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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선, 'F-15K 로비' 시도 사실 속속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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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선, 'F-15K 로비' 시도 사실 속속 드러나

"김 대통령, 재가 늦춰야 한다"는 여론 확산

최규선씨가 미국 보잉사를 대신해 차기전투기(FX) 구입 로비를 벌였다는 사실이 새로 드러나면서 F-15K 선정을 둘러싼 의혹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최규선씨가 FX 사업 로비를 위해 김동신 국방부 장관과 수 차례 접촉했던 사실은 이미 드러났다. 이번에 새로 드러난 사실은 최씨가 스티븐 솔라즈 전 미국 하원의원을 만나 우리나라 정부를 상대로 미국 보잉사의 F-15K 구매 로비를 해달라는 부탁을 했다는 것이다.

솔라즈 전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과 '20년 지기'로서 1998년 대통령 취임식에도 참석하는 등 현 정부 출범 이후 여러 분야에서 로비스트로 활동해 왔다. 솔라즈 전 의원은 최근 타이거풀스 사업허가와 현대 아산의 금강산 프로젝트(호텔과 카지노) 등의 로비스트로도 활동해온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최씨가 솔라즈 전 의원에게 접근한 것은 그가 청와대를 상대로 직접 로비를 담당할 적임자로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솔라즈, "최규선이 F15 로비 부탁한 것은 사실"**

솔라즈 전의원은 9일(현지시간) 미국 현지에서 국내 언론들과의 전화인터뷰에서 "5년전 대선 무렵부터 최씨가 '김대중 후보를 위해 일하고 있다'며 직접 나를 찾아와 알게 됐다"며 최씨와의 관계를 밝혔다.

그는 "최씨가 '한국 정부가 보잉의 F15 전투기를 확신하고 구입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다"면서 "이런 제안을 직접 만나서도 했고 이메일로도 했다"고 최씨의 대정부 로비 부탁을 밝혔다. 그는 "그 시기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으나 8개월~2년 전쯤이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솔라즈 전 의원은 그러나 "내가 맡을 역할이나 대가 등에 대해 명확한 답을 얻지 못해 실제로 착수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로비 시도는 있었으나 '실패한 로비'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미국 보잉사는 "우리는 어떤 로비스트도 고용한 적이 없다"며 "최규선이라는 이름도 최근 언론을 통해 처음 알게 됐다"고 로비 시도 자체를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그러나 보잉사 국내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한국지사에서는 어떤 로비도 시도하지 않았으나 미국 본사 고위층에서는 로비를 했는지는 모르겠다"고 미묘한 답변을 했다.

그러나 최씨가 F15 관련 로비를 위해 지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바쁘게 움직였다는 사실은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그런 대표적 예가 현재 수감중인 김은성 전 국정원 2차장이 지난달 23일 재판부에 제출한 탄원서에서 주장한 최규선의 무기구입 로비 의혹이다.

그는"작년에 최씨가 무기구입 사업에도 관여해 (내가) 강력히 견제했더니 홍걸씨와 최씨가 청와대와 검찰을 시켜 나를 뒷조사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차장의 이같은 주장은 당시가 FX 선정을 둘러싸고 미국 보잉사와 프랑스 라팔간의 경합이 치열했던 시기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씨가 미국 보잉사 로비를 하고 있었다는 증언으로 해석가능하다.

***권노갑·김홍걸이 최규선 로비의 백그라운드?**

무기업계에서는 최규선씨가 이처럼 FX사업에 뛰어들 수 있었던 배경을 그와 권노갑 전 고문, 김홍걸씨와의 관계에서 찾고 있다.

최씨는 1999년말부터 2000년 4월까지 권노갑 의원의 보좌관을 지냈다. 권노갑 의원은 당시 국회 국방위 소속이었다. 최씨는 이 기간 중에 당시 민주당의 안보자문위원이었다가 훗날 국방장관이 된 김동신씨와 여러 차례 접촉했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최규선씨는 민주당 권노갑 전 최고위원의 보좌관시절이던 2000년 당시 민주당의 안보자문위원이던 김동신 국방장관과 몇 차례 만났던 것으로 밝혀졌다. 최씨는 또 국방장관 취임 후인 지난해에도 장관 공관에서 김 장관과 만난 사실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 국방장관은 검찰 조사결과 이같은 사실이 밝혀지자 지난달 15일 국회 국방위에 출석해 최씨와 만난 사실을 시인했다. 그는 "본인은 장관 취임 이전에 민주당 21세기 국정자문위원으로 있을 때 최씨와 2,3차례 만난 바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또 "최씨는 같은 고향 출신으로 장관 취임 뒤인 지난해 4월께 장관 공관에서 저녁식사를 함께 한 적이 있다"며 "당시 저녁식사에는 같은 고향 출신 후배장교가 함께 배석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광주 출신이고, 최규선 대표는 나주 출신이다.

김 장관은 그러나 로비 의혹과 관련해선 "업무상의 목적은 전혀 없었으며 단순한 친분관계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김대통령 3남 김홍걸씨와는 장관 취임 이전은 물론 취임 후에도 만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국방장관이 당시 낭인생활을 하던 일개 기업인과 공관에서 만난 사실은 여러 모로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게 지배적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로비에 여러 분야에서 최규선의 얼굴마담 역할을 해온 김홍걸씨가 연루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김홍걸씨는 미국 체류기간중 무기거래상 조풍언씨로부터 직간접적 지원을 받아왔다는 의혹이 야권에서 부단히 제기돼 왔었기 때문이다. 조풍언씨는 김대통령의 일산 자택 매입, 대우그룹의 아도니스 골프장 저가 매입 등 여러 의혹에 휘말려온 인물이다.

***최규선 소개로 권 전 고문 아들 GE사에 취직?**

일각에서는 미국 보잉사 로비에 최규선외에 권노갑 전 고문이 깊숙이 개입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FX사업이 본격 착수될 예정이던 2000년 당시 국회 국방위 소속 모 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한 인사는 "여권 실세 모 인사의 아들이 보잉사 장학금으로 미국에 유학을 갔다는 얘기를 군 정보요원으로부터 직접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최씨 자신도 지난달 8~9일 본지 기자에게 "이 인사의 아들을 (FX사업과 관련된) 미국 기업에 취직시켜줬다"고 주장한 바 있다.

문제의 고위인사는 권노갑 전 고문으로 확인됐다. 권 전 고문의 아들은 현재 제너럴 일렉트릭(GE)의 미국본사에 취직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GE는 한국 차세대 전투기로 결정된 보잉사 F-15K에 장착하기로 한 엔진 제작생산업체이다. 무기업계에서는 당시 권 전 고문 아들의 취직에 최규선이 개입했다는 이야기도 나돌고 있다.

이같은 FX관련 로비 의혹이 계속 제기됨에 따라 F-15K 선정 자체를 원점부터 다시 재검토해야 하며, 이같은 재검토 작업이 끝날 때까지 김대중 대통령은 재가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시민단체들 사이에서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FX사업은 지난달 한·미관계 등을 고려한 심사과정으로 F-15K를 선정, 시민단체 등의 반발을 사왔다. 내달 청와대 재가 및 정식계약을 앞두고 여론의 반발을 의식한 국방부에서 정부 예산은 4조2백95억원 규모이나, 보잉사 제시 가격은 5조8천억원이라는 점을 들어 가격인하 등을 위한 추가협상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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