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표류해온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 사업이 또다시 갈등에 휩싸였다. 미반출 요트 43척으로 착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이들 선박에 재개발 이후 '선석 우선 배정권'을 부여하는 방안까지 거론되자 행정에 협조해 먼저 배를 뺀 선주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24일 부산 마리나업 발전협의체 등에 따르면 부산시는 최근 사업시행자인 아이파크마리나와 협의체, 마리나 선박대여협동조합 등과 잇따라 회의를 열고 잔류 선박 반출과 재개발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현재 수영만 요트경기장에 있던 전체 요트 454척 가운데 411척은 다른 마리나 등으로 이동했지만 43척은 여전히 남아 있다. 잔류 선박은 개인 소유 20척과 마리나 선박대여협동조합 소속 23척이다. 부산시의 영업정지 처분 등을 둘러싼 행정심판과 효력정지 신청도 이어졌지만 잇따라 기각된 것으로 전해졌다.
새로운 쟁점은 '선석 우선 배정권'이다. 재개발 공사가 끝난 뒤 수영만 요트경기장에 재입주할 경우 선석을 우선 배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권리다.
아이파크 마리나는 지난 4월1일부터 16일까지 자진해서 선박을 반출한 요트 210척에 배정권을 발급했다. 협의체 소속 35척과 영업용 선박 27척, 개인 소유 일반 요트 148척이 대상이다. 당시 사업자 측은 추가 배정권 발급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근 잔류 선박 문제를 풀기 위한 협의 과정에서 이들에게도 배정권을 부여한 뒤 단계적으로 재입주시키는 방안이 거론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먼저 선박을 반출한 측은 부산시의 행정조치와 사업자의 안내를 믿고 영업까지 중단하며 협조했는데, 끝까지 남아 있던 선박에도 동일한 우선권이 주어진다면 결과적으로 행정에 협조한 선주들이 불이익을 받는 셈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자진반출 과정에서 수개월간 영업하지 못한 데 따른 손실까지 감수한 만큼, 잔류 선박에 같은 조건의 배정권이 주어질 경우 영업손실과 형평성을 둘러싼 또 다른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부산시는 잔류 요트를 모두 반출해 착공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사업 정상화를 위해 기존 원칙이 흔들릴 경우 행정을 믿고 먼저 협조한 선주들과의 형평성은 물론 행정 신뢰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쟁점은 43척을 어떻게 반출할 것인가에만 있지 않다. 이미 행정에 협조해 경기장을 떠난 선주들과의 형평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장기간 표류한 재개발을 정상화할 해법을 마련할 수 있느냐가 부산시에 남은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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