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는 내란수괴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 우리가 오늘 아침을 시작하는 말이다. 현재진행형인 12.3 내란을 한순간이라도 빨리 중단시킬 수 있는 헌법재판소의 권한을 더 이상 미루지 말고 행사하기를 촉구한다.
3월 8일 내란수괴 윤석열의 석방은 위헌적 비상계엄에 공모한 거대한 세력들의 2차 내란이나 다름없다. 그날 이후 시민들은 평일 저녁에도 광화문과 전국 곳곳에서 윤석열의 즉각 파면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에 모이고 단식농성과 철야투쟁, 시국선언을 이어가고 있다. 위헌적 계엄을 정당하다고 강변하며 극우의 폭력과 준동을 조장하던 윤석열이 마침내 '초법적 탈옥'으로 구치소를 나오는데 이르러 견딜 수 없는 분노와 모욕을 느꼈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석 달 넘도록 추운 광장과 거리에서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사회정의와 평등을 수호하자는 결의를 수없이 외치는 동안 권력자들은 따뜻한 집무실에서 내란수괴의 안위와 그에 연루된 자신들의 위법과 불법을 엄폐하기 위한 법 기술을 획책한 것 아닌가. 그들이 광장의 목소리를 수신하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법원과 검찰은 오직 윤석열에게만 적용되는 '피의자 인권 보호'의 명분으로 구속 취소와 항고 포기라는 불법적 석방 결정을 만들어냈다. 내란에 동조했던 국무위원들이 여전히 권한대행과 장관직을 유지하면서 이전과 똑같이 국회가 결정한 중요 입법에 거부권을 행사하고 헌법재판관의 임명을 지연∙거부하며 내란세력 관련자들을 기관장에 임명하고 있다. 한 명 한 명이 선출된 헌법기관임을 망각한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극우 개신교세력과 극단적인 선동가들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그들과 연합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극단주의 세력을 억제해야하는 '문지기' 역할을 포기함으로써 민주주의 국가 정당의 본령을 상실했다.
게다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현재의 탄핵 국면을 돌파하여 또 다시 민주주의를 압살하려는 내란수괴를 비롯한 국무위원, 검찰, 여당의 뻔뻔스러움과 궤변은 구토를 일으킬 정도다.
정치 엘리트집단이 그들이 책무성을 가져야 하는 시민들에게 복무하지 않는 이 사태를 목도하며 윤석열 파면을 넘어서서 민주주의와 공공성에 기반한 새로운 사회 구성의 원리에 대해 말하고 확산하는 것은 지금 시기 시민들의 과제이기도 하다.
3월 15일 새벽 또 한 명의 노동자가 지상 30m CCTV 철탑 위에서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그는 12.3 내란 이전부터 이미 내란의 삶을 겪고 있던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김형수 지회장이다. 원청 조선소 한화오션은 조선업 초호황을 맞아 수천억의 흑자를 기록하면서도 노동조합의 전향적인 양보에도 불구하고 끝내 하청 숙련노동자의 상여금 인상 협상을 결렬시켰고 그 과정에서 진행된 파업투쟁에 대한 470억 손배소송도 남아있는 상태다. 그래서 이 고공농성은 추운 겨울 노숙농성, 단식투쟁, 123일 간의 파업투쟁에도 교섭을 거부당한 하청노동자가 선택한 마지막 수단이다.
이미 구미 한국옵티컬 불탄 공장 옥상에서 박정혜, 소현숙 두 해고노동자가 435일째 서울 퇴계로 지하차도 진입차단 시설물 위에서 세종호텔 고진수 지회장이 35일째 고공농성 중이다.
이들은 대통령, 검찰총장, 장관, 국회의원같은 직위가 대표하는 것에 비할 수 없는 작은 조직인 노동조합 지회장에 불과하다. 박정혜, 소현숙 두 사람은 7명의 해고노동자를, 고진수 지회장은 12명의 해고노동자를, 김형수 지회장은 거제∙통영∙고성지역의 조선하청노동자를 대신해 투쟁에 나섰다.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아직도 고공농성까지 결행해야 하는 참담한 현실에서 그들에게는 내란을 공모한 권력자들에게서 볼 수 없는 존엄한 삶에 대한 의지와 동료들을 위난에서 지켜내려는 용기와 위엄이 있다.
정치적 대표란 대의를 맡긴 사람들의 요구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는 방법과 자원을 결정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권한을 행사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내란세력들은 한결같이 법질서를 우습게 알고 맡은 책무의 크기와 의미를 가볍게 여기며 공동의 이익에 배치되게 편파적으로 행동하고 있다. 시민들이 바라는 '민주주의와 공공성에 기반한 새로운 사회 구성의 원리'가 작동하는 세상이란 다수 민중의 복리를 대표하지 않는 자들이 권력을 가질 수 없도록, 평등하고 열린 민주주의를 실천하며 시민의 삶과 연결되는 대표자를 세우는 사회여야 한다.
시민들은 내란의 깊고 두꺼운 뿌리에 맞서 더욱 단단하고 너른 연대로 우리의 존재와 존엄을 증명하며 다음 세상으로 전진할 것을 다짐해 왔다. 공포와 분노를 이겨내고 '차별받고 배제되는 사람 없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고공에서 외롭게 서있는 사람들이 '이겨서 땅을 밟을 수 있도록', 광장의 목소리를 함께 외치며 한 주를 시작하자.
우리가 이긴다. 우리가 역사다. 가자, 평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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