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일던 40대 하청 노동자가 혈액암을 진단받은 지 20일 만에 사망했다. 노동계는 고인의 죽음을 추모하고 반도체 공장에 만연한 위험의 외주화 현상을 비판하며, 근본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은 20일 추모성명에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메모리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15년간 일한 노동자 고 김태진 씨가 지난 16일 46세의 나이로 숨졌다고 밝혔다. 김 씨는 지난달 1일 고열이 나 병원을 찾았고, 28일 혈액암을 진단받았다.
반올림은 생전 고인이 "웨이퍼 표면을 갈아낸 찌꺼기와 연마액이 스며들어 축축하게 된 연마패드를 직접 손으로 뜯어내 갈아주는 일을 했다"며 "찌꺼기가 얼굴과 몸에 튀기는 일이 잦았다"고 설명했다.
반올림은 "불산 등으로 세정 업무를 해 고인은 몸이 따가움을 호소했으나 별다른 대책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클린룸에서 취급하는 화학물질이 몸에 얼마나 해로운지에 대한 교육"도 못 받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불산 용액 취급 시에는 방독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일상적인 유지보수 작업 때는 일회용 마스크만 착용했다"고 했다.
위험의 외주화 문제도 지적했다. 반올림은 "과거 정규직이 하던 유지보수(PM) 업무를 이제 모두 하청노동자가 진행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고인이 했던 유지보수 업무는 반도체 공장 내에서도 가장 위험한 업무 중 하나로 꼽힌다. 장비를 열고 작업하는 등 과정에서 잔류 가스나 화학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다른 일을 했던 하청 노동자의 질병 사망도 최근 잇따랐다. 약품 등 공급(CCSS) 업무를 했고 지난해 8월 뇌종양으로 숨진 고 이대성 씨, 폐기물 처리 업무를 했고 지난 7월 폐암으로 숨진 고 박종성 씨 등이다.
반올림은 삼성과 정부에 반도체 하청 노동자 안전보건 대책을 마련을 촉구했다. 또 이들의 정규직화를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김 씨 사망에 관한 진상규명도 요구하기로 했다.
반올림은 또 정부가 추진 중인 메가특구특별법에 파견 허용업종, 기간제 사용기간 확대 등이 담긴 점을 겨냥해 "위험천만한 반도체 산업에 속도전과 비정규직 확대를 주문하는 일을 멈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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