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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가 놓친 '추세', 추격전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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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가 놓친 '추세', 추격전이 시작됐다

[대선 SNS 풍향계]<1> 문재인 상승 모멘텀, 부족한 건 바로…

트위터를 중심으로 한 SNS에서 대선은 어떻게 얘기되고 있을까.

12월 13일 이후 조사된 여론조사는 선거법상 공표할 수 없다. 유권자들은 '깜깜한' 가운데 어림잡아 판세를 예측할 수밖에 없다. 물론 SNS 여론분석이 기존의 여론조사를 대신할 수는 없겠지만, SNS상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하나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은 대선여론을 궁금해 하는 국민들에게 작은 위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미국 대선에서 오바마 재선캠프는 SNS 여론 분석과 전통적 여론조사를 거의 같은 비중으로 선거전략에 활용했다. 그래서 만들어진 전략팀이 '슈퍼 데스크'다. 또 마이크로 리스닝(미시청취)팀은 리트윗이 많이 된 트위터 원문을 분석해 효과적인 메시지 전략에 활용하도록 했다. 나아가 250만 명의 트위터 조직인 트루스팀을 조직해 온-오프라인이 결합된 새로운 선거 캠페인 모델을 선보인 바 있다.

트위터를 비롯해 블로그, 뉴스댓글, 아고라 등에 올라온 대선 관련 여론을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활용해 종합적으로 분석해 연재하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다. 국내 최대의 데이터 수집량(하루 500~600만 건)을 자랑하는 다음 소프트의 '소셜 메트릭스'를 분석도구로 활용할 예정이다. 여기에 주요 이슈에 대한 반응, 리트윗이 많이 된 트윗 예시, 투표참여 캠페인 동향 등을 추적해 글에 반영해 나갈 계획이다. <필자주>

12월 8일~9일, 주말 SNS 동향

"안철수 지원 공방 속 문재인 대추격전 시작됐다!"


지난 12월 6일 안철수 전 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전폭 지원을 약속한 뒤 맞는 첫 주말, 사람들은 대체로 '지원 효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특히 문재인 후보 지지자들은 이전 여론조사에서 6% 포인트 가까이 밀리던 추세가 반등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따라잡기를 원했고, 박근혜 후보 지지자들은 안철수 전 후보의 지원약속을 무시하거나 비난하는 데 공을 들였다.

문재인+안철수 버즈량, 박근혜 압도

광화문 유세 대전과 안철수 전 후보의 지원유세가 있었던 주말 수도권 대회전 동안 야권은 일단 SNS 버즈량(언급량)에서 박근혜 후보를 월등히 앞지르는데 성공했다. 부산에 이어 이어진 서울과 수도권 유세에서 보여준 젊은 층의 뜨거운 반응이 SNS상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이틀간 문재인 후보 버즈량은 42만건을 기록해 40만건에 그친 박근혜 후보를 근소하게 따돌렸으며, 후보 사퇴 이후 3만건까지 떨어졌던 안철수 전 후보의 버즈량도 강력한 유세전에 따라 주말 동안 20만건을 기록했다. 이틀 동안 세 후보 버즈량 100만 건 가운데 60%를 야권이 점유하면서 팽팽하던 균형을 깼다.

ⓒ유승찬

박근혜 후보에 대한 부정 언급 비율은 광화문 유세와 관련해 급증한 반면, 안철수 지원 선언 이전까지 부정 언급비율이 62%까지 치솟았던 문재인 후보의 경우 긍정이 55%로 늘어나고 부정 언급이 30%대로 떨어지는 등 뚜렷한 대비를 보였다.

지난 토요일에 있었던 광화문 유세 관련 버즈량이 15만건 이상을 기록했으며 광화문과 박근혜가 같이 언급된 트윗이 약 7만건, 광화문과 문재인이 같이 언급된 트윗이 약 5만건을 기록했다. 박근혜 후보의 경우 유세 장소를 갑자기 옮긴 사실에 대한 부정적 트윗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조국 교수를 비롯해 파워트위터리안들이 올린 광화문 지지자 충돌 우려에 대한 글이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 트위터의 위기관리 영향력을 다시 한 번 과시하기도 했다.

문재인-박근혜 '빅카드'인 정부운영계획에 대한 반응은 오히려 '미미'

지난 일요일 문재인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어 새정치 국정운영 구상을 발표했다. 요지는 정권교체-새정치 국민연합을 중심으로 민주당, 안철수, 심상정, 시민사회세력을 포괄하는 '국민정당'을 만들어 정치혁신을 주도하겠다는 것과 기존의 거국내각 구성 제안을 발전시킨 '대통합 내각-시민의 정부'를 통해 국민통합을 이루겠다는 담대한 구상이었다.

또한 박근혜 후보 측은 맞불 성격으로 선대위 차원의 기자회견을 열어 야권과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국정쇄신 정책회의'를 구성해 통합정치를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이날 발표에 대한 SNS 반응은 아주 미미했다.

