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스포츠서울 등 일부 스포츠신문들이 19일자 아침신문에 "한국이 이탈리아에 졌다"는 허황된 작문기사를 내보내 큰 물의를 빚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한국팀이 지자 대자로 눕기도 했다"**
이날 전북지역에 배포된 스포츠투데이의 5판 34면 하단에는 다음과 같은 기사가 실렸다.
"붉은악마가 도쿄에서 눈물을 뿌렸다.
18일 도쿄 영사관, 식당들이 모여 TV로 단체응원을 펼치던 도쿄의 붉은악마가 한국의 8강 진출이 끝내 좌절되자, 아쉬움과 안타까움에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지난 14일 16강 진출로 사기충천한 동포, 학생들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대대적인 응원을 준비했다. 사상최초의 16강에 이어 8강신화를 지켜보기 위해 단체응원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모습이었다.
한국응원의 메카로 자리잡은 식당 '대사관'과 인근 한인식당은 8강 진출을 염원하는 교포,유학생들이 경기시작 2시간 전부터 들어찼다.
"4강 가자" "우승! 대한민국!"이란 구호가 빗속을 뚫고 각지에서 메아리쳤다. 도쿄 한국영사관도 동포 200여명이 모여 TV로 경기장면을 지켜봤다.
오사카 한인들도 공원으로, 식당으로 한국의 승리를 지켜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이번 한국팀의 경기를 방영하기 위해 대형 TV가 설치된 한인타운 내 이오키모리공원에는 500여명이 운집해 태극기를 휘두르며 "대한민국"을 연호했다.
그러나 이처럼 열띤 응원을 펼치던 일본의 붉은악마는 경기종료 휘슬이 울리자 마침내 통한의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안정환의 실축에도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전후반을 응원했지만 이탈리아의 전반 선제골을 만회하지 못하고 경기가 종료되자 응원단은 끝내 울음바다가 됐다. 무너지는 가슴을 주체하지 못해 바닥에 대자로 눕기도 했다.
한편 이에 앞서 치러진 경기에서 터키에 패배, 16강에서 걸음을 멈춘 공동개최국 일본도 한국의 석패에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했다. 일본인들은 붉은옷을 입고 있는 이에게 다가가 "아시아의 8강 보루인 한국이 져서 아쉽다" "잘 싸웠다. 다음 월드컵 때는 공동으로 8강에 나가자"며 위로했다.
8강의 꿈은 아쉬움을 남긴 채 날아가 버렸다. 하지만 월드컵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도쿄=조XX"
어처구니 없는 철저한 작문이었다.
스포츠서울도 19일자 36판 39면에 실린 '8강진출 이모저모'라는 제목의 월드컵 관련 스케치 기사중에서 작문성 실수를 범했다.
"응원단은 안정환이 전반 시작 5분께 이탈리아 크리스티안 파누치가 설기현을 잡아채 얻은 페널티킥을 실축하자 아쉬움의 탄성을 내지르면서도 "괜찮아! 괜찮아!"를 연호하며 위로하기도. 한편으로 우리 팀 공격이 여러 번 아슬아슬하게 빗나가자 아쉬움의 탄성을 질렀다.
그러다가 후반 43분 설기현의 기적같은 동점골이 터지자 열광의 정도는 극에 달했다.
결국 한국이 연장전 끝에 2-1로 패하자 허탈한 마음을 달래며 "그래도 잘했다. 세계 최강과 그 정도로 싸웠으면 대단한 것 아니냐?"고 서로 위로하기도."
***"차라리 소설사를 차려라"**
이같은 작문성 오보가 나가자 스포츠투데이 게시판에는 성난 네티즌들의 항의성 메일이 쇄도하고 있다.
"조기자님 소설 참 감동적으로 잘 쓰시는군요!! 기자는 글을 쓸 때 꾸며서 쓰면 안되니까, 이 기회에 그만 두시고 소설가 하시죠!! 그 정도 글 솜씨면 몇만부는 충분히 팔릴 거 같은디... 신문에서 한 글자라도 오자가 있으면 그 신문의 품위는 추락한다고 봅니다. 근데 스투는...이해가 안가는군요...차라리 어제 경기 내용을 싣지를 말든가...(대부분의 조간신문처럼)"(아이디 '소설가')
"한번 의심은 끝이 없다. 신문을 정확성을 생명으로 삼는다. 근데, 스투는 신문의 가장 중요한 정확성을 결여한 신문이 되었기에, 많은 독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게 될 것이다. 또한 이제부터 어떠한 특종이 나오더라도 의심을 하게 될 것이다. 모든 사람이 다 아는 사실도 오보를 내는 것으로 보아. 또한 일본 현지에서 솔직히 인터뷰를 했는지도 의심스럽다. 이 모든 것이 당신들의 사소한 실수로 벌어진 일이다. 떠나~라...신문시장에서"(아이디 '오늘만 독자')
"오보도 오보 나름이지...어떻게 그런 기사가 통과해서 인쇄되는지...신문사 때려치우고 소설 찍어내는 출판사나 해라..그리고 밤새토록 좋은 기분, 이 기사 땜에 망쳤다.
