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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한국당 조강특위, 김무성·친박 청산할까?

"공천 파동, 탄핵, 지방선거 참패 책임이 1기준"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위가 이른바 '인적 쇄신' 작업 결과 발표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열어 심사 기준 등을 일부 공개했다.

한국당 조강특위 외부 위원인 전주혜 변호사는 14일 오전 국회에서 간담회를 갖고 "심사 경과, 조강특위가 지향한 최종 결과물에 대해 설명드리겠다"며 "심사 기준은 언론에 공개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2가지 기준 가운데 첫 번째는 한국당이 이렇게 몰락하게 된 책임 소재"라고 말했다.

전 위원은 '몰락'에 대해 "우선 2016년 총선 공천 파동에 국민이 실망해서 결국 제1당 위치를 뺏기게 됐다. 공천 파동이 결국 한국당 몰락의 균열점이었다"며 "그 이후 이뤄진 국정농단, 탄핵, 당 분열 등의 부분도 아직 지지자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고 치유되지 않은 상처가 있어서 책임을 엄중하게 물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6.13 지방선거 참패 과정을 살펴봤고 그 과정의 책임 소재도 명확히 가리고자 했다"며 "그 기준에 있어서는 '누가 책임지는 자리에 있었는지'를 하나의 기준점으로 삼았다"고 했다.

전 위원은 '2가지 기준' 가운데 두 번째로 "야당 의원으로서의 전투력·경쟁력"을 꼽으며 "2016년 당시에는여당이었지만 지금은 야당이다. 야당 의원으로서 정부·여당을 견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능력이 따라야 함에도 부족하다는 국민의 질타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전제했다. 그는 "그 동안 기득권에 안주한 의원에 대한 정밀한 심사를 거쳤다"며 "당무감사, 여론조사, 언론 노출도, 본회의출석, 법안 대표발의, 국정감사 성과 등 여러 지표들을 참고한 결과, 강세 지역에서 안주한 다선 의원에 대해서는 좀더 엄정한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 위원이 제시한 '첫째' 기준과 관련해서는 김무성·홍준표 전 대표와 구 친박계 핵심 의원 몇몇을 사실상 청산 대상으로 지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전 대표의 경우 이른바 '옥새 파동'의 주역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김 전 대표 입장에서는 당시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공천 개입에 저항하는 의미에서 대표 직인 날인을 거부한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는 오히려 피해자라고도 볼 수도 있지만 유권자들에게는 이것이 '옥새 파동'으로 희화화되면서 당시 대표였던 본인과 당 이미지가 동반 하락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게다가 김 전 대표는 이미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해, 조강특위 입장에서는 당협위원장에서 탈락시키더라도 부담이 적다. 분당 사태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김 전 대표가 대표로 진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홍 전 대표는 "6.13 지방선거 참패 과정"에서 "책임지는 자리에 있었"던 대표적 인물이다. 홍 전 대표는 현역 국회의원이 아니고, 지방선거 후 대표직을 사퇴하면서 대구 북구을 당협위원장 자리에서도 물러나 조강특위가 홍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할 방법은 없다. 다만 홍 전 대표에 의해 당협위원장에 임명된 원내외 인사들을 쇄신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법으로 간접적으로 메시지를 전할 가능성은 있다.

국정농단·탄핵 사태 책임과 관련해서는 당시 권력 핵심부와 가까웠던 몇몇 친박계 의원들의 이름이 오르내리지만, 이들은 강력히 저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원내대표 경선 이후 친박계 일각에서는 인적 쇄신에 대해 "동력을 잃었다. 그 분들이 뭐라고 얘기한들 코웃음칠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김빼기에 나서기도 했었다.

한편 전 위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조만간 최종 결정이 이뤄지고 명단을 확정해 비대위에 제출한 이후, 10개 안팎의 지역에 대해 당협위원장 공개 오디션을 신청하게 할 것"이라고 말해 일순 주목을 끌었다. 현역 의원 가운데 교체 대상이 '10여 명'으로 거론되고 있었기 때문. 그러나 전 위원은 "이미 사고당이 17개"라며 "몇 명이 될 것인지, 누가 포함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아 말씀드리기 어렵다"고만 했다.

단 그는 "숫자보다 의미가 중요하다"며 " 단 1명이라도 10명 이상의 의미를 가진 분이 있을 수 있다. 양보다는 질이라는 측면에서 평가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힌트를 남겼다.

발표 시기에 대해 그는 "오늘 회의를 하니 오늘 결정될 수도 있고, 주말에 다시 모여 더 논의할 수도 있다"며 "오늘은 외부위원들끼리 모이는 것이고, 명단이 확정되면 조강특위 의결을 거쳐야 하니 (김용태 사무총장 주재 하에) 조강특위 전체회의가 한 번 열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만 했다.

그는 전날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조강특위 외부 위원들 주장이 강하지 않느냐"며 "조강특위 안이 부족하다 싶으면 보태고, 과하다 싶으면 위원들과 얘기를 해 보겠다"고 한 데 대해서는 "저희들은 그런 외부의 소리에 별로 귀기울이지 않고 있다. 저희에게 주어진 임무 역할을 차근차근 해나갈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조강특위가 제출한 명단이 비대위에서 추가되거나 빠질 경우 어떻게 하겠느냐'는 추가 질문에 "그런 것은 생각해보지 않았다. 비대위에서 저희 위원회 결과를 존중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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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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