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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을 다큐로 받아들인 국회 백종원 출석 해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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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을 다큐로 받아들인 국회 백종원 출석 해프닝

국감 출석한 백종원에 "'골목식당'에서 내 지역구 와달라"

백종원 씨(더본코리아 대표)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부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12일 국회에 출석했다. 백 씨에 자영업을 살리기위한 제도적 개선 방안을 청취하기 위한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애초 젠트리피케이션을 야기한다는 지적을 받는 대형 프랜차이즈 대표를 '자영업 살리기' 참고인으로 선정한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빽다방, 새마을식당, 홍콩반점, 본가 등 다수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운영하는 백종원 씨에게 국회의원들은 '자영업 살리기, 현 정부의 골목상권 살리기 정책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국회의 참고인 채택 취지에 맞는 TV 프로그램은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다. 이 프로그램에 등장해 유명해진 식당이나 골목은 백종원 씨의 재능 덕이 아니라 공중파 방송이라는 매체 파워와 제작진의 연출 방식 등의 영향력이 종합된 것이다.

기본적으로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해 '뜨는 골목'이 생기는 것인데, 국회는 엉뚱하게 백 씨를 '자영업 살리기 전문가'로 인식하고 참고인으로 채택한 것이다. '예능'을 '다큐'로 받아들인 셈.

차라리 "골목식당 출연자가 아니라 피디를 부르는 것이 낫지 않느냐"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다.

ⓒ국회방송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맘상모)의 쌔미 활동가는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의 대표인 백종원씨에게 골목상권의 어려움과 현실에 대한 의견을 듣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라며 "골목 상권이 죽는 진짜 이유는 소위 말하는 임대료 문제다. (임대료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영세한 업자들을 내쫓고 결국 그 자리에 프랜차이즈가 들어오도록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쌔미 활동가는 "정말 '쇼'가 아니라 자영업자의, 골목 상권의 이야기를 들을 계획이 있었다면 골목 상권에서 실제로 장사하는 상인들을 불러 그들이 겪는 어려움을 청취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며 "국회는 국정감사를 통해 '보여주기'를 하려는 것 아니냐. 정말 어려운 영세상인들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호소했다.

마치 '서민 부동산 대책'을 듣겠다면서 집 수십 채 가진 부동산 전문가를 부르는 꼴이라는 지적이다.

중기부 소속 위원 "내 지역구에 '골목식당'찍으러 와라"


일부 의원은 백 씨에게 "내 지역구에 '골목식당(방송 예능 프로그램)'을 찍으러 오라", "초기에 외식업을 하다가 IMF 때 회사 한 번 '말아먹은' 적이 있지 않느냐"는 엉뚱한 질의를 하기도 했다.


이용주 위원은 이날 백 대표에게 "주로 서울쪽 업체들만 '골목식당'을 촬영하는데 여수에도 청년몰을 하고 있으니 왔으면 좋겠다"고 방송프로그램의 출연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전남 여수시 갑 지역의 의원이다.

이에 백 씨는 머쓱한 웃음을 지으며 "꼭 가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서울만 했던 이유는 제작비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라며 "대전에도 한 번 가보니 얼마나 지방의 청년들이 힘들어 하는지 알게 됐고 지방에 많이 가겠다"고 해명 아닌 해명을 해야 했다.

국정감사에서 유명인을 불러 현안을 청취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고, 때로는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 일으킨다. 물론 취지에도 맞고 시민들의 공감대를 불러 일으킬 때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백종원 씨 사례처럼 국정감사 취지에도 맞지 않는 '성공한 사업가', '성공한 예능인'을 마구잡이로 부르는 것은 국회 스스로 '주목을 받으려 쇼를 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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