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북한에 귤 200톤을 보낸다는 청와대 발표를 두고 잇달아 공세를 펴고 있다.
홍 전 대표는 11일 저녁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과거에도 북으로부터 칠보산 송이(버섯) 선물을 받은 일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답례로 선물을 보낸 일은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며 "이 정권의 속성상, 대북제제가 완강한 지금 그런 형식을 빌려 제제를 피해가려는 시도도 있을 수도 있다고 보는 것이 아마 상식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전 대표는 "DJ 시절에 청와대 고위층이 LA 친지를 1주일 정도 방문하면서 난 화분 2개만 가져 갔다고 청와대에서 발표했으나, 트렁크 40여 개를 가져간 사진이 들통나 우리가 그 트렁크 내용물이 무엇이냐고 아무리 추궁해도 답변 않고 얼버무린 일이 있었다"며 "의심받을 만한 위험한 불장난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했다.
홍 전 대표는 이에 앞서 "군 수송기로 북에 보냈다는 귤 상자 속에 귤만 들어 있다고 믿는 국민들이 과연 얼마나 되겠느냐"며 "이미 그들은 남북 정상회담의 대가로 수억 달러를 북에 송금한 전력도 있었다"고 음모론적 주장을 펴 논란을 일으켰다.
그의 주장에 대해서는 범(汎)보수층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바른미래당은 이종철 대변인 논평에서 정부의 귤 선물에 대해 "모쪼록 남북관계 발전에 좋은 '양념'이 되길 바란다"고 평가하고 "다만 의아하다. 왜 보내는 당일에야 국민이 알아야 하는가"라고 지적하면서도 "귤 선물을 두고 과도한 문제제기나 가짜뉴스 수준의 근거없는 의혹과 억측을 쏟아내는 행태는 저급하고 백해무익하다"고 홍 대표를 간접 겨냥했다.
김익환 바른미래당 부대변인은 나아가 "중국발 미세먼지가 시야를 흐리게 하고 홍 전 대표의 카더라 통신이 정신을 혼미하게 한다. 이래저래 국민들 마음은 답답하기만 하다"며 "귤 상자를 보낸다고 하니 과거 기득권 부패 정치인들이 사과 박스에 돈을 넣고 은밀한 거래를 했던 것처럼 검은 돈이라도 넣었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귤 상자에 사과라도 들어있다는 말인가?"라고 비꼬기도 했다.
정의당은 정호진 대변인 논평에서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고 했다.
홍 전 대표가 "과거에도 칠보산 송이를 받은 적이 있다"며 재차 페이스북에 글을 쓴 시점은 이런 좌우의 비난이 나온 이후다. 자신의 주장에 대한 비판을 재반박한 것으로 해석됐다.
한국당 김영우 의원은 12일 오전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북 교류 사업은 투명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하면서도 "홍 전 대표의 그런 표현은 좀 과도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넘겨짚는 식의 발언"이라며 "과거의 대북 교류·경협에 있어서 불분명했던 적이 많고, 대북 송금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감옥에 가고 시달렸느냐. 그런 과거 전력이 있기 때문에 의심을 했다고는 볼 수 있으나 그런 추측은 과도하다"고 홍 전 대표를 재차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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