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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김정은 '평화의 상징' 하노이서 2차 핵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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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김정은 '평화의 상징' 하노이서 2차 핵담판

평양 실무회담 끝내고 이제 베트남으로…"회담 생산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는 27~28일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갖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 시각) 본인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은 2월 27~28일 베트남의 하노이에서 열릴 예정이다"라며 "나는 평화의 진전을 위해 김정은과 만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나의 대표(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생산적인 만남을 끝내고 북한을 떠났다"며 "그는 김정은과의 두 번째 정상회담 시간 및 장소에 대해 (북한과)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김정은의 리더십 아래 북한은 위대한 경제 강국이 될 것이다. 그는 몇몇 사람들을 놀라게 할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놀랍지 않다. 왜냐하면 나는 그에 대해 잘 알고 그가 얼마나 능력이 뛰어난지 충분히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구체적인 도시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현지 시각) 미 연방의회에서 열린 국정연설에서 회담 일자와 함께 베트남을 회담 장소를 공개했지만 구체적인 도시는 언급하지 않았다.

베트남 다낭이 보안이나 경호 측면에서 하노이보다 더 유리하기 때문에 회담 개최지로 유력하다는 관측이 다수 제기됐으나 하노이가 개최지로 확정되면서, 북미 양측 모두 평화의 새로운 국면을 연다는 차원에서의 회담 의미나 상징성을 중시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미국의 경우 베트남과 10여년 동안이나 전쟁을 벌였지만 이후 지난 2000년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이 베트남에 방문하면서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튼 바 있다. 이같은 역사를 가진 베트남의 수도에서 미국의 대통령이 베트남보다 훨씬 더 오랜 기간 동안 미국의 적국이었던 북한의 최고지도자를 만난다는 것은 역사의 한 페이지를 넘기는 장면으로 기록될 수 있다.

북한의 경우 지난 1958년 김일성이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 적이 있어 이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하노이행이 내부 정치적으로도 적잖은 상징적 의미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이번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김정은 위원장의 베트남 국빈 방문이 추진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의 국빈 방문 때문에 하노이가 최종 회담 장소로 낙점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국무부 "비건-김혁철, 또 만날 것"

지난 6~8일 직접 평양에 방문해 북한과 정상회담 관련 실무협상을 벌였던 비건 특별대표는 8일 저녁 오산에 위치한 미 공군기지로 돌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김정은 위원장과의 두 번째 만남에 기대감을 표하며 "북한은 위대한 경제 강국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대목과 맞물려, 비건 대표의 평양 실무회담은 일정한 성과와 진전을 낸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미 국무부는 8일(현지 시각) 성명을 통해 비건 대표가 김혁철 대미특별대표와 함께 완전한 비핵화, 북미 관계 개선, 한반도 평화구축 등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의 합의 사항과 관련한 진전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국무부는 비건 대표가 평양 방문 기간 동안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국무부는 "비건 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가 2차 정상회담에 앞서 다시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비건-김혁철 회담이 언제, 어디서 열릴 것인지에 대해 밝히지 않았지만, 비핵화 실행조치와 상응 조치의 범위가 폭넓어 북미 정상회담까지 남은 시간 동안 북미가 다시 한 번 최종 조율 작업을 거칠 전망이다.

북미 양측이 지난해 1차 정상회담 때도 회담 직전까지 만나 실무협상을 벌인 만큼, 이번에도 양측의 공동선언문 등의 내용을 놓고 막판까지 줄다리기를 벌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비건 특별대표는 오산 도착 다음날인 9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만나 북한과 협상 결과를 설명했다. 그는 "(북한과 협상이) 어디로 갈지 우리도 모르지만, 우리는 지금 북한과 협상 중이며 우리의 논의는 생산적이었다"고 말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우리는 북한과 어려운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도 "(북미) 양측 모두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자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 하노이를 회담 장소로 언급한 사실을 상기하며 "대통령은 다음 단계 조치를 취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난 비건 대표는 북한에서 생산적인 대화를 나누고 왔다며 "(현재가) 김정은 위원장과 두 번째 정상회담에 앞서 특히 건설적인 지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상회담 장소를 제공한 베트남 정부에 감사한다는 뜻을 표하며 "이달 말에 또 다른 생산적인 만남이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이도훈 본부장과 면담을 통해 북한과 협상 결과를 공유하고 앞으로의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어 이들은 현재 방한 중인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과 오찬을 겸한 한미일 북핵 협상 수석대표 협의를 가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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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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