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15일 "비효율적인 규제들을 정리하고 소위 '글로벌 스탠더드'로 맞춰가기 위해 첨단 기술, 첨단 산업 분야에 있어서는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규제합리화위원회의 첫 회의를 주재하면서 "결국 대한민국 경제는 통상 국가라고 하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국제적 경쟁력을 갖는 게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네거티브 규제는 법령에서 금지한 행위를 제외하고 모든 것을 허용하는 방식이다. 이 대통령은 "산업 발전 단계가 좀 낮을 때는 그 사회에 제일 똑똑한 집단이 관료들이기 때문에 관료들이 정해주면 된다"며 "그러나 산업과 기술이 발달하고 발전 수준이 높아지면 공공영역이 민간 영역을 못 따라가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했다.
이어 "지금 대한민국이 그렇게 됐다"며 "그래서 공무원들이 '이것만 하세요'라고 정해 놓으면 현장에서는 다른 것을 해야 되는데, 그럼 규정을 바꿔야 되고 허가를 받아야 되고 이 과정에서 경쟁력을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첨단 분야에 있어서는 좀 바꾸자. 필요하면 기준을 추가하자"며 "사실 말은 이렇게 해놓고 엄청 불안하다. '사고 나면 어떡하지'"라고 하면서도 "그러나 믿어야 되겠고, 대신 동작이 좀 빨라야 한다. 문제가 생기면 즉각 금지하거나 통제를 해야한다"고 했다.
그는 "지금 성장 잠재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정권 한번 바뀔 때마다 1%포인트씩 떨어진다고 한다"며 "국제적 경쟁력은 결국은 산업 단위로 또는 기업 단위로 또는 개인 단위로 결국 갈 수밖에 없는데, 개인의 역량, 기업의 역량, 산업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산업경제적 필요에 의해서 어떤 규제를 대폭 완화했는데 그게 생명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현실화됐을 때에는 아마 역사에 최악의 대통령으로 기록될 수도 있다"며 "그렇기에 균형을 잘 맞춰야 할 것"이라고 균형잡힌 접근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에는 규제가 속된 표현으로 경제 주체들로부터 뭔가를 뜯어내는 '갈취 수단'이 되기도 했다. 지금은 그 단계는 벗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지금의 규제는 현장의 필요보다는 규제 당국의 필요에 의한 측면이 많은 것 같다"고 하기도 했다.
이어 "규제를 강화 또는 완화, 천편일률적으로 얘기하지 말고 필요한 규제는 강화하고 불필요한 규제는 완화하거나 또는 철폐해서 합리적 사회를 향해서 규제도 합리화하자고 얘기했던 것"이라며 "그래서 '규제개혁위원회' 또는 '규제철폐위원회' 이런 것 보다는 '규제합리화위원회'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공직자의 '적극행정'을 강조하면서 "제가 적극 행정을 하다가 국민의 평가를 받아 이 자리에 오기도 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것 때문에 평생을 수사, 감사로 고생하고 있다"며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로 일하면서 연루된 사건들을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박용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은 임신중지 사각지대를 두고 "이미 할 수 있는 일인데도 하지 않고 있다면 이것은 소리 없는 강력한 규제"라고 지적하며 적극행정을 강조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박 부위원장은 "낙태죄가 헌법불합치로 규정한 결정이 헌재에서 내려진 지 7년이 지났다"며 "부끄럽지만 저도 있었던 국회에서 지난 7년 동안 전혀 대체 법을 만들지 못하고 논의 결정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짚었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2019년 형법상 낙태죄가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제한해 위헌이라며, 헌법불합치를 결정한 바 있다.
이어 "그러는 사이에 초기 임신 중지와 관련된 약물(미프진) 도입에 대해서 식약처가 계속 금지하고 있다"며 "이 약물은 다들 아시는 것처럼 세계 100여 국가에서 이미 허용을 하고 있고 WHO에서는 필수 의약품으로 규정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프진이 불법인 이유는 윤석열 정부 식약처에서 미프진에 대한 허가 심사 절차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아직 관련법이 (입법)돼있지 않아서 못한다고 하는 식약처가 로펌 등 7곳의 의견을 물었는데, '관련 법이 개정되지 않더라도 약물 허용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견을 받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약처가 하고 있지 않은 이유는 '적극 행정'을 했을 때 닥쳐오는 책임을 누가 져야 하는지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부위원장은 식약처와 보건복지부 장관을 향해 "이 문제에 대한 논란을 잘 아실텐데, 이미 할 수 있는 일인데도 하고 있지 않은 것이라면 소리없는 강력한 규제가 될 수 도 있다"며 "불법유통, 그리고 약물 오남용에 대한 피해 등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적극 검토를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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