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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하루 TV 시청 적정 시간은?

[아이에게 스크린 리터러시 교육을 ⑥]

영유아 때 TV를 과도하게 시청할 경우 십대가 되면 그 후유증이 나쁜 식사 습관, 비만, 나쁜 행동 등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TV는 매체 특성 상 시청자가 활동 없이 앉은 자세로 스크린을 장시간 계속 바라보게 되는데 이의 부작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도 TV시청처럼 정적인 자세에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비슷한 피해가 발생한다.

많은 부모가 자녀의 TV 시청 시간을 제한하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각 가정에서 스크린으로 이용하는 전자 미디어 구입이 늘어나면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면 미국에서 어린이 3명 가운데 1명은 침실에 TV를 가지고 있으며 어린이 절반 정도는 매일 TV나 DVD를 두 시간 정도 시청하고 있다.

영유아들이 TV나 스마트폰과 같이 스크린을 이용하는 전자 기기를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그 빛과 음향 때문에 두뇌 발달에 지장이 생긴다는 증거가 속출하고 있다. 영상 미디어로 인한 부작용이 나이가 들어서도 심신의 피로를 풀기 위해 스포츠나 교제 등과 같은 활동을 하기 보다는 앉아서 하는 오락에 심취하는 경향을 심화시킨다는 것이다.

이상과 같은 영상 미디어의 폐해는 캐나다 몬트리얼 대학의 린다 파가니 심리교육학 교수 연구팀이 2000명의 캐나다 어린이를 상대로 21년간 연구한 결과를 2018년 2월 국제예방의학전문지에 공개하면서 알려졌다<주-1>.

연구팀은 1997~1998년 봄 사이에 태어난 남녀 어린이들이 생후 5개월이 지났을 때, 그리고 만 2살과 13살이 되었을 때 가정에서 TV를 시청하는 상태와 건강 상태를 조사했다. 그 연구 방법과 결과는 아래와 같다.

1997년과 1998년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 나오기 전이었다. 영유아의 TV 시청을 제한해야 한다는 과학적 연구 결과가 부모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다. 당시 부모들은 자녀들을 TV와 함께 키우다시피 했으며, 과도한 TV 시청이 어린이에게 해롭다는 인식도 없었다.

부모들은 자녀의 TV 시청 습관을 정기적으로 연구팀에 보고했고 자녀가 13살이 되었을 때 자녀의 식사 습관과 학교생활 상태도 보고했다. 그 결과 조사 대상 어린이들 대부분은 영유아 때 부모들의 무관심 속에 방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즉 부모들은 아이들을 달랠 목적으로 TV를 시청케 하거나, 부모 자신이 즐기는 프로그램을 시청할 때 아이들이 옆에서 시청하는 것을 방치했다.

부모들은 취학 전의 자녀들에게는 TV 시청을 오락이나 공부에의 보상으로 허락했다. 자녀가 자기 통제가 가능한 나이가 되었을 때는 부모의 적극적인 교육이 취해지지 않았다.

이들 조사 대상 어린이의 TV 시청 시간, 그리고 건강 상태 등을 조사한 결과는 충격적이다. 영유아 때의 부적절한 생활 습관이 성장 이후 비만이나 심장질환과 같은 건강 문제, 중등학교 1학년 정도가 되었을 때 학교성적 부진이나 적응력 지장을 초래했다. 하루 1~4시간 정도 TV를 시청한 어린이는 대체로 13살이 되었을 때 아침을 거르거나 비만이었으며, TV와 같은 스크린 미디어를 더 시청하면서 학교 활동을 적게 했다.

한편 2015년 영국에서 부모 20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도 충격적이다. 이들 부모의 4분의 3은 자녀의 취학 전 TV 시청을 제한하거나 모니터하지 않았다. 만화영화는 아이들이 꼭 시청해야 할 것으로 보고 하루 6시간 이상 시청토록 한 사례도 발견됐다.

약 80%의 부모는 TV를 아이들이 집에서 조용히 지내도록 하는데 이용했고, 60%는 가사 일을 할 때 자녀들의 오락용으로 활용했다. 50%는 아이들이 떼를 쓸 때 달래기 위해, 30%는 잠을 재울 때 TV를 이용했다. 20% 정도만이 아이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도록 했을 뿐이다.

TV를 과도하게 시청한 어린이가 성장한 이후 나타나는 폐해의 하나는 폭력성이다. 부모가 TV를 시청할 때 부모 주변에 있어 간접적으로 TV에 노출된 어린이도 공격성이 증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뉴욕 주립대학 제니퍼 만가넬로 조교수 연구팀이 1998~2000년 미국의 20개 거대 도시에서 태어난 만 세 살 어린이의 어머니 3128명을 대상으로 자녀의 TV 시청과 폭력적 행동에 대한 조사 연구 결과 밝혀졌다<주-2>.

이들 어머니 가운데 65%는 3살 자녀들이 하루 두 시간 이상 TV를 시청하고 있고, 부모가 TV를 보는 시간에도 곁에 있어 하루 평균 5.2시간을 TV 곁에서 보낸다고 답변했다. 여러 노출 환경 중 아이가 직접 하루 한 시간 이상 TV를 시청할 때의 공격성이 가장 강했다. 간접적으로 TV를 시청한 경우 아이의 공격성은 보다 약하게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TV는 다른 어떤 요인보다 어린이의 공격적 행동을 키우는 원인이었다.

미국소아과학회(AAP)는 어린이의 TV 시청과 관련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5년마다 권고 사항을 수정하고 있다. 2016년 10월에는 만 2~5세 아동의 TV 시청 허용 시간을 종래 2시간 이내에서 1시간 이내로 제한하라고 권고했다<주-3>. AAP는 TV, 영화, 뮤직 및 게임 비디오 등의 전자 미디어가 묘사하는 폭력에 노출되는 어린이나 청소년은 심신 건강에 피해를 입게 되어 공격적 행동, 폭력 무감각증, 악몽, 피해망상증 등에 시달리게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주-1>
https://www.yorkshirepost.co.uk/read-this/too-much-telly-at-age-two-makes-for-unhealthy-teenagers/

<주-2>
https://consumer.healthday.com/kids-health-information-23/child-development-news-124/tv-may-increase-aggression-in-toddlers-632720.html

<주-3>.
https://www.medicalnewstoday.com/articles/321016.php?utm_source=TrendMD&utm_medium=cpc&utm_campaign=Medical_News_Today_TrendMD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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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우

전 한겨레 부국장, 전 한성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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