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항 이전 조선시대부터 인천에 뿌리내리고 학문과 문학을 꽃피운 지식인들의 삶과 업적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인천시립박물관은 오는 20일부터 다음 달 27일까지 기획특별전 ‘조선을 밝힌 인천의 지성들’을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전시는 강화도와 검단을 비롯해 현재 인천 지역에 연고를 둔 지식인들의 유물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이번 전시는 인천이 개항 이후 근대도시로 성장했다는 기존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조선시대부터 인천을 터전으로 삼아 전국적으로 활동했던 학자와 문인, 사상가들의 지적 자산을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시에서는 실학의 뿌리를 내린 소남 윤동규를 비롯해 강화학파를 이끈 하곡 정제두와 원교 이광사, 조선의 4대 문장가로 꼽히는 상촌 신흠, 영의정을 지낸 김재로·김치인 부자 등 조선을 대표하는 지식인들의 삶과 학문 세계가 소개된다.
특히 인천시립박물관 개관 이후 가장 많은 국가 지정 보물이 출품돼 관심을 모은다.
병와 이형상 문집 가운데 ‘악학습령’, ‘악학편고’, ‘남환박물’, ‘동이산략’ 등 국가 지정 보물 6점을 비롯해 위창 오세창이 편찬한 ‘근묵’에 수록된 인천 지식인들의 간찰 7점 등 모두 13점의 보물이 공개된다.
이형상이 실제 사용했던 거문고와 옥피리, 칼 등 국가민속문화유산과 강화도의 역사·지리를 기록한 ‘강도지’도 함께 전시된다.
이 밖에도 남동구 도림동에 터를 잡고 성호 이익의 맏제자로 활동했던 소남 윤동규가 이익과 안정복 등과 주고받은 편지, 안경과 호패, 수백 년 동안 가문에서 사용해 온 제사상 등 다양한 유물이 관람객을 만난다.
‘매화는 한평생 춥게 살지만 향기를 팔지 않는다’는 명구로 알려진 상촌 신흠의 문집 ‘야언’과 하곡 정제두의 학풍을 이은 전주이씨 덕천군파 가문의 유물도 전시된다. 이광사의 친필 절교시와 ‘조선의 마지막 문장’으로 불리는 이건창의 ‘당의통략’ 및 친필 편지도 함께 선보인다.
김태익 인천시립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는 그동안 개항장과 근대도시 이미지에 가려져 있던 인천 지성사의 풍성함을 시민들에게 새롭게 소개하는 자리”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인천이 지닌 역사적·문화적 정체성을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전시 연계 행사로 병와 이형상의 학문 세계를 조명하는 학술회의 ‘筆不休, 병와 이형상의 광활한 학문세계’도 오는 9월 11일 오후 1시20분부터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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