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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김정은 결단 의미는 ICBM 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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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김정은 결단 의미는 ICBM 폐기"

폼페이오-김영철 담판, 왜 결론 못 냈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뉴욕 회담을 마친 북한 김영철 조선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협상의 최종 관문으로 점쳐졌던 '폼페이오-김영철 담판'이 긍정적 방향으로 논의됐음에도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의제와 시기에 관한 명확한 결론은 내지 못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에 담긴 내용과 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에 모든 관심이 모아진다.

북미 정상회담 성사 전망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양측의 마지막 신경전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반출 여부를 둘러싼 이견 때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1일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폼페이오-김영철 회담이 "확실하게 안 된 것 같다"고 유보적으로 평가하며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에 요구한 '과감한 결단'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문제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31일 오후(한국시간 1일 새벽 3시) 김영철 부위원장과의 회담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비핵화와 관련해 김정은 위원장의 "대담한 지도력(bold leadership)"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담한 지도(력)'이라는 말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이 아닌 폼페이오 장관의 모두발언에서만 2차례 나왔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나는 김 위원장이 그런 종류의 결정을 할 수 있는 지도자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기회를 놓치면 비극이 될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정 전 장관은 "(폼페이오 장관이 말한) '과감한 결단'이라는 것은 아마도 ICBM을 빠른 시간 내에 미국한테 넘겨주든지 폐기하는 그런 조치를 결정해 주기 바라는 뜻으로 읽힌다"며 "핵폭탄은 사실 미국한테 별로 그렇게 겁나는 게 아니다. 그것을 실어나를 수 있는, 특히 미 본토 동부지역까지 도달할 수 있는 사거리의 ICBM 발사가 성공한 것을 보고 미국도 지금 협상을 시작했다"고 짚었다.

정 전 장관은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그동안 핵실험을 6번이나 했지만 ICBM (사거리) 1만3000킬로미터가 나오기 전에는 미국은 북한을 협상 상대로 인정하지 않고 압박의 대상으로만 삼았었다"며 "미국은 (ICBM이) 겁나는 것이기 때문에 빨리 뺏어내고 싶은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반면 북한의 입장에서는 "바로 그것(ICBM)이 북미 수교와 미국의 대북 불가침을 보장받을 수 있는 무기이기 때문에 빨리 안 내놓으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한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북핵 협상에서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을 반드시 다뤄야 한다고 언급했다. 핵물질과 핵무기, 핵프로그램 외에 핵탄두를 미 본토까지 실어나를 수 있는 ICBM도 '북한 비핵화'의 범주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정 전 장관은 이어 "아직도 미국은 일괄론인 것 같고 북한은 단계론인데, 그게 아직 접점이 만들어질 듯 만들어질 듯 하면서도 확실하게 안 된 것 아닌가 싶다"며 "그러니까 그것을 지금 6.12 싱가포르 회담에서 결론을 내야만 하는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판문점의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와 최선희 북 외무성 부상 간 회담에서도 최종 결론이 안 난 것 같고, 김영철-폼페이오가 뉴욕에서도 끝장을 못 낸 것 같다"며 "6월 12일에 '서프라이즈'로 발표하기 위해 다 해놓고 아닌 척할 수도 있지만. (폼페이오 장관이) '김정은 위원장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 보면 그것은 6월 12일에 김 위원장이 결론내야 할 것으로 남겨놓은 것 같다"고 전망했다.

정 전 장관은 이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전망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과정을) 2년 안에 끝내려고 하고, 김정은 위원장도 금년 안에 미국의 제재가 풀려서 경제지원이 들어와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이 있다 보니 '6개월 내지 1년 사이에 최종 결론을 낸다'는 식의 타협"을 할 수 있다면서 "아마 트럼프 대통령도 '한 번 더 회담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그래서 하지 않았나"라는 전망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그는 "(북한 입장은) 단계론이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 번 더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미국 내 정치 지형, 여론 동향도 감안해 가면서 속도 조절을 해야 하기 때문에 2번, 3번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일단 해놓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6월 12일에 회담을 하고 13일에 종전선언을 하는 식으로 2번까지는 연달아서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다만 "ICBM과 불가침, 이것을 언제쯤 교환할 것이냐 하는 문제는 (6월 이후) 한 번 더 만나야 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는 김영철 부장이 이날(미국시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가 극적 타결의 실마리가 되지 않을지에 대해서는 "친서에다 '잘해보자'는 얘기 정도 하지, '당신이 바라는 대로 내가 ICBM을 일시에, 석 달 안에 당신네한테 넘기겠다' 이런 얘기는 할 수 없는 것"이라며 "이것은 지난번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편지에 대한 답장 형식이니 그 정도 수준에서 이야기가 나가야지, 더 깊게 들어가면 결과적으로 항복 문서(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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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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