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여러 알의 영양제를 챙기는 사람이 늘었다. 종합비타민에 비타민 C와 D, 오메가-3, 여기에 각종 고함량 제제가 더해진다. 시장도 그만큼 커졌다. 그 바탕에는 '먹으면 더 건강해진다'는 기대가 있다. 그러나 영양제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두 가지를 나누어야 한다. 부족한 것을 채우는 일과 병을 예방하는 일은 같지 않다.
영양제의 본래 역할은 결핍을 메우는 것이다. 어떤 영양소가 부족한 사람이 그것을 보충하면 건강을 회복한다. 문제는 이미 충분히 먹고 있는 건강한 사람이 '예방'을 목적으로 영양제를 더하는 경우다. 이때의 효과는 기대만큼 분명하지 않다.
근거는 오히려 신중한 쪽을 가리킨다. 미국 질병예방특별위원회(USPSTF)는 건강한 성인이 심혈관질환이나 암을 예방할 목적으로 먹는 보충제를 검토했다. 결론은 이러했다. '종합비타민 보충제의 이득과 해악의 균형을 평가하기에는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이 위원회는 '베타카로틴 또는 비타민 E 보충제를 심혈관질환이나 암 예방 목적으로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USPSTF, 2022). 특히 베타카로틴은 흡연자에게서 폐암 위험을 높인다는 대규모 시험 결과가 있었고 고용량 비타민 E는 한 대규모 연구에서 전립선암 위험을 오히려 높였다(Klein 외, 2011). 여러 항산화 보충제를 종합한 분석에서도 예방 효과보다는 위험 신호가 확인되었다(Bjelakovic 외, 2012). 몸에 좋다고 알려진 성분이 보충제 형태로 과하게 들어갔을 때 반대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조심할 것이 지용성 비타민이다. 비타민 A, D, E, K는 물에 녹는 비타민과 달리 몸에 쌓인다. 남는 양이 소변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축적되므로 상한섭취량을 넘겨 오래 먹으면 독성이 나타날 수 있다. 비타민 A의 과잉은 두통과 간 손상으로 비타민 D의 과잉은 혈중 칼슘 상승과 신장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유행하는 고함량 제품은 이 상한선에 더 쉽게 닿는다. '고함량'이 곧 '고효능'을 뜻하지는 않으며 어떤 성분에는 오히려 위험을 키우는 방향이 된다.
그렇다고 영양제가 무익하다는 말은 아니다. 결핍이 있거나 결핍 위험이 큰 사람에게 표적화된 보충은 분명한 이득을 준다. 임신을 준비하거나 임신 초기인 여성의 엽산 섭취는 태아의 신경관 결손 위험을 낮춘다. 햇빛을 충분히 쬐지 못하는 사람과 노인에게는 비타민 D가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와 고령자에게는 비타민 B12가 부족하기 쉽다. 이런 경우의 보충은 유행이 아니라 근거에 따른 선택이다. 요컨대 문제는 '영양제냐 아니냐'가 아니라 '누가, 무엇을, 왜 먹느냐'이다.
그래서 판단의 순서가 중요하다. 먼저 음식이다. 다양한 식품으로 이루어진 균형 잡힌 식단은 대부분의 영양소를 충분히 공급한다. 다음은 확인이다. 특정 영양소의 부족이 의심되면 검사를 통해 확인한 뒤 부족한 것만 골라 보충하는 편이 안전하고 효율적이다. 마지막은 중복 점검이다. 여러 제품을 함께 먹다 보면 같은 성분이 겹쳐 자신도 모르게 상한선을 넘길 수 있으므로, 성분과 함량을 합산해 살펴야 한다.
영양제는 부족을 메우는 도구이지 더 건강해지기 위한 보험이 아니다. 여러 알을 늘리기 전에 내게 정말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일이 먼저다. 많이 먹는 것과 잘 먹는 것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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