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외국인 유학생이 10년 새 세 배 가까이 늘었지만 이들을 지역인재로 붙잡는 시스템은 여전히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부산연구원이 발표한 '부산 외국인 유학생 취업지원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부산지역 외국인 유학생은 2016년 7834명에서 2026년 2만3454명으로 199.4% 증가했다.
문제는 유학생 증가가 곧 지역 정착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부산연구원이 외국인 유학생 400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6.0%가 졸업 후 한국 체류를 희망했고 이 가운데 81.7%는 부산에 머물 계획이라고 답했다. 체류 희망자의 졸업 후 계획은 취업 74.1%, 진학 21.9%, 창업 3.6% 순이었다.
부산 입장에서는 기회다. 학령인구 감소와 산업 현장의 인력난이 동시에 커지는 상황에서 전문학사 이상 학력을 갖춘 외국인 유학생은 단순 체류자가 아니라 지역 산업을 지탱할 잠재 인력이다. 해양수도와 글로벌 허브도시를 내세우는 부산에는 다국어·다문화 역량을 가진 청년 인재의 정착이 도시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하지만 현실은 정착 의지와 취업 시장 사이의 간극이 크다. 유학생들은 부산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이유로 복잡한 비자 취득과 일자리 정보 부족을 꼽았다. 기업은 외국인 인재를 원하지만 유학생은 기업 정보를 찾기 어렵고 기업은 적합한 인재를 찾지 못하는 미스매치가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기업 수요도 이미 확인되고 있다. 2024년 부산상공회의소가 지역 기업 503곳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25.6%가 전문기술 인력 확보 등을 이유로 유학생 채용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과 유학생 모두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제도와 정보, 취업 연결망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부산연구원은 법무부와 지자체가 연계한 맞춤형 비자 정책, RISE 사업과 연계한 대학 교육 품질 보장, 학기 중 전공 연계 현장실습과 인턴십 확대, 부산일자리정보망 내 외국인 유학생 전용 온라인 채용관 신설 등을 제안했다.
핵심은 '유치'에서 '정착'으로의 전환이다. 그동안 외국인 유학생 정책이 대학 정원 확보와 유치 실적에 무게를 뒀다면 이제는 졸업 이후 취업과 체류, 지역사회 정착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전략이 필요하다. 유학생을 데려오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부산에서 일하고 살 수 있게 만드는 일이다.
"한국에 남고 싶다"는 유학생이 절반을 넘고 그중 상당수가 부산 정착을 원한다는 결과는 부산에 적지 않은 기회다. 그러나 비자와 일자리의 벽 앞에서 이들이 떠난다면 부산은 어렵게 유치한 인재를 스스로 흘려보내는 셈이 된다. 유학생 증가는 성과지만 정착 실패는 곧 도시 경쟁력의 손실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