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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0년 호황' 끝나고 '10년 불황' 시작됐나"

모건스탠리, "美 성장률 하반기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

국제통화기금(IMF)이 24일(현지시간) 발표한 미국 경제 연례보고서에서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3% 이상에서 2.5%로 하향 전망했다.

또한 IMF는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달러화 가치의 붕괴를 가져오면서 세계경제의 성장을 위협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면서 "올 1분기 미국의 경상적자 1천1백25억달러는 우려할만한 수준이며 투자심리 악화, 달러화 가치의 급격한 절하 등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GDP의 4.1%였던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올해는 5% 수준인 5천억달러로 높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경제회복이 탄력을 받을 때까지 금리인상은 필요하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IMF은 또 "경기침체, 막대한 세금감면, 9.11 테러 이후 급증한 연방지출 등으로 재정적자도 지난해 엄청나게 늘었다"며 "따라서 국방비를 대폭 늘리기 위해 다른 항목의 예산을 깎는 것도 지속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 마디로 미국경제에 '적색신호'가 켜졌다는 게 IMF보고서의 요지였다.

***충격적인 S&P500지수 1천선 붕괴**

연초부터 세계경제계의 주된 화두는 미국경제였다.

연초와 같은 회복세가 올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낙관론(V 또는 U자형)과 조만간 경기가 둔화될 것이라는 비관론(W자형, 더블딥)이 팽팽히 대립해 왔으나, 요즘 들어서는 정부 산하기관인 미국연방예금보험공사(FDIC)조차 더블딥의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설 정도로 비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줄곧 비관론을 폈왔던 뱅크오브아메리카 증권의 토머스 맨매너스, 모건 스탠리의 바톤 빅스 등의 애널리스트가 최근 들어 "뉴욕증시가 과매도 상태"라며 매수를 권고했음에도 불구하고 팔자 행진이 계속돼, 최근에는 지난해 9월21일 이후 처음으로 S&P500지수가 1천선 아래로 붕괴되기도 했다.

S&P500 지수는 뉴욕 증시의 가장 대표적이고 상징적인 지수다. S&P500 지수는 미국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많은 5백대 기업의 주가 추이를 시가총액 비중을 감안, 산정된 것이다. 다우지수가 종합 미디어 기업인 다우존스에서 최우량 기업이라고 판단한 30개 기업만의 주가 움직임만을 보여주는 반면, S&P500 지수는 미국의 거의 모든 종목의 가장 규모가 큰 기업들의 주가 추이를 나타낸다. 따라서 미국 증시의 일반적인 움직임과 건전성을 가장 잘 대변하는 지수로는 단연 S&P500 지수가 꼽힌다

S&P500 지수는 1998년 2월2일 1001.27로 마감하며 처음으로 1천선 위로 올라선 이래, 러시아 외환 위기와 헤지펀드 회사인 롱텀 캐피털 매니지먼트(LTCM)의 파산 사태로 증시가 불안정했던 지난 1998년과 지난해 9.11 테러 직후를 제외하고는 1천선이 깨진 적이 없었다.

지난해 9.11 테러의 충격 속에서도 S&P500 지수가 1천선 밑에서 마감한 적은 9월20일(984.54)와 21일(965.80) 이틀 밖에 없었다. 당시 S&P500 지수는 사흘만에 1천선을 회복한 뒤 쭉 1천선을 지켜왔었다.

***"10년 호황이 끝나고 10년 불황이 시작됐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 "지난 1분기 미국의 성장률이 예상외로 높은 연율 5.6%를 기록했지만 이는 주로 정부지출 확대와 재고조정에 힘입은 것으로 소비 및 기업 설비투자가 동반되지 않아 향후 경기회복세가 의심된다"고 분석했다. FT는 최근 미 증시와 경제상황을 "미국의 '10년 호황'에 이은 '10년 침체'의 신호탄"으로 규정했다.

모건 스탠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로치도 "미국 증시의 심리적 지지선인 S&P500지수 1천선 붕괴는 침체로의 회귀를 예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3.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1.3%)했던 미 경제가 4.4분기(+1.7%)와 올 1.4분기(+5.6%)에 큰 폭으로 반등했던 것은 'W'자의 전형"이라고 분석했다.

로치는 "경제성장률이 다시 마이너스로 떨어지기 전에 큰 폭 플러스를 기록하는 법"이라며 "이는 침체로의 회귀를 예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6번의 침체 중 5번의 경우 경기가 W자형을 그렸다"며 "침체시 경기 쌍바닥은 예외가 아니라 오히려 일반적인 경우"라고 말했다.

ISI그룹의 에드워드 하이먼 소장은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와 만나 "최근 증시는 경제에 대한 그 동안의 내 분석이 틀렸음을 말해준다"며 "올 하반기에 4% 성장할 것이라던 전망을 거두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S&P500지수가 1천선이 붕괴되면 '더블 딥'이 실제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도 "최근의 미 증시 약세 현상은 일본의 1989년 증시 버블 붕괴 후와 거의 흡사하다"며 미국이 10년 이상 장기 불황에 허덕이고 있는 일본의 전철을 밟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올 하반기 미국 마이너스 성장할 것"**

미국 경제는 지난해 4.4분기를 저점으로 회복국면에 들어섰다. 그러나 과거와는 달리 이번 경기 회복은 주로 부동산 가격 상승과 주가상승에 따른 자산인플레이션에 기초한 소비지출과 재고조정에 기인한 것이다. 따라서 최근같은 주가하락 국면이 지속될 경우 경기회복은 언제든지 침체로 돌아설 만큼 취약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 분석이다.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모건 스탠리의 스티븐 로치는 심지어 지난 20일 "올 하반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내수부진에 따라 마이너스로 돌아설 확률이 40%"라고 전망하기까지 했다. 월가에서 미국의 마이너스 성장률 가능성을 통상 20% 정도로 잡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로치는 달러의 급락 가능성도 이달초 15%에서 30%까지 높게 잡았다.

***"아시아 경제가 가장 큰 타격 입을 것"**

설상가상으로 중남미 경제까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최근 중남미에서는 브라질 헤알화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데 이어 미국의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큰 멕시코의 페소화 가치까지 2년래 최저치로 급락하면서 미국과 중남미를 진앙으로 하는 '미주발 세계불황'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멕시코의 페소화는 21일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9.98페소에 거래됐다. 이는 비센테 폭스 현 대통령이 취임한 2000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우리 경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 수출의 최대시장인 미국은 물론, 신흥시장으로 떠오르던 중남미의 경제악화가 회복기에 접어든 한국의 수출과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도 올해 1천포인트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던 종합주가지수 전망치를 최고 9백선으로 하향조정했다.

모건 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세계 어느 지역보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경제의 특성을 감안할 때 앞으로 미국 경기가 다시 침체된다면 아시아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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