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공 행위를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
부시의 이같은 행위는 앞으로 팔레스타인 사태를 한층 폭력적 상황으로 몰아넣을 것이라는 점에서 국제평화를 크게 위협하는 행위로 UN 등 국제사회로부터 맹비난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시는 이스라엘이 미국 군수산업의 최대 수요자이자 유대자본이 금융 등 미국 핵심사업의 리더라는 점을 의식한듯 일방적 친이스라엘 정책을 고수하고 있어 팔레스타인의 앞날을 한층 어둡게 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공은 정당한 자위권 행사"**
고향인 텍사스주 크로포드 목장에서 부활절 휴가를 보내고 있는 부시 미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청사를 무력점거한 다음날인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아랍권 지도자들과 전화회동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이스라엘의 자위권 필요성을 전적으로 이해하며 나는 이스라엘의 권리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반면에 팔레스타인에 대해선 "아라파트 의장은 지금보다 많은 것을 행동에 옮겨야 한다"며 아라파트 수반에게 자살폭탄 공격 중지와 테러세력 분쇄를 위한 강력한 조치를 촉구했다.
부시는 취임후 지금까지 샤론 총리와는 4차례 직접 정상회담을 갖고 수시로 전화통화를 하고 있으나, 아라파트 수반과는 단 한차례 면담이나 전화통화도 한 적이 없다. 이에 살롱닷컴 등 미국언론들은 "부시야말로 샤론총리의 최대 후견인"이라는 비판적 기사를 연일 쓰고 있기도 하다.
부시 발언에 앞서 29일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도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강력 옹호한다"면서 "그러나 샤론 이스라엘 총리로부터 아라파트 수반의 신변이 이상이 없을 것임을 다짐 받았다"고 말했다. 파월 장관은 이어 "이스라엘은 아라파트 수반을 해치거나 죽이려는 게 아니라 그를 고립시키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무력침공에 대해 이스라엘과 미국과 사전협의했음을 강력히 시사하는 발언이었다.
***"이스라엘과의 성전을 벌이자"**
부시 미 정부의 노골적 친이스라엘 정책은 아랍권, 더 나아가 국제사회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이집트 카이로에 위치한 아랍연맹(AL)의 무하마드 소바이흐 팔레스타인대표는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대통령과 알리 압둘라 예멘대통령이 이스라엘의 무력공격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특별 아랍정상회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슬람회의기구(OIC)의장인 셰이크 하마드 빈 할리파 알 타니 카타르국왕은 "미국이 즉각 이스라엘의 침공을 중지시킬 것"을 요구했다.
요르단의 마르완 모아셰르 외무장관은 지난달 31일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인 5개국 대사를 불러 아라파트 수반이 포위공격을 당하고 있는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에 국제감시단을 파견해줄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이스라엘 대사를 불러 포위공격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보복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이같은 아랍권 정부들의 외교공세와 별도로, 아랍권 전역에서는 이스라엘과의 성전(聖戰)을 촉구하는 대규모 반미시위가 연일 벌어지고 있다.
이집트 학생 수만명은 "아랍군대는 어디 있는가"라는 슬로건 아래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고, 요르단 레바논 모리타니 오만 수단에서도 성전을 촉구하는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앞서 UN은 이스라엘에 대해 즉각 팔레스타인 침공을 중단하고 철수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한편 외교전문가들은 미국의 승인아래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공이 강행됨에 따라 당초 부시대통령이 의도했던 '악의 축' 세력 타도 1차 공세, 즉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공격이 불가피하게 당초 예정보다 크게 늦추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팔레스타인 사태가 극한대립 상태로 치닫고 있는 현상황에서 미국이 이라크 침공을 강행할 경우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과 아랍권의 강한 저항에 직면,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말해 부시의 좌충우돌식 외교는 미국의 고립과 영향력 감소를 자초하고 있다는 게 국제사회의 냉랭한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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