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헌법재판소를 향해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 기각 결정을 비판하는 한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조속한 파면을 촉구했다.
윤복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은 24일 늦은 오후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긴급집회에서 "오늘 한덕수에 대한 기각 결정으로 윤석열에 대한 파면 결정이 하루빨리 선고돼야 할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다"며 "헌재에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윤석열을 당장 파면하라"고 말했다.
윤 회장은 "대통령이 탄핵된 후 대통령 직무대행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헌법 수호와 민주주의 질서의 신속한 회복 아닌가. 그런데 한덕수가 헌정 수호 의지를 피력한 적이 있느냐"면서 "국회가 선출한 재판관 임명을 명시적으로 거부했고 내란 사태에 책임지는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상설특검을 사실상 방기한 채 윤석열 지키기에만 몰두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런 사람을 대통령 권한대행에 복귀시키는 게 정당한가. 사회 정의에 부합하나"라고 물으며 "그런 면에서 오늘의 헌재 결정은 규탄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윤 회장은 "한덕수가 복귀하며 '극단으로 갈라진 사회는 불행'이라고 했다. 이렇게 극단으로 갈라치기 한 장본인이 누군가. 윤석열과 국민의힘, 한덕수 아닌가"라며 "이제 더이상 헌정 유린 사태에 대해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이 상태를 하루빨리 끝장내야 한다"며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했다.
김재하 비상행동 공동의장은 "헌재 판결로 한덕수가 복귀했다. 오늘 하루 종일 울화통이 터졌겠지만 너무 속상해하지 말라"면서 "한덕수나 최상목이나 모든 국무위원은 윤석열의 꼭두각시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윤석열의 파면 선고이고, 거대한 시민 항쟁으로 윤석열이 파면되는 날 한덕수나 최상목은 하루살이 불나방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헌재 재판관들을 향해 "이 정도 고통을 줬으면 충분하다. 이만큼 괴롭혔으면 됐다. 지금까지 당한 고통으로 헌재에 대한 전 국민의 분노는 하늘을 찌를 듯 치솟는다는 것을 8명의 재판관은 똑똑히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민 박지은 씨는 "돌아가신 황현산 선생이 15년 박근혜 정부 때 쓴 글이 있다. '반지성주의가 지배하는 독재국가에서 가장 일상적인 고통은 말이 안 되는 소리를 지당한 소리처럼 날마다 듣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고통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누가 2+3은 7이라고 날마다 말하는데, 당신은 입 다물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라'. 여러분 이거 저희 심정 아닌가"라고 물었다.
박 씨는 "'두 시간짜리 계엄이 무슨 계엄이냐', '국회가 입법독재하는 게 내란이다', '구속기간을 시간으로 계산하라는 주장을 윤석열이 처음 해서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헌재 재판관 미임명은 위헌이지만 파면 정도는 아니다…석 달간 윤석열 임기 동안 얼마나 많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들어야 했나"라고 절규했다.
그는 "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듣고 입 다물고 있는 쪽이 광장에 나오는 것보다 더 괴롭지 않나"라며 "입 다물지 말자. 말도 안 되는 소리에 맞서 더 크게 소리치자. 아무리 우겨도 내란수괴 윤석열은 파면"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시민 변현준 씨도 "국회를 압박해 탄핵소추안을 가결시켰고 검경을 압박해 윤석열을 체포했다. 그때쯤 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작은 고양감에 빠진 것 같다"며 "안도가 빨랐나 보다. 윤석열이 풀려나더니 탄핵 선고기일은 한도 끝도 없이 밀려나고 있다. 국무총리라는 자가 내란에 가담했는데, 대통령 권한대행이 위헌을 저질렀는데도 헌재가 용서해 줬다. 이 비상식의 세를 뻗어나가게 둘 수 없다. 다시 신발 끈을 조여 매고 광화문에 모이자"고 시민들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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