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첫날,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가보훈부·국민권익위 등 대상 감사는 연이어 차질이 빚어졌다. 기관증인 중 유일한 국무위원인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은 건강 악화로 감사에 불참하는 이례적 기록을 남겼다.
보훈부는 6일 오후 "권 장관은 오후에 갑자기 몸이 안 좋아져 오늘 오후 국정감사는 참석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언론에 밝혔다. 권 장관은 앞서 수감 도중 건강 악화로 중앙보훈병원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간사 서일준 의원은 오후 회의에서 이와 관련 "점심시간에 장관께서 연락해서 '몸이 안 좋다'고 해서 '빨리 가시라'고 했는데, 저희는 당연히 앰뷸런스를 타고 국회에서 가장 가까운 병원에 가서 진료받는 것으로 믿고 있었는데 국회에서 가장 먼 보훈병원까지, 그것도 앰뷸런스도 아닌 장관 차를 타고 간다는 것은 치료 목적이 아닌 또다른 목적이 있지 않느냐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서 의원은 "명색이 일국의 국무위원이고 장관인데 이런 몸을 가지고 이러는 것은 사실상의 국정방해 행위"라며 "응급치료를 한다고하니 그 결과가 나오면 바로 출석해서, 오늘은 국감을 차수변경까지 하는 한이 있더라도(자정을 넘기더라도) 계속하기를 제안한다"고 했다.
이에 앞서 이날 아침에는 정무위원인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이 서울시장 선거전 과정에서 발생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으로 국정감사장 대신 경찰서 조사실로 출근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오늘은 국정감사가 시작되는 날인데 경찰서 앞에 서있다"며 "명백한 야당 탄압", "노골적인 김재섭 죽이기"라고 주장했다.
정무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국감 시작 20분 전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감사 첫날부터 야당 의원이 국회가 아니라 경찰로 향하게 된 데 대해 강력한 유감"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들은 "왜 하필 국정감사 첫날이냐"며 "김용범 전 대통령실 정책실장 등 핵심 관계자들은 여당의 반대로 증인으로 채택되지 못했다. 국민에게 막대한 피해를 준 정책이 누구의 지시와 판단으로 추진됐는지 묻기 위해 핵심 관계자를 국회에 부르자는 요구는 외면하면서, 야당 의원은 국정감사 첫날 경찰에 세우고 있다. 국민들께서 야당 탄압이라고 생각하지 않겠나"라고 주장했다.
국감장에서도 야당 감사위원들이 상임위 차원의 유감 표명을 요구하기도 했고, 여당 위원 일부도 공감을 표시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기독교방송(CBS)이 '국정감사 첫날 조사를 요청한 것은 경찰 측이 아닌 김 의원 변호인 측'이라는 취지의 보도를 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민주당 한민수 의원은 "국감 첫날 경찰에 출석하게 했다고 정부·여당을 매섭게 질타하더니 이게 뭐냐"며 "김 의원은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고, 같은 당 김용만 의원도 "오전에 국민의힘 의원들께서 꼭 국감이 시작하는 날 김재섭 의원을 불러다 조사해야 하느냐고해서 제가 잘못된 것이라고 공감까지 했는데, 선뜻 믿었던 제 자신에게 자괴감이 든다"며 "제대로 확인도 안 된 것을 가지고 정무위원장에게 사과·유감표명을 요구한 것이냐"고 따졌다.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은 반면 "언론 보도만 가지고 동료 의원을 매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거꾸로 한 의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유동수 정무위원장은 이 사안과 관련해 양당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 요청이 이어지자 "이제 안 받겠다. 질의시간이 너무 늦어졌다"고 일축하고 "김재섭 의원이 출석하시면 말씀을 듣고 그때 판단하도록 하고, 권오을 장관 관련해서는 검사 결과를 보고 상태를 확인한 후에 국정감사 복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하고 가까스로 감사를 재개했다.
김 의원 측은 CBS 보도에 대해 입장문을 내고 "경찰은 변호인과의 조율 과정에서 '최대한 빨리 출석하라'는 요구를 반복하며 극히 제한된 선택지만 제시했고, 현재 출석일은 추석연휴와 국외출장 등이 낀 9월 일정 범위 안에서 정해진 날짜"라고 해명했다.
김 의원 측은 "회기 중인 야당 국회의원, 그것도 국정감사에 임해야 하는 의원에게 조기 출석을 요구하고, 이례적으로 조사일정을 이틀로 할 것을 요구해놓고, 마치 김 의원 측이 날짜를 특정한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명백한 사실 왜곡"이라고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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