난 무슨 소린가 해서 보고 보고 또 봐도 이상했는데...축구 전반전만 보고 대충 기사 만들어 보냈지?
이오키모리 공원에 사람이 모였던 것까지 의심스럽다. 조XX인가 뭔가 하는 그 사람...조용히 집에 보내라...실수할 게 따로 있지.
그래 놓고도 뻔뻔스럽게 사과 한마디 없고...홈피 메인화면에도 뻔뻔스럽고...내가 사장 같으면 방송3사에 사과 방송내겠다...위기에 대처도 못하는 것들이...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요번달 구독료 받으려 올 때 단체로 이렇게 한마디씩 해줍시다. "내일부터는 넣지 마세요..."(아이디 '스투사장XXX')
"신문은 사실을 바로 전달해야 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과거 군사독재의 잔재가 남아있는 건가?
윤전기를 돌리기 전에 검토를 한 데스크와 기사를 발송한 기자등...거짓과 짐작으로 작성한 소설을 기사로 실은 신문은 폐간을 해야 한다. 지금까지 이런 말도 안되는 기사로 한사람의 인생을 망쳐놓기도 하는 기사가 있었지 않을까 미루어 짐작이 된다.
심각하게 생각해보라 폐간을. 독자들은 분연히 일어나 안티 스포츠투데이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아이디 '김기엽')
스포츠투데이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제작과 배달시간이 촉박해 연장전까지 다 보지 못하고 1대 0으로 진 전반전의 분위기로 기사를 작성, 일부 지방에 배포된 것 같다"면서 "내일 공식적으로 사과문을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포츠투데이 '제2의 작문'**
더욱 네티즌들을 분노케 한 것은 사고를 친 스포츠투데이의 반응이다.
스포츠서울은 즉각 '사과의 말씀' 형식으로 자신의 잘못을 시인했다.
"스포츠서울 독자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
스포츠서울은 6월19일자(50판) 39면 '8강진출 이모저모' 제하의 기사에서 '한국이 2-1로 패하자..'라는 잘못된 내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입이 열개라도 변명의 여지가 없는 스포츠서울의 제작사고입니다.
한국이 18일 이탈리아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하자 촉박한 마감시간에 쫓겨 신문제작을 서두르다보니 이런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다시한번 스포츠서울을 아껴주신 독자여러분께 사과드리며, 앞으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신문제작에 만전을 기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그러나 스포츠투데이의 대응은 달랐다.
스포츠투데이는 오보에 대한 사고를 싣는 대신, 문제의 도쿄발 기사를 재빨리 다음과 같이 바꿔 게재했다.
"일본의 심장부에 태극기가 꽂혔다.
한국 월드컵 대표팀이 18일 이탈리아마저 꺾으며 8강 진출이 확정되자 도쿄는 "4강 가자" "우승! 대한민국!"이란 구호가 일본을 점령했다. 연장전 안정환의 골든골이 작렬하자 교민들은 얼싸안고 울부짖었다.
지난 14일 16강 진출로 사기충천한 교포, 학생들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대대적인 응원을 준비했다. 사상 최초의 16강에 이어 8강신화를 지켜보기 위해 단체응원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모습이었다.
한국응원의 메카로 자리잡은 식당 '대사관'과 인근 한인식당은 8강 진출을 염원하는 교포,유학생들이 경기시작 2시간 전부터 들어찼다.
"4강 가자" "우승! 대한민국!"이란 구호가 빗속을 뚫고 각지에서 메아리쳤다. 오사카 한인들도 공원으로, 식당으로 한국의 승리를 지켜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이번 한국팀의 경기를 방영하기 위해 대형 TV가 설치된 한인타운 내 이오키모리공원에는 500여명이 운집해 태극기를 휘두르며 "대한민국"을 연호했다.
안정환의 실축에도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전후반을 열심히 응원, 1분을 남겨뒀을 때도 힘찬 응원소리는 조금도 위축되지 않았던 붉은악마였다. 이처럼 열띤 응원을 펼치던 일본의 붉은악마는 한국의 골든골이 작렬하는 순간, 하나의 거대한 불길이 됐다. 기쁨에 겨워 거리로 몰려나온 수천명의 한국인들은 벽을 붙들고, 친구를 붙잡고 기쁨에 겨워 울음과 웃음이 섞인 함성을 토해냈다.
도쿄=조XX기자"
첫번째 오보기사의 "이탈리아에게 져서 통곡했다"는 식의 내용을 이번에는 "이겨서 기뻐 울부짖었다"는 식으로 바꿔 쓴 흔적이 역력한 글이었다. 이 기사 또한 작문 냄새가 역력했다.
스포츠투데이 등 일부 스포츠지에서 발생한 이번 사고는 한국언론의 부끄러운 위상을 또한차례 드러낸 초대형사고라는 점에서 두고두고 기록될 사건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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