문재인 후보의 '국민정당'은 1639건 언급되는 데 그쳤고, '대통합 내각'이 7344건, '시민정부'가 1004건 언급됐다. 박근혜 후보의 '국정쇄신 정책회의'는 504건의 아주 미미한 버즈량에 그쳤다.

일찍 타오르기 시작한 투표참여 열기

ⓒ프레시안

선거가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SNS에서도 대선 승패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났다. 특히 안철수 전 후보의 합류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생각만큼 상승하지 않자 많은 지지자들이 여론조사 자체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여론조사 믿지 말라'는 트윗이 빠르게 퍼져나갔다. 이틀 동안 여론조사 관련 버즈량만 5만여건을 기록해 지지율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또 여론조사에 대한 불신은 자연스레 투표참여 캠페인으로 이어졌다. '오세훈-한명숙'이 맞붙었던 서울시장선거 때 여론조사에서 15% 이상 뒤지다가도 0.6% 차이로 석패한 예를 들며, 여론조사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투표율을 높이자는 의견이 다양하게 쏟아져 나왔다. 이틀 동안 기록한 투표참여 버즈량만 14만5000건에 달해 거의 후보 버즈량에 육박할 정도였다.

안철수의 재등장과 함께 정치혁신 키워드가 정권교체와 비슷한 수준(4만여 건)으로 언급됐으며 10일에 벌어질 2차 TV토론에 대한 관심도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한편 같은 기간 파워 블로거와 파워 트위터리안이 언급한 관심 키워드 순위는 다음과 같다.

1 문재인 2,987
2 박근혜 2,180
3 안철수 857
4 이정희 245
5 박정희 202
6 이명박 116
7 노무현 111
8 임수경 40
9 정혜신 33
10 김태호 27

상승 모멘텀 잡았으나 아직 기대에 못 미쳐

일단 현장 공동유세 반응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SNS도 덩달아 뜨거워지고 있으나 뭔가 아쉬운 대목도 포착된다. 이것이 전국적인 거대한 흐름으로 자리잡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후보의 새롭고 담대한 구상은 지루한 워딩과 낡은 발표형식으로 인해 별다른 주목을 끌지 못했고, 이는 안철수 전 후보의 차기 정부 임명직 거부 의사 표현으로 빛이 바래기에 이르렀다.

분명 안철수의 지원은 이번 선거의 백미이자 전세를 뒤집을 결정적 모멘텀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아직 뭔가 부족하다. SNS에서 투표참여 운동이 일찌감치 불붙은 원인이기도 하다. 투표참여 운동은 대선 승리를 위한 핵심 캠페인 가운데 하나지만 너무 일찍 불붙을 경우 정작 필요해질 때 둔감해질 우려도 있다.

지금은 문재인 후보의 역량과 새정치 메시아로서의 안철수 전 후보의 화학적 결합에 더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문재인의 담대함은 낡은 포장지에 가려져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고, 안철수의 지원은 특유의 '거리두기'로 인해 화끈함을 전파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연대 뒤에 숨어 있는 민주당의 역할도 필요하다. 민주당 의원들은 새정치와 정권교체를 위한 절실함을 표현할 필요가 있다. 기득권을 내려놓고, 현장으로 내려가 추위 속에서 국민들을 만나야 한다. 더욱 낮은 자세로 만나야 한다. 매서운 한파 속에서 '정권교체 삼보일배' 같은 것이라도 하면서 총선 패배의 잘못을 국민에게 사죄할 필요가 있다.

문재인 후보는 계속 담대한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변화에 대한 구체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왜 의원직을 내놓지 않는가. 간결하지만 분명한 호소, 선택과 집중, 의외성 등을 두루 보여줘야 한다. 국민연대가 어떻게 새정치에 다가갈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상도 보여줘야 한다. 민주당을 넘어선 보다 큰 정당으로 거듭날 길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언급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안철수 전 후보는 보다 화끈한 지원이 필요하다. 거리에서 벌이는 '거리두기' 유세만으로는 부족하다. 새정치 국민연대 참여도 전향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정권교체와 정치혁신이 동시에 실현될 수 있다는 희망을 국민에게 줘야 한다.

국민이 반응하면 트위터가 반응하고, 트위터가 반응하면 국민도 반응한다. 반응하지 않는 정책은 옳을지언정 좋은 정책은 아니다. 특히 대선이라는 큰 전쟁을 치르고 있지 않은가.

상승의 모멘텀은 잡았으나 정권교체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더구나 박근혜 후보는 이른바 '선거의 여왕'이다. 여론조사 발표가 금지되는 순간부터 오롯이 후보의 내공으로 돌파해야 할 상황이 수도 없이 벌어진다. 대선의 마지막 10일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지고 있는데 설상가상 상대 후보의 전투능력이 더 강하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문재인과 안철수는 더 강력하게 결합해야 하고, 민주당은 헌신해야 하며, 국민들은 변화의 열망을 하나의 도도한 흐름으로 만들어 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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