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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아이들 지적 능력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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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아이들 지적 능력에 미치는 영향

[아이에게 스크린 리터러시 교육을 ②] 유아에게 스마트폰, TV는 금물

"젖먹이 어린이 3분의 1은 걷거나 말을 배우기 전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손가락으로 두드리기를 할 수 있다. 그 가운데 일부는 생후 6개월에 스마트폰을 가지고 놀 수 있다. 만 한 살이 되는 어린이 가운데 7분의 1은 하루 한 시간 정도 이런 전자제품을 가지고 시간을 보낸다."

이런 사실을 미국소아과과학자협회(PAS)가 미국 중산층 이하 부모 37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를 2015년 4월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PAS 연례회의에서 발표했다. <주-1> 그간 미국소아과학회(AAP)가 만 2세 이하 영유아 어린이가 TV, 컴퓨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을 오락용으로 이용하지 말 것을 권유해 왔지만, 그 사용 실태를 밝힌 것은 PAS가 처음이다.

필라델피아 의료단체 앨버트 아인슈타인 헬스케어 네트워크(Albert Einstein Healthcare Network)의 소아과 소속 힐다 카발리 박사 연구팀이 만 4~6살 어린이를 둔 부모 370명을 상대로 전자기기 소유 현황을 조사한 결과 어린이 97%는 TV를, 83%는 태블릿PC를, 77%는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고, 53%는 인터넷을 이용했다.

이들 부모의 자녀가 처음 전자기기를 사용한 연령과 그 사용 시간 등을 조사한 결과 만 1살 이하 영아의 52%는 TV를 시청하고 36%는 화면을 움직일 수 있었으며, 15%는 앱을 사용하고 12%는 비디오 게임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 2살이 되면 대부분의 어린이는 스마트폰을 사용했다. 6개월 된 영아가 전자기기를 이용했으며, 그 가운데 일부는 30분 동안 화면을 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 가운데 73%는 가사 허드렛일을 할 때 자녀들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놀도록 했고, 60%는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것과 같은 상황에서 자녀에게 그렇게 하도록 했다. 자녀들의 전자기기 사용 시간은 연령에 따라 증가했다. 하루 한 시간 정도 가지고 노는 경우는 만 2살이 26%, 만 4살은 38%였다.

한편 AAP는 스마트폰이나 TV처럼 스크린을 활용하는 전자기기가 젖먹이와 어린이 두뇌의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하고 언어 학습에도 장애를 초래한다고 지적하며, 만 2세 이하 어린이는 스크린을 보지 못하게 부모나 그 보호자가 노력해야 한다는 권고안을 1999년에 이어 2011년에도 거듭 강조했다. AAP는 이를 보스턴에서 열린 2011년 AAP 전국연례회의에서 발표하고 학회지 등에 발표했다. <주-2> AAP는 매 5년마다 TV, 스마트폰 등에 대한 경고 사항을 발표하고 있는데 미국 정부나 미국 미디어학계는 이를 외면하고 있다.

이 발표를 주도한 아리 브라운 박사는 "AAP는 지난 십여 년 간 스크린 전자기기가 어린이의 두뇌 발달과 성장 과정에 미치는 영향 등을 지속적으로 연구한 결과, 전자기기가 어린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를 더욱 많이 확인했다"며 "미국 부모의 90%는 만 2세 이하의 자녀가 전자기기를 이용하게끔 허용했으며, 특히 하루 1~2시간 TV를 시청하게 했고 만 3살이 되면 자녀의 방에 TV를 들여 놓는다. 이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낳는다"고 밝혔다.

조사에 응한 부모들은 비디오와 TV의 교육 프로그램이 만 2세 이하 자녀에게 매우 도움이 되었다고 답변했으나 AAP 조사 결과는 부정적이었다. 교육 프로그램이 어린이에게 유용하려면 어린이가 그 내용을 이해해야하는데, 만 2세 이상의 어린이들만이 프로그램 내용을 이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AP는 어린이 두뇌 발달을 위해서는 전자기기 대신 부모가 직접 아이들과 놀아주는 방식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야 어린이들이 창조적으로 생각하고 문제를 푸는 방식을 배우면서 이성적으로 사고하는 방법을 익힌다는 이유다. 물론 TV나 비디오 등이 아이들의 이해력을 증진시키지만, 그 정도는 부모들이 직접 가르치는 것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부모들이 TV를 시청할 때 자녀가 곁에 있는 것도 자녀의 지적 능력 계발에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 어린이가 침실에서 TV나 비디오를 이용하면 숙면에 방해를 받고, 그 결과 건강을 해치고 낮에 하는 행동과 학습 등에 지장이 온다. 어린이가 TV나 기타 전자기기를 많이 이용할 경우 학교생활을 시작했을 때 언어발달이 지연된다.

AAP는 이상과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을 전제로 아래와 같이 거듭 권유했다. 미국 어린이는 향후 18살이 될 때까지 TV, 영화, 스마트폰 등의 스크린으로 약 20만 건의 폭력물을 접하게 될 것이며, 그 누적 효과는 폭력 행위 모방이나 갈등의 해결책으로 폭력에 호소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부모들은 자녀의 전자기기 활용을 모니터해서 기준을 제시하는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

자녀가 자신의 방에서 TV, 인터넷, 비디오 게임 등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좋다. TV는 자녀와 부모가 같이 시청하고 비현실적인 내용 등에 대해서는 대화를 한다. 만 두 살 이하 자녀의 TV 시청은 금하고 만 2~5살 자녀는 하루 시청 시간을 1~2 시간으로 제한한다. 부모가 가사 일을 할 때 자녀가 TV를 보거나 스마트폰을 가지고 놀도록 하는 대신 손으로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을 주는 방식을 활용한다. 자녀 방에는 TV를 들여놓지 말고 스마트폰 이용을 제한한다.

스마트폰 과의존은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행위가 다른 일상생활보다 두드러지고 가장 중요한 활동이 되는 '현저성'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이나 행태를 이용자가 조절하려는 능력이 떨어지는 '조절실패' △스마트폰 이용으로 인해 신체적·심리적·사회적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경험함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을 지속적으로 이용하는 '문제적 결과'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이중 2개 이하에 해당하면 위험군, 2개를 초과하면 고위험군으로 분류한다. <주-3>

어린이가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의 부작용으로 우선 뇌 성장을 가로막는다는 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어린 시절부터 스마트폰을 통해 좌뇌를 강하게 자극하는 각종 동영상에 장시간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우뇌 기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뇌의 불균형한 발달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초기에는 산만한 모습으로 나타나지만 심해지면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나 틱장애, 발달장애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강한 자극에만 반응을 보이는 '팝콘 브레인' 현상을 겪을 수도 있다. <주-4>

<주 – 1>
https://www.aap.org/en-us/about-the-aap/aap-press-room/Pages/Babies-as-Young-as-6-Months-Using-Mobile-Media.aspx
<주– 2>https://www.medicalnewstoday.com/articles/236211.php?sr
<주–3>뉴스1 2018년 10월 14일
<주 -4 > 연합뉴스 2018년 1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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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우

전 한겨레 부국장, 전 한성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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