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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경제 고립'에 동맹국 동참하라"…성공 열쇠는 두바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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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경제 고립'에 동맹국 동참하라"…성공 열쇠는 두바이에

이란 "자국 부채 문제 눈돌리기 술책" 일축

1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경제 고립 작전을 선포하고 동맹국들에 동참을 촉구했다. 전날 이란과 세계 경제를 잇는 창구로 불리는 아랍에미리트(UAE)가 이란 무역 금수 조치를 발표한 뒤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란에 대해 "가장 강력한 경제 작전을 발표한다"며 "이는 전례 없는 규모의 경제 전쟁이자 고립 조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떤 형태로든 이란에 금융 기관, 사업체, 공항, 정부기관을 통해 구명줄 제공을 허용하는 나라는 막대한 경제적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석유 밀수, 현금 이전, 선박 등록, 위장기업 설립 등 이란과의 대표적 제재 우회 거래 방식을 거론하며 "이 모든 걸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경제적 디데이(D-DAY)"라며 "모든 동맹국이 이란을 고립시키고 위협을 물리치기 위해 미국과 함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구체적 정책은 제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특정 국가를 지목하진 않았지만 <로이터> 통신이 해운분석업체 케이플러 자료를 인용한 데 따르면 2025년 이란 원유의 80% 가량이 중국을 향했다. 산둥성에 분포한 소규모 정유업체들이 제재 탓 저렴한 이란 원유의 주된 수요자다. 미국은 이미 이러한 업체 여러 곳에 제재를 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앞둔 가운데 중국 기업 및 금융에 대한 추가 제재는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란은 미국의 대내 문제 은폐를 위한 술책이라고 일축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20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위 '경제적 디데이'는 전례 없는 부채와 이자 비용 급증이라는 미국의 대내 위기에서 눈을 돌리게 하려는 데 불과하다"며 "실패한 정책을 고수하는 건 더 큰 패배와 이란인들의 적대감만 불러온다. 미국의 경제 테러가 세계 경제와 전세계 각국의 주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18일 기 미 국가부채가 처음으로 40조달러(약 5경5736조원)를 넘어섰다.

"UAE가 이란 경제 허파…고립 정책 성패 두바이서 결정"

동맹국 중에선 아랍에미리트가 고립 정책에 동참한 것으로 보인다. 아랍에미리트는 18일 이란이 자국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이를 계기로 이란과의 모든 무역·금융 거래를 끊겠다고 밝혔다. 이란은 아랍에미리트를 향한 미사일 발사를 부인했다.

<워싱턴포스트>(WP)를 보면 오만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마크 시버스는 18일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얀 아랍에미리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했음을 지적하며 아랍에미리트의 발표가 미국과 사전 조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했다.

금수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몇 주간 아랍에미리트에 그 나라에서 활동하는 이란 금융 네트워크를 단속하도록 설득한 데 따른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미국은 아랍에미리트 내에서 활동하는 제재 대상 이란 기관들과 다른 은밀한 조직들에 강력한 조치를 취하도록 촉구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아랍에미리트의 무역 금수 조치가 미국의 해상봉쇄 이상으로 이란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랍에미리트가 공식·비공식적으로 이란 경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아랍에미리트는 이란의 주요 교역 상대국이다. 세계무역기구(WTO) 자료를 보면 2024년 기준 아랍에미리트는 중국을 제치고 이란 수입의 가장 큰 공급국으로 비중이 30.6%, 규모는 210억달러(29조원)에 달했다. 같은 해 이란 수출의 12.8%, 70억달러(10조원) 규모가 아랍에미리트로 향했다. 중국, 이라크에 이어 세번째로 큰 규모다.

분석가들은 막대한 교역량을 바탕으로 아랍에미리트, 특히 세계적 금융 중심지인 두바이가 이란 상품 재수출 및 자금 이동 창구로 제재 우회 수단을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를 보면 미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중동전문가 앤드류 레버는 "아랍에미리트는 이란의 허파로 불리며 이란 경제가 세계 경제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돼 왔다"고 설명했다.

미 국무부 차관보를 지낸 마크 키밋은 카타르 알자지라 방송에 아랍에미리트의 이번 조치로 이란의 제재 우회 자금 이동 통로가 차단됐고 이는 이란 입장에선 "전쟁 행위에 가까운 것"으로 해석될 만큼 중대한 사안이라고 짚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경제 압박 계획 성패가 "두바이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문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정부가 아랍에미리트 당국자들에 이란 금융 네트워크 단속이 이란혁명수비대(IRGC) 자금 흐름을 차단해 미국의 해상봉쇄 이상으로 이란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트럼프 정부가 이러한 조치를 통해 이란에 협상 타결 압력이 커지길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랍에미리트는 이란의 제재 회피를 돕는다는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UAE, 불법 자금 단속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단계적 제한 조치 예상"

다만 제재 내성이 강한 이란 경제에 결정적 타격을 입히긴 어려울 거라는 관측도 있다. <뉴욕타임스>를 보면 마 싱크탱크 아랍걸프국가연구소의 걸프 경제 전문가 로버트 모기엘니키는 이란 경제가 외부 충격에 강하고 "자급자족"을 우선시해 와 아랍에미리트에 대한 의존도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이란을 향한 불법 자금 흐름 단속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거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몇 년간 미국 제재 명령을 살펴 보면 이란 기관들의 원유 수익, 외환 거래 및 대금 지급이 장기간 두바이의 유령 회사와 환전소를 통해 이뤄져 왔지만 거래 내역엔 이란 관련 이름이 등장하지 않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관련 행위가 은폐돼 있다고 짚었다. 신문은 이를 단속하려면 당국이 더 공격적으로 금융 및 무역 행위를 살펴야 하는데 이는 상업 및 금융 중심지로서의 두바이의 위상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가 경제 관계 전면 단절보다 화물 운송 제한 조치를 시작으로 이란에 단계적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해상봉쇄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장악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보도도 연이어 나온다. <뉴욕타임스>를 보면 해상정보업체 윈드워드 분석가 미셸 비제 보크만은 미군의 유조선 보호 조치가 시작된 5월부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량이 증가해 6월엔 하루 400만배럴, 7월엔 하루 500만배럴에 이르렀다고 분석했다. 전쟁 이전에 비하면 3분의 1 규모지만 완전 폐쇄라고는 보기 어려운 규모라는 것이다.

▲지난 4월29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도로에 차량들이 달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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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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