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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트럼프에 "남북 경협 역할 떠맡을 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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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트럼프에 "남북 경협 역할 떠맡을 각오"

한미 정상통화…文대통령 '상응조치' 디딤돌 역할 자처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의제와 관련해 "남북 철도·도로 연결부터 남북 경제협력 사업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다면 그 역할을 떠맡을 각오가 돼 있고, 그것이 미국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견인하기 위한 상응 조치로서 한국의 역할을 활용해달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밤 10시부터 35분간 이뤄진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협조 방안을 중점적으로 협의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문 대통령이 성공적인 회담을 위한 미국의 '상응 조치'로서 자신의 역할을 활용해달라고 하면서 '남북 철도·도로 연결' 사업과 남북 경협 사업을 밝힌 것은 다가오는 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 적지 않은 힌트를 준다.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통해 오는 27일로 예정된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협조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청와대

우선 문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성과를 절실히 내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인 돌파구를 제공한다는 의미가 있다. 미국의 '상응 조치' 없이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견인하기 어려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대내외적으로 '제재 완화'를 해주기에 정치적 부담이 간다면, 문 대통령이라는 '완충 장치'를 두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둘째로 '상응 조치'의 내용 그 자체를 철도와 경제 협력이라고 명시한 점이 이례적이다. 앞서 남북은 2018년 12월 철도 착공식을 가졌으나, 실제로 착공에 들어가려면 유엔(UN) 대북 제재에서 예외를 인정받아야 한다. 철도 착공보다 더 큰 개념인 '남북 경협'이라는 말을 문 대통령이 '상응 조치'로 언급한 것도 이전보다 더 적극적인 태도다.

남북 경협 사업의 첫 걸음으로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이 꼽힌다. 남북 정상은 9.19 공동 성명에서 두 사업에 대한 '우선 정상화'를 명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2019년 신년사에서 '조건과 대가 없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뜻을 밝힌 바 있다. 하노이 회담의 후속 조처로 이 두 사업이 재개된다면 청와대로서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높이 평가하는 한편, 오는 27일부터 1박 2일간 열리는 하노이 회담이 2018년 6월 싱가포르 회담의 합의를 기초로 "△완전한 비핵화 △한반도 평화체제 △북미관계 발전을 구체화시키는 중대한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 준비 현황과 미북 간 협의 동향을 문 대통령에게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상응 조치의 일환으로 제재 완화에 나를 활용하라'는 문 대통령의 제안에 즉답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 김의겸 대변인은 "두 정상은 이번 두 번째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구체적인 공조 방안에 대해 폭넓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했다"고만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하고, 앞으로 회담 결과를 공유하고 후속 조치 등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문 대통령과 긴밀히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하노이 회담을 마치는 대로 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회담 결과를 알려주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하노이 회담 결과를 문재인 대통령과 공유해야 하기에 직접 만나기를 고대한다"는 뜻도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의 요청으로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는 한미 정상회담도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관계에 대해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나, 우리 두사람은 아주 잘해오고 있으며 한미 관계도 어느 때보다 좋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과의 어려운 협상을 여기까지 이끌어 올 수 있었던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력과 확고한 의지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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