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18일 평양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환영행사부터 첫 회담장소까지 '사상 최초'의 기록을 세워가는 방식으로 '최고의 예우'를 다하는 성의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후3시45분부터 열린 첫 정상회담도 북한 정권을 상징하는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열렸다. 평양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집무실이 있는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첫 회담을 하기로 해 주목된다.
노동당 본부 청사는 북한의 최고지도자만을 위한 공간으로 북한이 정상회담 장소로 택한 것은 처음이다. 2000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은 모두 남측 대통령이 묵는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서 이뤄졌다.
이때문에 '노동당 본부청사 정상회담'은 김 위원장이 이번 정상회담 의제인 비핵화와 평화체제, 남북관계 등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할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반도 주변 강대국 중 한국전쟁의 종전선언의 한 축으로 꼽히는 중국 정부도 이번 회담에 큰 기대를 나타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회담이 비핵화와 북미 협상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대해 "우리는 남북정상의 평양 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적극적인 성과를 거두기를 바란다"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과정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고 답변했다.
나아가 대변인은 "중국은 남북 관계 개선을 지지하며 하루 빨리 한반도와 동북아의 장기적 안정을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과 공헌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관영 CCTV는 문 대통령이 평양 방문 전후 과정을 서울과 평양 특파원을 생방송으로 연결해 현지 분위기를 실시간으로 전하면서 "북한이 최고의 예우로 대한 것은 남측에 대한 존중과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전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이번 회담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해 새로운 길을 찾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기존 입장에서 물러서는 듯한 발언까지 했다. 지난주 러시아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 시진핑 주석은 "지금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는 남북한과 미국"이라면서 "이들이 노력하고 우리는 협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중국은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종전선언에 남북미 외에 중국도 당사자로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는 점에서, 시 주석의 발언은 북미협상 등 한반도 문제의 진전을 위해서라면 일단 한발 물러설 수 있다는 태도 변화로 해석되고 있다.
한반도 문제에 관한 한 '재팬 패싱' 우려를 보여온 일본 언론들은 공영방송 NHK가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 상황을 생중계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일본 언론들은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공식 의제로 다뤄지는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어떤 진전이 이뤄질지에 주목했지만, 남북관계 해빙 무드에 대해 시샘 어린 시선도 감추지 않았다. <아사히> 신문은 "김 위원장이 친밀한 남북 관계를 연출한 것은 미국을 견제하는 목적"이라는 시각을 보이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비핵화 논의와 함께, 이번 회담이 북일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연결고리를 포착할 기회가 되기를 기대했다.
일본 정부를 대변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정례 브리핑에서 "비핵화에 대한 지난 6월 북미정상 합의가 완전하게 이행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남북 정상회담이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에 이바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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