 금융기관들이 조직적으로 가담했다는 사실이 미국 상원의 조사결과가 밝혀지면서 미 금융주가 대폭락하고 있다.

시티그룹은 이 의혹이 제기된 지 불과 이틀새 주가가 24% 빠져 5백억달러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허공으로 날아갔다. 다우지수 종목인 J.P.모건 역시 엔론과의 연루설이 대두되며 이틀새 시가총액이 1백50억달러나 줄어들었다.

시티그룹과 J.P 모건의 범죄 사실을 최초로 보도한 월스트리트저널(WSJ) 23일 보도에 따르면, 엔론은 이들 금융기관의 도움으로 부채의 40%를 축소한 반면 현금흐름은 실제보다 50%나 많은 것으로 부풀릴 수 있었다. 현금흐름은 엔론 같은 에너지상품 거래기업들에게는 재무건전성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였다. 엔론이 주업종은 전력을 생산하거나 석유를 개발하는 등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와 관련된 각종 파생상품 등을 사고 팔아 이익을 취해온 기업이기 때문이다,

호라이즌 투자자문사의 펀드매니저 찰스 칼슨은 23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엔론과 연루된 은행들의 행위는 거대한 연극과 같다"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은행들이 정말 무슨 나쁜 짓을 했는지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티그룹, J.P.모건, 엔론외 10여개 기업과도 변칙거래**

더 큰 충격은 이들 시티그룹과 J.P.모건이 엔론 외에 다른 대기업들의 분식회계에도 관여했다는 의혹이다.

23일 열린 미국 상원 조사소위원회에 따르면, 시티그룹과 J.P 모건은 다른 기업들에게도 엔론처럼 거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론사태 청문회를 주도한 칼 레빈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들 은행들은 엔론이 어떤 짓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으며 엔론이 투자자를 기만하는 데 협조해 이러한 행위로 막대한 이득을 챙겼다"고 단정했다.

상원 소위의 로버트 로치 조사관은 23일 열린 청문회에서 "1백만장 분량의 서류 검토와 엔론 및 투자은행 관계자 수십명의 증언을 검토한 끝에 일부 은행이 막대한 수수료와 함께 다른 거래에서 우대를 받는 대가로 엔론의 변칙적 회계 처리를 적극 도운 사실을 밝혀냈다"고 증언했다.

그는 "엔론과의 거래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거래를 더 확대하려던 이들 은행의 적극적 참여가 없었다면 엔론의 회계 속임수는 실제로 저질러진 정도까지 심하게 이뤄지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증거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로치 조사관은 "미국 최대의 금융기관인 시티그룹과 J.P. 모건은 다른 회사들에도 엔론 식의 변칙적 거래를 제시했으며, 시티그룹은 14개 회사와 접촉해 적어도 3개 회사와 거래를 성사시켰다"고 폭로했다.

***한국전력 자회사 인수 추진중인 미 기업들도 대거 연루**

블룸버그 통신 23일 보도에 따르면, 시티그룹과 J.P.모건이 변칙거래를 제안한 기업중 이름이 알려진 기업은 현재까지 시티그룹 7개, J.P.모건 6개 등 도합 13개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시티그룹 산하의 투자증권사 살로먼스미스바니(SSB)는 윌리엄스 컴퍼니, 엘파소, 미란트, 다이너지, 아메리칸 전력, 릴라이언트 에너지 등 7개 기업에게 엔론식 거래를 제안했다.

J.P. 모건은 에퀴터블 리소시즈, 커맥기 코퍼레이션, PG&E, 데본 에너지, 도미니언 리소시즈, 듀크 에너지, 필립스 석유 등에게도 엔론식의 거래를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기업들의 공통점은 이들의 대다수가 모두 엔론과 같은 업종의 에너지 기업들이라는 사실이다. 이들은 엔론이 파산하기 전에 엔론과 함께 미 전력회사들을 인수해 큰 차익을 올리는 과정에 전대미문의 '캘리포니아 전력사태'들을 일으킨 공범이기도 하다.

이들중 엘파소, 미란트 등은 현재 김대중정부가 임기내에 해외매각을 서두르고 있는 한국전력 자회사 매입을 희망하며 오래 전부터 로비를 펼쳐온 문제기업들이기도 해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악덕기업들이 지금 우리나라의 알짜 공기업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김대중정부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대목이다.

***미국 범죄기업에게 우리의 공적자금 투입은행이나 알짜 공기업 매각해선 안돼**

이같은 사실이 새로 밝혀지자, 월가에서는 시티그룹과 J.P.모건이 분식회계의 '종범'이 아닌 '주범'이 아니냐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요컨대 엔론과의 편법거래에서 짭짤한 재미를 본 이들이 다른 에너지 기업들을 찾아다니며 분식회계 수법을 가르쳐 가며 고객으로 끌어들인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런 의혹에 대해 J.P. 모건측은 "엔론과의 거래는 합법적이었으며 다른 기업들과도 이같은 거래를 했다면 바로 이러한 거래가 미국의 일반회계기준에 따른 완벽하게 합법적 거래였기 때문"이라고 강변했다. 시티그룹도 "적법한 회계기준에 따른 적법한 거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속속 드러나는 증거는 이들 주장의 신뢰성을 의심케 하기에 충분하다.

23일 미국 상원이 공개한 J.P. 모건 간부의 이메일에는 "엔론은 은행들과의 이같은 거래를 선호했다. 대출로 인한 부채를 미수금 매출로 잡으면 최소한 부채를 감출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쓰여있었다. J.P.모건 등이 자신들의 행위가 분식회계 범죄임을 사전에 숙지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다.

미국자본주의의 도덕성은 이제 완전히 바닥을 드러냈다.

문제는 우리의 대응이다. 미국 자본주의하면 신주단지 모시듯 저자세로 일관해온 정부의 대응자세부터 바꾸어야 한다. 아울러 이같은 미국의 경제범죄집단들에게 우리나라의 알짜 공기업이나 공적자금 투입은행들을 넘기는 행위는 철저히 차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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