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이른바 '5.18 망언' 논란에 연루된 의원 3인에 대한 징계 처분 확정을 계속 미루고 있다. 지난 2월 8일 열린 국회 공청회에서 불거진 문제가 한 달 가까이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국당은 5일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황교안 신임 대표와 의원단 상견례를 갖고 3월 임시국회 전략 등 현안을 논의했지만, 5.18 망언 관련 징계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결과 브리핑에서 "오늘은 그 (징계) 부분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이종명 의원에 대한 표결은 이뤄지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것까지 논의할 시간이 없었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지난달 14일 당 윤리위에서 이종명 의원에 대해 '제명'을 결정했지만, 의원 제명은 당규에 따라 당 소속 의원 전체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이날 의총 사전 안건 공지에서부터 이 의원 제명안은 빠졌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마냥 늦출 것은 아니다",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정리하겠다"면서도 "윤리위 추가 징계 (가능성)등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도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한국당은 이 의원 제명안을 2.27 전당대회 후보라는 이유로 윤리위 징계 논의 자체를 미룬 김진태·김순례 의원 문제와 같이 한 번에 처리하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진태·김순례 의원 문제를 논의할 당 윤리위 회의 자체도 현재로서는 언제 열릴지 불투명하다. 김영종 한국당 윤리위원장은 황교안 대표 취임 이후 사임 의사를 밝힌 상태다. 김 위원장은 전날(4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내에서도 이들에 대한 처분 확정이 마냥 늦어지는 데 대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 동안 비대위에서 전당대회로 인해 절차 진행이 멈췄었는데, 빨리 윤리위를 열어서 징계 수위 등 여러가지 절차를 빨리 진행하는 게 올바르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라며 "윤리위를 신속히 열어야 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조 최고위원은 김순례 의원의 경우 최고위원 당선으로 징계가 유야무야되는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있다는 질문에 "최고위원이라고 해서 봐 주고 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면서 "윤리위가 엄정한 잣대를 가지고 판단을 하리라고 본다"고 일축했다.
한편 김순례 최고위원은 이날 의원총회 인사말에서 "운명인지 숙명인지 제가 한국당 최고위원 타이틀을 달고 이 자리에 섰다. 모두 여러분 덕"이라며 "참 감회가 새롭다. 감회가 새로운 부분은 여러분이 익히 잘 아실 것"이라거나 "저에게 무수히 펼쳐질 고난의 길을 알지만 물러서지 않겠다. 여러분이 힘이다"라고 말하는 등 동료 의원들에게 호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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