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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북미회담 잘되고 있다…한미 정상 곧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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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북미회담 잘되고 있다…한미 정상 곧 논의"

"한국 정부 입장은 '스몰딜' 아냐"…비건 "유익한 기회였다"

지난 6~8일 북한을 방문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서울에서 청와대 및 여야 관계자들과 만나 밝힌 내용에 대해, 청와대가 10일 "큰 방향에서 북미회담이 잘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비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을 떠나 미국으로 돌아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0일 오후 브리핑에서 "비건 대표를 면담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큰 방향에서 북미회담이 잘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며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밝혔다. 비건 대표와 정 실장은 전날인 9일 오후 4시경부터 약 50분 간 면담했다.

김 대변인은 한미 공조와 관련, 전날 회동을 가진 비건 대표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간의 채널 외에도 "강경화 외교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조만간 장관급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며 "한미 간 정상 차원애서도 논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한미(정상) 간에는 직접 만나기보다는 통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부연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비건 대표는 정 실장과의 면담에서 "평양에서 환대를 받았다"며 "이번 북미 간 실무협상은 '뭘 주고 뭘 받을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협상'이라기보다는 북한과 미국의 구체적 입장, (즉) 서로가 뭘 요구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빠짐없이 터놓고 이야기하는 유익한 기회였다"고 말했다고 한다.

비건 대표는 "이후 협상은 2월 17일에 시작되는 주(2월 3주)에 아시아 제3국에서 이어갈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3국'이란 대화 당사자인 북한과 미국 외의 나라를 뜻하며,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인 베트남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김 대변인은 "미국과 한국의 입장이, 비핵화를 풀어가는 방식에 있어서 차이가 없음을 확인했다"며 "비건 대표가 '우리는 (책의) 같은 페이지를 펴고 있다(we're on the same page)'고 표현했다. 앞으로도 긴밀한 한미 공조는 이어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비핵화를 풀어가는 방식'이 북한 핵의 폐기가 아닌 '동결' 수준에 그치는 일명 '스몰 딜(small deal)'이냐, 북핵 폐기와 평화체제 수립까지를 포함한 '빅 딜'이냐 묻는 질문이 나오자 한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 정부 입장은 '스몰 딜'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비건 대표는 전날 이도훈 본부장, 강경화 장관, 정의용 실장과 연쇄적으로 만난 후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 여야 국회의원들과도 면담을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야당 의원들이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거나 핵폐기가 아닌 동결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우려를 전달한 데 대해 "그런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북한이 상황에 따라 접근하고 있으며, 미국은 한국민의 입장에서 대북 협상에 응하고 있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대표는 여야 의원들에게 "북한 측이 예전과 비교해 적극적으로 나섰다"며 북미 간 회담 경과에 대해 한국 국회의 이해와 협조를 구했다. 비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자신의 이번 방북이 "협상이 아니었다(not negotiation)"라고 표현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는 정의용 실장과의 면담에서 말한 "뭘 주고받을지 알아보는 협상이라기보다 서로의 구체적 요구를 터놓고 얘기하는 기회"라는 내용과 일맥상통하는 말로 풀이된다.

한편 한국 국회는 이날 문희상 의장과 이해찬 민주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등 의원외교 방미단이 오는 17일까지 미국을 찾아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등을 만난다고 밝혔다. 단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방미 일정을 취소했고,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다음날인 11일 별도로 출국해 문 의장 일행과 합류했다가 다시 별도로 미 조야에 한국 보수세력의 의견을 전하는 한국당 자체 일정을 펼칠 계획이어서 방미 기회에 여야 간 정치협상 등이 진행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북미회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효적인 비핵화의 큰 그림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핵 폐기가 아닌 핵 동결 회담이 되면 안 된다"며 "종전선언은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수립을 전제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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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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