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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첫 격전지는 아시아…시진핑, 내주 동남아 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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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첫 격전지는 아시아…시진핑, 내주 동남아 순방

CNN "한·일·베트남 우선 협상 대상된 것도 중국 고립 목적"…아시아국들에 '양자택일' 강요

미국이 중국 관세가 145%라고 밝히고 중국 또한 곧바로 대미 관세를 125%로 인상하며 양국 무역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미·중 협상 전망이 크지 않은 가운데 아시아 국가들이 양국 대결의 첫 격전지가 돼 양자택일을 강요 받을 것으로 보인다.

10일(이하 현지시간) 미 CNN 방송 등을 보면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밝힌 대 중국 125% 관세는 중국에 대한 최종 관세가 아니라 기발표된 상호관세 84%를 대체하는 것으로, 중국엔 펜타닐 등 명목으로 부과한 기존 20% 관세를 더한 145% 관세가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미·중은 형식적으론 협상을 언급하고 있지만 미 CNBC 방송, 중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 고시를 보면 11일 중국이 곧바로 대미 관세를 12일부터 기존 84%에서 125%로 올린다고 맞불을 놓으며 지금으로선 대립만 격화되는 모양새다. 중국은 이번 인상을 발표하며 "현재 수준의 관세에서 중국으로 수입되는 미국산 제품이 시장에 수용될 가능성이 없으므로 미국이 계속 중국에 대한 관세를 인상한다면 중국은 이를 무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CNN 방송은 중국이 관세 외에도 희토류 수출 차단, 미국 농산물 수입 줄이기 등 다른 보복 수단도 갖고 있다고 짚었다. 방송은 더 나아가 중국이 미국 국채 대량 매각을 시도한다면 "갈등이 다음 단계"로 올라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미국채 금리 급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90일 유예를 결정한 배경으로 꼽힌다.

아시아서 양국 '고립 대결' 심화…미, 중 주변국 우선 협상·시진핑, 내주 동남아 순방

양국 대결의 첫 격전지는 아시아인 것으로 관측된다. 10일 미 CNN 방송은 백악관 고위 관계자가 미국이 무역 협상에서 일본, 한국, 베트남을 우선 순위로 둔 것은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주 상호관세를 발표하며 중국의 관세 회피 생산지가 될 수 있는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 고율 관세를 부과해 중국의 손발을 끊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중국은 이에 맞서 주변국 결속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를 보면 11일 중국 외교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14~18일 베트남, 말레시아, 캄보디아 등 동남아 3개국 순방에 나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앞서 9일 주변국과 "운명 공동체"를 구축해야 한다며 결속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동남아 순방은 시 주석의 올해 첫 해외 방문"이라며 중국은 미국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주변국과의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압박에 직면했다"고 짚었다. 신문은 말레이시아 전략국제연구소(ISIS)의 토마스 대니얼 선임연구원이 "영향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시 주석의 동남아 순방이 중국에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이 지역과 강한 무역 관계를 맺고 있지만 남중국해를 두고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동남아 국가들은 미·중 양쪽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호주 싱크탱크 로위연구소 수석경제학자인 롤랜드 라자가 중국 기업들이 미 관세를 회피할 수 있는 최대 "뒷문"으로 여겨지는 베트남이 다시 한 번 미국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 모두 베트남에 주요 무역 상대국이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과 중국의 무역 규모는 2050억 달러(약 294조 원)로 중국은 무역 규모 2천억 달러를 돌파한 최초의 베트남 무역 상대국이 됐다. 베트남은 중국과의 무역에선 수입 비중이 커, 수출이 612억 달러(88조 원) 규모인 데 반해 수입은 1440억 달러(206조 원) 규모다. 미국은 베트남의 가장 큰 수출 시장이다. 미 무역대표부(USTR)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은 미국에 1366억 달러(197조 원) 규모를 수출했다. 지난해 미-베트남 총 무역 규모는 1496억 달러(214조 원)로, 미국의 베트남 수출 규모는 131억 달러(19조 원)에 불과해 베트남의 대미 흑자폭은 1235억 달러(177조 원)에 달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10일 미국과 비관세 장벽 제거를 포함한 무역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도 보도자료를 통해 이를 확인했다.

베트남은 앞서 관세 완화 대가로 미국에 미국 수입품에 대한 무관세, 항공기 추가 구매 등을 제안했지만 <워싱턴포스트>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이 지난 주말 중국 제조업체들이 관세 회피를 위해 베트남 항구를 이용하는 "반칙"이 문제라고 밝힌 바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일부 분석가들이 베트남에서 전적으로 생산된 상품과 중국 부품을 이용해 베트남에서 조립된 상품을 구분하는 관세 체계 협상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신은 지난달 한·중·일 경제장관 회담에도 주목한 바 있다. 다만 <AP> 통신은 결국 미국 관세 대응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것은 이 그룹의 "한계"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중, 유럽·중동 등에도 전방위 손짓

중국은 아시아 외에도 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 세계 각 지역과 미 관세 대응 경제 협력을 추구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 통신, 중국 상무부 성명 등을 보면 시 주석은 11일 베이징에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 만나 관세 전쟁엔 승자가 없다고 강조했다. 전날 왕원타오 중 상무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 상무장관, 남아프리카공화국 무역장관과도 통화해 미 관세 대응과 경제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싱가포르 유소프이샤크연구소 선임연구원 자얀스 메논은 "불확실하고 불규칙한 미국 무역 정책은 중국이 아닌 미국으로부터의 위험 회피를 고려하게 한다. 중국은 (미국의) 이 기이한 무역 정책의 수혜자"라고 평가했다.

다만 영국 일간 <가디언>은 유럽연합(EU)의 경우 이미 중국산 수입 증가가 자국 생산량 감소 및 제조업 일자리에 미치는 악영향을 우려 중이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국의 러시아에 대한 관용적 태도 또한 문제가 될 수 있어 중국과의 무역 확대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짚었다.

중 성장률 전망 하락·미 가구당 670만 원 손실 예상…무역 전쟁 격화로 양국 모두 피해

무역 전쟁이 격화되며 미·중 모두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로이터>를 보면 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10일 관세 영향을 언급하며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4%, 내년 3.5%로 낮췄다. 기존 전망치는 올해 4.5%, 내년 4%였다. 중국 정부가 제시한 올해 성장률 목표는 5%다. 미 예일대 예산연구소는 9일 기준 관세 영향으로 미국 물가가 올해 단기적으로 2.9% 상승해 가구당 평균 4700달러(674만 원)가량의 구매력 손실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날 상호관세 유예로 안도했던 미국 시장도 10일 중국 관세 145% 충격 및 남은 10% 보편관세로 인한 침체 우려가 다시 부각되며 하락했다. 미국의 대중 관세가 145%라는 소식이 전해진 10일 오전 11시께부터 미국 증시는 급락해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장중 전날 대비 6% 넘게 빠지기도 했다. S&P500은 오후 들어 등락을 반복하다 전날보다 3.46% 하락한 5268.05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2.50% 빠진 39593.6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31% 급락한 16387.31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급등분의 상당 부분을 반납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를 보면 미 투자은행 JP모건은 "무역 및 국내 재정 문제에 대한 정책 혼란 지속, 여전히 큰 자산 시장 손실 및 신뢰 손실을 고려하면 미국이 경기 침체를 피하기는 여전히 어렵다"고 봤다. 골드만삭스 또한 "일부 즉각적 위험은 줄었지만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히 매우 높게 남아 있고 소비자 및 기업 활동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 11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회담을 위해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 도착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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