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31일 오후 본회의에서 국민의힘이 신청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종결시키고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표결에 부쳐 재석 178인 중 찬성 175인, 반대 2인, 기권 1인으로 통과시켰다.
법안은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고 △중대한 위법수사에 기해 공소가 제기된 경우 각 법원이 공소기각 판결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내용이 골자다.
법안에 반대해 온 국민의힘은 전날 오후 4시께부터 필리버스터, 즉 본회의 무제한 반대토론을 벌였다. 여야 의원 7명이 토론에 참여했다.
국민의힘은 첫 토론자로 주호영 의원이 나섰고, 이후 박형수·나경원·김태규 의원이 연단에 올랐다. 민주당도 김승원 ·이상식·박지원(초선) 의원을 토론자로 내세워 이에 맞섰다. 법무부 장관 출신인 무소속 한동훈 의원도 무제한 토론을 신청했지만 토론 순번 12번을 받아 연단에 오르지는 못했다. 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아쉽다"며 "정성호 법무장관은 지금이라도 직을 걸고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강하게 말하라"고 했다.
결국 민주당은 필리버스터 시작 24시간 후인 이날 오후 4시 5분께 무제한토론 종결 투표를 통해 이를 강제 종료시켰다. 그 직후 표결에 부쳐진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민주당·조국혁신당 등 범여권 의원들의 주도로 통과됐다.
다만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방침에 반대해 온 민주당 곽상언 의원은 당론으로 추인된 이번 법안에 이례적으로 반대표를 던져 눈길을 끌었다. 곽 의원은 이날 표결 직후 페이스북에 "곧 다가올 국민의 고통이 눈에 보이고 국민의 눈물이 귀에 들리는데 다른 선택을 할 수 없다"고 썼다.
당내에서 역시 신중론에 힘을 실어온 이소영 의원도 기권표를 던졌다.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 종결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이 법안이 '이재명 탈옥법'이라는 오명을 받기 싫다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라"고 이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정 원내대표는 "현재 법안에는 법원이 공소기각 판결의 요건을 완화할 수 있는 조항이 있다. 누가 봐도 재판 중지 상태에 있는 이재명 대통령을 위한 맞춤형 입법"이라며 "국민의힘은 이 악법을 철폐하기 위해서 헌법심판 청구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은 "78년 만에 새로운 형사 사법 체계가 시작된다"며 환영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 김승원 의원은 이날 법안 통과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히며, 보완수사 폐지에 따른 부작용 우려에 대해서는 "수사권을 오남용하는 일이 없도록 모든 수사과정을 꼼꼼히 기록하고, 증거와 자료는 모두 전자 데이터에 담기며 사후적으로 투명하게 검증될 수 있는 사법시스템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법안 통과 직후인 이날 오후 4시 35분께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심사 과정을 단축시키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도 본회의에 이어서 상정했다.
해당 법안은 현행 국회법상 상임위 180일, 법사위 90일, 본회의 60일로 최장 330일이 소요될 수 있는 패스트트랙 법안의 심사 기간을 상임위 60일, 법사위 30일로 줄이고, 심사 후 처음으로 개최하는 본회의에 법안을 부의토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국민의힘은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를 신청해 토론을 시작했지만, 이날 자정 7월 임시국회 회기가 종료되면 필리버스터도 자동으로 종결될 예정이다. 이후 8월 임시국회 첫 번째 본회의가 열리면 국회법 개정안 표결이 바로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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