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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4대 영화 배급사ㆍ제작사 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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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검찰, 4대 영화 배급사ㆍ제작사 압수수색

<속보> 영화촌지 사건, '제2의 윤태식게이트'로 확대

서울지검 컴퓨터수사부(한봉조 부장검사)가 당초 1명의 검사가 담당하던 영화담당기자들의 촌지사건에 컴퓨터수사부 소속 검사 전원을 투입하는 등 수사를 크게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또한 우리나라 양대 영화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와 시네마서비스, 제작사인 명필름, 투자배급사인 튜브엔터테인먼트 등 4대 메이저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 회사 주요서류를 증거로 확보했다.

검찰 주위에서는 스포츠지 영화담당기자들이 조직적으로 촌지 차원을 넘어선 거액을 받아온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번 사건이 '제2의 윤태식 게이트'로 발전할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편법 증여 및 축재 혐의로 조사중인 CJ엔터테인먼트가 검찰의 수사대상에 포함된 대목과, 이회창 한나라당총재의 아들 연루설이 나돌아 금감원이 내사중인 근화제약 주가조작 사건에 튜브엔터테인먼트 계열사 튜브인베스트먼트가 포함된 대목을 중시하며 사태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언론계 비리 차원을 넘어선 매머드 핵폭탄으로 발전할 소지도 큰 사안인 셈이다.

***이번 사건은 '제2의 윤태식 게이트'**

서울지검 컴퓨터수사부는 지난달 27일 CJ엔터테인먼트와 튜브엔터테인먼트 두 곳의 투자배급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관련 서류 일체를 압수한 데 이어 28일부터는 회사간부들을 차례로 소환해 조사했다. 이어 지난 7일에는 제작사인 명필름과 배급업체인 시네마서비스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했다.

검찰은 당초 이번 사건에 대해 출입기자단에게 정식 수사결과를 발표할 때까지 엠바고를 걸어줄 것을 요청했다. 기자들이 수사대상으로 포함된 사안의 민감성 때문이다. 이에 기자단은 회의를 열고 엠바고 수용 여부를 토론에 붙였으나, 두 신문사가 반대해 엠바고를 거는 데 실패했고 그때부터 일부 내용이 기사화되기 시작했다.

한 검찰 출입기자에 따르면, 이번 수사의 발단은 인터넷 성인방송국들의 불법영업에 대해 수사를 벌이던 서울지검 컴퓨터수사부가 대표적인 인터넷 성인방송인 '바나나 TV'로부터 2천만원대의 금품을 받고 선정성 기사를 써준 혐의를 잡고 스포츠투데이의 신모 기자를 소환해 구속하면서 비롯됐다.

***많게는 1인당 수천만원 받기도**

컴퓨터수사부는 수사 과정에 그로부터 스포츠지들의 영화홍보와 관련된 금품수수가 단순한 촌지가 아니라 스포츠신문사 영화담당기자들간의 담합에 따른 '조직적 부패'라는 자백을 받았다.

검찰은 지난달 27일 이 진술에 기초해 제일제당 계열사인 CJ엔터테인먼트와 튜브엔터테인먼트 두 곳의 투자배급사 사무실을 급습했다. 두 회사가 공동제작, 배급한 영화 '2009 로스트메모리즈'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스포츠지 영화담당기자들이 집단적으로 금품을 수수하고 홍보성 기사를 써준 혐의에 따른 수사였다.

압수한 자료들을 통해 금품수수 사실을 확인한 검찰은 일부 스포츠지 기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기 시작했으며, 이 과정에 명필름과 시네마서비스로부터도 금품을 수수했다는 자백을 얻어내 7일 이들 제작사 및 배급사를 급습하게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검찰의 수사확대 과정에 명단에 오른 8명의 기자들 가운데 스포츠조선에서 스포츠투데이로 자리를 옮긴 모 부국장은 긴급히 해외에 나가 도피성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으며, 최근 또다른 신문의 부장급 기자도 해외로 나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 주위에서는 현재까지 확인된 1인당 뇌물의 누적 액수가 많게는 수천만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단순 촌지 사건을 넘어서 '제2의 윤태식게이트'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공정위 조사와 맞물려 영화계는 초긴장**

검찰의 수사 확대를 지켜보는 영화계는 좌불안석이다.

이번 수사가 단순 촌지 사건이상으로 커질 경우 영화계의 오랜 문제점인 탈세, 제작비 유출 등 다양한 비리로 인해 '공멸'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이들은 검찰이 압수한 서류를 토대로 최근 2~3년간의 영화산업 호황으로 4천억원대의 투자자금이 충무로로 흘러들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영화계의 경영 및 수익분배문제로까지 수사가 확대될 경우 엄청난 파장이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탈세나 경영투명성 등에 대한 논란이 일어날 때마다 '아직 산업으로서의 파이가 크지 않았고 영화는 산업이기 전에 문화'라며 자정 노력을 소홀히 해온 영화계가 철퇴를 맞기 직전의 위기에 몰린 것이다.

영화계는 특히 이번 검찰 수사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영화계 불공정행위 조사와 맞물려 증폭되지 않을까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다. 공정거래위는 지난달 25일부터 오는 4월6일까지 대형 연예 매니지먼트사 40곳을 대상으로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전면적 실태조사에 들어갔다.

특히 공정거래위는 조사대상업체 중 CJ엔터테이먼트를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의 모기업인 제일제당 회장 이재현씨가 2년전 액면가 5000원에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CJ엔터테이먼트 주식 76억원어치를 구입해 올 2월초 코스닥 상장을 하면서 2만1천원대로 주가가 상승해 1천5백억원대의 시세차익을 낸 것이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조사결과에 따라선 공정위가 CJ건을 검찰에 고발할 수도 있으며, 따라서 검찰의 이번 CJ엔터테인먼트 수사는 앞날을 대비한 사전조사 성격도 내포하고 있다는 게 한 검찰 출입기자의 분석이다.

***'제2의 윤태식 게이트'인가, '판도라 상자'인가**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에 수사대상에 오른 튜브엔터테인먼트의 계열사가 튜브인베스트먼트라는 대목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튜브인베스트먼트는 근화제약 전환사체(CB)인수 건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문제기업이다. 특히 이 기업이 정치권 등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민주당과 금감원이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의 아들인 이정연씨의 연루의혹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진우 금감원 조사2국장은 당시 "근화제약 주가조작 의혹을 조사하고 있으며, 여기에 특정인(이정연씨)이 연루됐다는 비공식문건이 돌고 있어 사실여부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함께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그는 또 "튜브인베스트먼트 직원 김모씨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근화제약 주식으로 약 2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것을 적발해 지난해 검찰에 고발했다"며 "튜브의 대주주이자 근화제약 이사인 문모씨를 주식소유 변동 보고 위반혐의로 조사중"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전후상황을 고려할 때 검찰의 이번 영화계 수사는 상당한 파괴력을 지닌 정치ㆍ경제 사건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하겠다. 수사 진행상황에 따라 '제2의 윤태식 게이트'이상의 '판도라 상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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