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60일 간 휴전을 연장하는 양해각서(MOU) 체결에 근접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승인만 남았다는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외교와 군사 공격 및 '황당한 구상'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어수선한 접근이 미국 국내뿐만 아니라 동맹국들도 당황스럽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내 강경파와 직면한 현실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졌다는 평가도 제기됐다.
2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미국과 이란이 휴전을 60일 연장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며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제한하는 회담을 시작하는 내용의 양해각서 체결에 "매우 근접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미국 방송 CNN은 밴스 부통령이 미 앤드류스 공군 기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양해 각서에 서명할지는 "미정"이며, 양국이 "몇 가지 문구에 대해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양국 사이에 진전이 있었다고 강조하면서도 "핵 문제, 특히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과 농축 문제에 대해 몇 가지 쟁점이 남아 있다"라며 "우리는 이란 측과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이란 측이 성실하게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밴스 부통령은 "함께 앉아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시점이 올 것이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좀 더 진전이 필요하다"라며 "그 시점이 올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현재로서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양해각서의 내용이 최종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 보도와 다소 온도차를 보인다.
다만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이란 측이 중재국을 통해 필요한 승인을 받았고 서명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중재국 중 한 곳의 관계자도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양해각서에 언제 서명하게 될지 밴스 부통령도 확신할 수 없다고 밝힌 가운데, 한 미국 관리는 매체에 "대통령은 중재자들에게 며칠 더 생각해 보고 싶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이 관리는 매체에 트럼프 대통령이 며칠 더 기다리려는 이유 중 하나로 이란측의 의중을 확실히 확인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미국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 알려진 양해각서의 주요 내용과 관련, 미국 내부에서 어떻게 논쟁이 전개될지 보고 싶어서 결정을 미루고 있다고 매체에 밝히기도 했다.
미국과 이란은 60일 휴전 및 이 기간 동안 핵 협상을 진행한다는 내용과 함께 미국은 호르무즈 봉쇄를 해제하고 이란은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을 보장하는 것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 체결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추가 협상이 본격화된 지난 25일 이후 미국과 이란은 간헐적으로 군사적 공격을 주고 받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20년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이 정식 외교 관계를 수립했던 아브라함 협정을 중동의 다른 국가들에게도 확대해야 한다는 다소 엉뚱한 제안을 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외교적 협상, 군사 공격, 그리고 점점 더 황당해지는 구상 사이를 오가는 그의 어수선한 접근 방식은 국내외 동맹국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까지만 하더라도 전쟁을 재개할 수 있다고 위협하고 실제 22일 미국 관리들이 군사적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는데 이후 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의 본인 계정에서 이란과의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면서 일관적이지 않은 대통령의 메시지가 미 정부 내부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전쟁부 관계자들은 이러한 오락가락하는 외교적 상황에 당혹감을 표했다"며 "한 전쟁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변화가 계속됨에 따라 중동, 유럽, 미국 등에서 이란으로 배치된 5만 명 이상의 미군이 '불확실한 상태'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미국 국내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혼란스러워 한다고 전했다. 신문은 25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협상에서 아브라함 협정 확대가 포함돼야 한다고 밝힌 데 대해 "중동 동맹국들을 당황하게 했다"고 평가했다.
또 27일 트럼프 대통령이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과 관련, 이란과 합의를 맺을 경우 오만을 공격하겠다고 밝혔는데, 신문은 오만에 대해 "미국의 오랜 파트너"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에 시리아 특사를 지낸 전 외교관 제임스 F. 제프리는 신문에 "트럼프의 발언은 모두를 혼란스럽게 한다"라고 평가하면서도 "보기 안좋긴 하지만, (트럼프 1기 포함) 6년 동안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이제는 어느 정도 무감각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에 대한 입장 변화는 뚜렷한 전략보다는 감정과 순간적인 기분에 좌우되는 것처럼 보였다"며 "그가 외교적 진전을 이루었다고 주장했지만 나중에 근거 없는 것으로 드러난 사례들이 많아 혼란은 가중됐다"고 꼬집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 변덕은 이란에 대한 더욱 강력한 압박을 촉구하는 강경파 지지자들과, 치솟는 휘발유 가격 및 하락하는 대통령 지지율에 불안감을 느끼는 공화당 의원들을 포함한 비개입주의자들 사이의 정치적 힘겨루기를 반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 두 세력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딜레마에 빠져 있다"라며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고 미국의 휘발유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 한편, 이란에 대한 어떤 양보도 안된다는 공화당 내 강경파들의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계정에는 이란 협상과 관련한 메시지가 한 건도 게재되지 않았다. 가장 최근 게시물은 27일 이란 해군이 여전히 세력을 갖추고 있다는 미국 방송 CNN의 보도를 비꼬기 위해 "바닷속에서" 강하다면서, 이란 함정들이 모두 수면 아래에 있는 그림을 게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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