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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과 벤처 '부패 커넥션'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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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과 벤처 '부패 커넥션' 드러나

검찰, 산은 벤처 투자비리 집중 수사

올해초 두 차례나 법원에서 영장이 기각돼 검찰 심기를 불편하게 했던 산업은행 이사인 박순화(55) 국제협력본부장이 마침내 검찰의 법망에 걸려들었다.

검찰은 박 이사를 구속하는 과정에 박 이사를 포함한 산업은행 임직원들이 벤처기업 장미디어로부터 10억원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잡아 수사중이며, 다른 벤처기업에 대해서도 산은과의 대출관련 비리를 추적중이다.

벤처업계와 금융계는 법원이 올 들어 박 이사에 대한 영장을 두 차례나 기각한 데 대해 검찰이 격노해 산은과 벤처업계간 부패 커넥션을 집중수사하고 있으며 그 결과 더 많은 부패 사례가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긴장감속에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산은은 현재 이 사건을 '개인 비리'로 폄하하고 있으나, 국책은행인 산은의 임직원들이 상당수 연루된 대목은 산은의 대외신인도, 더 나아가 모처럼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국가의 대외신인도에도 적잖이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산은 임직원 3명 10억원대 뇌물 수수**

서울지검 특수3부(서우정 부장검사)는 28일 인터넷 보안업체 장미디어인터렉티브 대표 장민근(34)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뇌물) 혐의로 구속했다. 장씨는 투자유치 사례비로 산은 간부들에게 10억6천7백40만원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장씨로부터 4천만원을 받은 박순화 산은 이사도 구속했다. 박 이사는 장미디어로부터 4천만원, 벤처기업 A사와 B사로부터 각각 1천만원 등 3개 기업으로부터 모두 6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이사는 지난 1월 윤태식게이트로 유명한 패스21에 기술을 전수한 B사에 투자한 대가로 부하직원이 받은 뇌물중 1천만원을 상납받은 혐의로, 지난 2월에는 또다른 벤처기업 A사에 투자한 대가로 1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두 차례 검찰에 의해 영장이 청구됐으나 법원은 두차례 모두 기각했었다.

검찰에 따르면, 장씨는 지난 99년 6월부터 작년 4월까지 3차례에 걸쳐 산은으로부터 15억9천6백만원을 투자받으면서 산은 벤처담당 김형진(구속) 과장에게 장미디어 주식 1천주와 수표 6억5천만원, 현금 5천만원 등 7억1천440만원을 제공한 혐의다.

장씨는 산은 벤처지원팀장 강성삼(구속)씨에게 주식 1천주를 판 돈과 현금 등 3억1천3백만원을 강씨의 차명계좌에 입금시킨 혐의도 받고 있다.

한편 산은은 박 이사 구속사태와 관련, 장미디어 주식을 지난해말까지 전량 처분해 3백억원의 평가차익을 올렸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비리는 직원들 몇몇의 개인비리이지, 은행 입장에서는 투자를 통해 오히려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는 해명이다.

산은은 99년 6월 액면가의 2배(1만원)로 4억원을 초기투자하고 99년 12월14일 장미디어가 코스닥에 등록한 뒤 2000년 5월 9억3천8백만원(35배), 2001년 4월 2억5천7백만원(17배)을 유상증자로 참여했다. 장미디어는 상장직후 20일이상 상한가 행진을 거듭해 액면가 5백원짜리 주식이 10만원선까지 올랐었다.

그러나 산은 해명을 접한 한 금융계 관계자는 "산은이 거액의 투자수익을 올렸다는 것은 반대로 소액투자가든 누군가 그만큼 손실을 보았다는 얘기가 된다"며 "산은은 해명에 앞서 반성부터 해야 마땅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검찰, 산은외 정ㆍ관계 로비 여부도 수사중**

검찰은 장미디어 로비대상이 단순히 산은에 그치지 않았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장미디어가 지난해 주식 잉여금이 2백억원인 반면, 영업실적이 극히 미미하고 유ㆍ무상 증자가 13차례나 시행된 점에 비춰 실제 생산 또는 영업보다는 주식공모에 의해 외형을 부풀려온 기업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장씨가 전반적인 코스닥 주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유독 장미디어 주가가 지난해 1월초 대비 4백97% 나 이상급등한 당시에 보유주식 25만주이상을 처분한 사실을 확인, 주가조작 개입 여부를 캐고 있다. 장 사장은 현재 장미디어 지분을 17.6% 보유하고 있는 1대주주다.

검찰은 또 장씨가 99년 12월 장미디어를 코스닥에 등록할 당시 매출ㆍ매입에 근거한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하는 등 방법으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단서를 포착했다. 이에 따라 산은 간부외에도 장씨가 정ㆍ관계 인사들에게 금품 로비를 벌인 정황에 대해서도 수사중이다.

검찰은 장미디어와는 별개로 28일 비메모리 반도체 설계회사인 아라리온의 정모 대표도 소환해 산은의 투자유치건과 관련해 수사중이다.

검찰은 아라리온이 98년 산은으로부터 15억6천만원의 투자를 받을 당시 산은의 박순화 이사에게 뇌물을 전달했는지 여부에 대해 사실여부를 확인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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