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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해찬', 색깔론 뚫고 극적 역전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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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해찬', 색깔론 뚫고 극적 역전 성공

[6.9 민주 전당대회] '강한 대표론' 힘 받아…비토 정서 극복 과제

결국 '그래도 이해찬'이었다. 9일 민주당 임시전당대회에서 이해찬 후보가 김한길 후보를 총계 0.5% 포인트 간발의 차이로 따돌리고 신임 당대표로 선출됐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순회대의원 투표에서 2053표를 기록해 2263표인 김한길 후보에게 뒤졌던 이 대표는 수도권 투표, 정책대의원투표, 모바일 투표에서 이 격차를 뒤집었다.

하지만 예상외의 힘겨운 승리였다. 전당대회 현장에서는 오히려 이 대표의 승리를 '이변'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이 대표의 한 측근도 "사실 지난 1주일이 없었으면 우리가 졌을 것이다"고 혀를 내둘렀을 정도다. 결국 새누리당의 색깔 공세에 강성으로 대응하면서 '강한 대표론'이 힘을 얻었다는 것이다.

새누리 색깔공세가 역전의 모멘텀으로 작용

▲ 9일 새 민주당 대표로 선출된 이해찬. ⓒ뉴시스

이 대표가 '박지원-이해찬 역할분담론'을 들고 나오고 문재인 고문까지 이에 가세했을 때만 해도 "역시 기획통이다. 승부는 끝났다"는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담합론'이 순식간에 힘을 얻고 다소 독선적인 면모의 이 대표 캐릭터가 부각되면서 엄청난 역풍이 불었다.

김한길 최고위원은 연일 담합론을 비판했고 다른 유력 대선 주자들도 하나같이 다 불쾌감을 표시했다. "담합이 아니라 단합이다"고 역성을 들었던 문재인 고문의 지지율까지 동반하락하는 결과가 나왔다.

이 대표는 울산, 제주, 경남, 호남, 충북, 경기, 강원 등 부산과 대전충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김한길 최고위원에게 연전연패했다. 오히려 김 최고위원이 역대세론을 형성했을 정도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색깔공세가 강해지고 북한인권법 제정에 부정적 견해를 피력한 이 대표를 향해 황우여 대표가 '자격심사' 운운하면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통합진보당 사태 등으로 민주당이 주춤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새누리당 대표가 총리를 지낸 민주당의 상징적 인물의 자격을 '심사'한다고 하자 이 대표에 부정적인 당내 인사들도 "해도 해도 너무하는 것 아니냐"면서 격분했다.

이 모멘텀에서 이 대표는 "신매카시즘 공세에 맞서겠다"고 깃발을 들었다. 이 대표가 강공모드를 선취하자 박지원 원내대표, 김한길 최고위원 등도 새누리당을 맹공하며 따라왔다.

이 대표는 라디오방송 인터뷰 중 임수경 의원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리는 등 '버럭 해찬'으로 돌아왔다. 강성 면모를 바꿔보려던 시도를 버리고 원래 '이해찬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

이어 당대표 경선 전날 새누리당 한기호 의원이 "종북의원을 가리기 위해 천주교도들에게 십자가 밟게 했듯이 하면 된다"고 어이없는 발언을 쏟아낸 것도 이 대표에게는 막판 호재로 작용했다.

전통적 친노진영, 정봉주 전 의원의 팬클럽인 '미권스', 구 혁신과 통합 출신들이 이번 경선에서 주요한 지지기반으로 작동했다.

'이해찬 비토 정서' 극복이 필수적

이날 전당대회 승리로 민주당의 '이해찬 체제'가 출범했지만 과제는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도 광범위한 '이해찬 비토 정서' 극복이 필수적이다. 전당대회 장에서 친노계로 분류되는 서울의 한 의원은 "나는 이해찬 쪽이고 우리 대의원들도 내 의중을 파악했지만 지역 권리당원들 여론조사를 보니 2대 1정도로 김한길이 앞서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참여정부 청와대 출신의 한 인사도 "기본적으로 정치인이 독선적이고 독단적인 것은 문제 아니냐"며 이 대표를 에둘러 비판했다.

'조중동에 맞선다', '수구세력을 꺾겠다'는 식의 강성 일변도 기조에 대한 우려도 있다. 김한길 최고위원의 경우 "저들의 녹슨 칼에 우리는 민생의 빵으로 맞서야 한다"고 이 대표와 차별화한 바 있다. 경제민주화, 민생진보에 대한 고민이 이 대표 측의 고민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날 전당대회에서 정책대의원들은 생활 물가 안정, 경제민주실현을 제일 중요한 과제로 꼽기도 했다.

문재인 제외한 다른 후보군들의 불안감은?

대선후보군과의 관계설정도 중요한 숙제다. 이 대표와 문재인 고문 측의 친연성을 부정하긴 힘들다. '이-박 연대'의 숨은 한 고리는 문재인이라는 주장도 제기된 바 있다. 호남 박지원-충청 이해찬-부산경남 문재인이 세 축을 형성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경선 기간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애썼지만 후속 조치가 진행되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이해찬 대표는, 지금 부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다"면서 강경 일변도로 나서고 친노진영 내지 혁신과 통합 출신 인사들로 당직을 인선할 경우 반발이 극심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는 이야기다.

이해찬은 누구인가?

서울시 부시장, 6선 의원, 교육부총리, 국무총리 등의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이해찬 대표는 일반에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지난 4년 간 '원로 원탁회의'의 멤버였지만 1952년 생으로 올해 나이도 만 예순에 불과하다.

서울대 사회학과 재학시절부터 운동권의 '기획통' 이었다.1987년 '평민련'으로 평화민주당에 입당해 현실 정치권에 투신했다. 서울 관악에서 내리 5선을 했다. 2007년에는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섰지만 정동영 후보에게 졌다. 이후 18대 총선에 불출마했고 이번 총선에선 세종시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화려하게 컴백했다.

여러 선거에 참여하고 내각에 참여하면서 발휘한 기획력과 업무장악력은 자타가 공인하는 바다. 하지만 독선적, 독단적 면모가 약점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새누리당과 보수언론과 명확히 각을 세우는 모습이 지지자들에게 어필했지만 곧잘 '막말'파문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당내에서도 '뾰족한 면모'를 보일 때가 많아 이번 전당대회를 제외하곤 당내 각종 경선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적이 드물었다. 최근 라디오방송 생방송 인터뷰 중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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