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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당신 '두뇌'를 뺏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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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당신 '두뇌'를 뺏어간다

[아이에게 스크린 리터러시 교육을 ⑩] 스마트폰 이용시 '두뇌 유출' 현상 발생

스마트폰이 일반화되면서 누구나 스마트폰이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게 되었다. 외출할 때 어쩌다 스마트폰을 집에 놓고 나오면 허전해 하거나 불편을 느끼는 사람이 적지 않다. 공공장소 어디를 가나 스마트폰 이용자를 보게 된다.

스마트폰의 긍정적인 측면은 측정이 불가능할 정도로 크다. 4차 산업혁명이 가능하게끔 이끄는 인자가 스마트폰이라 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인한 연결과 정보 소통, 오락 기능이 주는 효과는 인류사에서 초유의 일이다. 스마트폰은 이처럼 밝은 면이 있기 때문에 그 어둠도 짙다.

스마트폰으로 인한 역기능 가운데 가장 심각한 것의 하나는 이 기계가 인간의 두뇌 기능 상당 부분을 대신함에 따라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실험 결과 스마트폰에 매우 의존적인 사람은 두뇌 기능이 심각하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밝혀졌다.

스마트폰으로 인한 인간의 인식능력의 저하가 너무 심각해서 '두뇌 유출(brain drain)'이라는 현상까지 초래한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주 –1>. 통상 두뇌 유출은 한 국가의 고급 인적 자원이 해외로 빠져나가거나 잘 활용되지 못하는 상태를 일컫는 말이다. 과학자들은 스마트폰이 사람의 두뇌 기능을 부분 대체하면서 기억력 등 중요 두뇌 능력이 감퇴하는 현상에 이 단어를 차용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사려 깊은 사람을 두뇌 활동을 별로 하지 않는 정신적 게으름뱅이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한 연구 결과를 보면,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보통 사람이나 본능 또는 감정에 기초해 행동하는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너무 자주 이용하고 의존함에 따르는 문제는 확연하다.

스마트폰은 단순히 기본 전환이나 오락용 기기가 아니다. 스마트폰은 전화번호 등 개인의 모든 정보를 담은 지식의 보고다. 스마트폰 이용자는 필연적으로 스마트폰에 과도하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

사람은 누구나 문제에 부딪혔을 때 논리적으로 또는 분석적으로 사고해야만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그런데 스마트폰은 이 같은 두뇌 활용 과정을 거치지 않게끔 이용자를 도와준다. 스마트폰의 과도한 이용이 지능 저하와 연관되는 배경이다. 엄밀히 말해 스마트폰이 지능 저하를 초래한다기보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뇌를 기존보다 덜 사용하면서 나타나는 부작용이 있다. 그 부작용의 하나는 수학 문제 풀이 능력 감퇴다.<주 –2>.

네게브의 벤-구리온 대학교 아비드 하다르 교수팀은 2017년 10월 스마트폰을 많이 이용하는 사람 16명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사람 35명을 대상으로 단순한 수학문제를 풀도록 했을 때 스마트폰 과다 이용자가 성적이 뒤쳐졌다고 발표했다. 또한 스마트폰 과다 이용자는 충동적이었고 사회생활이 원만치 못했다. 전전두엽 피질 활동 수준은 스마트폰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보다 덜 활발했다.

미국 텍사스 대학 아드리안 워드 교수팀은 스마트폰의 빈번한 이용이 두뇌 인식 작용의 저하를 가져오며, 특히 스마트폰이 주변에 있어 언제나 이용할 수 있다고 인식하기만 해도 주의력 집중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2017년 7월 미국소비자조사협회지에 게재했다<주 –3>.

연구팀은 스마트폰이 두뇌 인식 작용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 800명에게 스마트폰을 모두 끄게 한 뒤 세 그룹으로 나눠 서로 다른 지침을 받게 하고 그 결과를 컴퓨터로 측정했다. 세 그룹 가운데 △첫 번째 그룹은 스마트폰을 자신이 사용하는 컴퓨터 옆의 테이블 위에 놓도록 하고 △두 번째 그룹은 스마트폰을 자기 주머니나 주변의 다른 백안에 넣어 안보이도록 하게 만들고 △세 번째 그룹은 스마트폰을 다른 방에 놓도록 했다.

연구팀은 이어 이 세 그룹을 상대로 스마트폰과의 거리에 따른 인식 작용 차이를 측정하기 위해 두 가지 실험을 실시했다. 정신 집중과 새로운 정보 가공 및 저장 능력을 시험하는 WMC와 새로운 문제 해결을 위한 사고 능력을 측정하는 Gf 등 두 가지 실험이다.

그 결과 스마트폰이 주변에 있는 것만으로도 사람의 인식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방에 스마트폰을 놓았던 팀은 자기 주변에 스마트폰을 놓았던 팀보다 문제 해결 능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실험 참가자들 가운데 스마트폰을 다른 방에 놓은 그룹은 자신 주변 테이블 위에 스마트폰을 올려놓은 그룹에 비해 컴퓨터 실험 성적이 매우 좋았고, 주머니나 백에 넣은 놓은 그룹보다 조금 좋았다.

스마트폰이 인식 능력을 대신함에 따라 스마트폰 이용자는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 스마트폰의 이용 가능성이 클 수록 그 의존도가 커지면서 두뇌의 인식 작용 능력이 감소해 두뇌 유출 현상이 발생했다.

스마트폰이 지닌 부정적인 측면은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방식으로 극복될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자기 통제만이 그것을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예를 들어 자신의 주의력이나 인지 기능을 향상시키려면 스마트폰을 안 보이는데 놓아야 한다. 그래야 두뇌 기능을 강화하면서 두뇌 유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주 –4>.

<주 –1>
https://www.medicalnewstoday.com/articles/318166.php?utm_source=TrendMD&utm_medium=cpc&utm_campaign=Medical_News_Today_TrendMD_1
<주 –2>
https://www.psypost.org/2017/10/intensive-smartphone-use-may-harmful-cognitive-capabilities-study-suggests-49870
<주 –3>
https://www.businessinsider.com/smartphones-make-you-dumber-cognitive-capacity-study-2017-6
<주 –4>
https://www.psychologytoday.com/intl/blog/the-athletes-way/201706/are-smartphones-making-us-stup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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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우

전 한겨레 부국장, 전 한성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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