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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종전선언 미루는 미국, 잘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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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종전선언 미루는 미국, 잘못하고 있다"

"중간선거 직전에 하지 않겠나…韓 정부, 美 다시 설득해야"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최근 북미관계에서 미국이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고, 한국 정부가 나서서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한국전쟁 종전선언 문제를 놓고 북한과 줄다리기를 하는 것에 대해 "잘못"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다만 정 전 장관은 미국의 중간선거를 앞둔 올해 9~10월경 종전선언 문제가 타결되고, 그 이후 남북정상회담이 가능한 국면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일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정 전 장관은 30일 교통방송(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근의 북미관계 상황에 대해 "북한은 행동으로 옮긴 게 있는데 미국은 말도 안 해 준다"고 평했다. 그는 "원래 북미 간에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그 동안 양해된 합의사항은 '언제든지 말 대 말, 행동 대 행동으로 비핵화를 해 나가자'는 식"이라며 "이번에 북한은 행동으로 하지 않았느냐. 미사일 시험 발사장 폐기는 그야말로 행동이 끝나면 불가역이다. 그런데 말은 뒤집을 수도 있는데, (미국은) 그런 말도 안 해 준다. 대표적인 게 종전선언"이라고 지적했다.

정 전 장관은 "미사일 발사대를 해체하면 그건 다시 만드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억류자 송환도 한 번 가면 못 오는 거다. (미군) 유해도 가면 다시 못 돌아온다"며 "(북한은) 지금 이렇게 불가역적으로 행동을 보여주고 있는데, 비핵화에 대해 일정을 내놓지 않는다는 핑계로 종전선언 이후에 북미 불가침(선언)을 어떻게 할 것이며 평화협정은 또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일정표도 지금 안 내놓고 있지 않느냐"고 거듭 미국 측의 태도를 비판했다.

그는 "미국이 북한에게 (과거) '비핵화 약속을 해 놓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고 공격했는데, 이번에는 비핵화를 먼저 하는 것(先비핵화)이 아니라 북미수교·평화협정·비핵화 세 가지를 같이 동시에 이행하기로 한 것"이라며 "그것이 6.12 공동선언의 정신인데, 지금 미국이 북미수교·평화협정 관련 '행동'은 말할 것도 없고 거기에 대한 '언급'조차 없는 것은 조금 잘못하고 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미국이 종전선언 당사국으로 남북한과 미국 3자를 선호하면서 중국을 배제하려 하고 있고, 이것이 종전선언 채택의 장애 요인이 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중국은 정전협정의 서명 당사자인데 중국을 빼겠다는 게 미국의 억지"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이 상황에 대해 종합적으로 "미국이 지금 6.12 공동선언을 이행할 실질적인 의사가 있느냐 하는 근본적인 문제(가 의심된다)"라며 "북한도 문제제기를 할 뿐 아니라, 우리 같은 사람도 의문이 든다. 이게 하겠다는 것인가, 말겠다는 것인가"라고 했다.

그는 한국 정부에 대해 "지난번에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미국에 다녀왔는데 아마도 종전선언 주체 문제를 협의하러 갔을 것"이라며 "가서 완전히 결론을 못 내고 온 것 같은데 한 번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과거 자신의 경험을 들며 "제가 직접 미국과의 협상 창구 역할은 안 했지만, 외교부를 통해 간접적으로 얘기할 때와 통일부가 직접 미국에 호소할 때가 다르고, 한 번 얘기해서 안 되는 것을 두 번, 세 번 얘기하니까 되더라. 그러니까 정 실장이 한 번 갔다와서 안 됐다고 포기하지 말고 또 가라"고 하기도 했다.

그는 5차 남북정상회담 시기에 대해 "가을에 하기로 했지만 종전선언도 없이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에) 가기는 곤란하다. 종전선언을 하고 나서 가든지 해야 한다"며 "(9월 하순) 유엔총회를 계기로 해서 종전선언이 이루어지고 난 다음에는 10월쯤 가는 것"을 예측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8월은 (너무 촉박해서) 전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9월은 북한의 9.9절(정권수립기념일) 행사 때문에 정신이 없다. 9월 중순 이후라야 된다"며 "남북정상회담을 하고 그 다음에 유엔총회에 가는 것도 방법이기는 하나, 뭘 얘기할 것이냐 하는 의제 문제가 있다. 종전선언 문제는 미국이 중국을 넣느냐 마느냐 하는 것이어서 남북 간에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종전선언 관련 상황의 진전을 미루고 있는 데 대해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상원 답변을 들으면 '임기 내에 비핵화를 마무리하겠다'고 하는데, 이것은 사실 미국도 준비가 돼 있다는 것 아니냐"며 "의미있는 말을 언제 할 것이냐 하고 타이밍을 놓고 시점 조절을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극적으로 터뜨리려고 그러는 것 아닌가"라며 미국이 "11월 중간선거에 최대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타이밍"을 보고 있는 게 아니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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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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